[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전면 대응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도는 오늘부로 부동산 불법 행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집값 담합, 시세 조종, 전세사기 등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를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장을 교란하는 담합 세력을 완전히 뿌리뽑아 반드시 전쟁을 승리로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단순 단속을 넘어 수사 확대, 합동 조사, AI 기술 도입, 신고 보상 강화 등 입체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경기도가 가장 먼저 겨냥한 대상은 집값 담합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단체 채팅방 등을 중심으로 매물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거나 특정 가격 이하 거래를 막는 담합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 지사는 “집값 담합 주동자뿐 아니라 적극 가담자까지 수사를 확대하겠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끝까지 추적해 수사 대상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담합을 주도한 핵심 인물뿐 아니라, 조직적으로 담합 구조를 유지하는 참여자 전체를 겨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기도는 집값 띄우기 등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들었다. 특정 지역 개발 계획이나 교통 호재 등을 과장해 가격 상승을 유도하거나 허위 거래 신고로 시세를 왜곡하는 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시세 조종 세력에 대해 도와 시군이 합동으로 조사하고 반드시 적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행정 단속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광역·기초 지자체 간 공조 체계를 전면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동산 불법 행위는 행정구역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가 많아 단일 지자체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보 공유와 현장 조사 협업을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AI 기술 도입이다. 경기도는 ‘AI 안전망 솔루션’을 통해 전세사기 예방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집주인의 신용 상태, 물건의 권리 관계 등을 사전에 파악하는 AI 기술로 세입자를 보호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세 계약 이전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피해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전세사기는 이미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확산된 문제다.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임대인, 복잡하게 얽힌 권리 관계, 허위 정보 제공 등이 피해를 키웠다. AI 기반 분석 시스템이 실제로 도입될 경우, 기존의 사후 구제 중심 정책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 의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보 정확성, 개인정보 보호, 책임 소재 문제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는 내부 고발 및 시민 제보 활성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부동산 부패 제보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제보자 보호 및 보상 체계를 강화한다.
김 지사는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한다”며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공익 제보자에게는 최대 5억 원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포상 제도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불법 행위의 은밀한 특성상 내부 제보가 핵심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포상금 상향은 실질적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지사는 이번 조치를 중앙정부 정책 기조와 연결 지었다. 그리고 “담합 행위 근절에 나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경기도가 ‘현장 책임자’로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이 중앙정부 규제와 지방정부 집행 역량의 결합 구조 속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시장 교란 행위 단속은 지방정부의 현장 대응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평가가 많다.
경기도의 전면전 선언을 두고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긍정론은 “시장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다. 담합, 시세 조종, 전세사기 등 불법 요소가 제거되면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질서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다.
반면 신중론은 거래 위축 가능성을 우려한다. 수사 확대와 강력 단속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시장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불법 행위 근절은 당연한 정책 목표지만, 시장 안정과 거래 정상화라는 두 축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이번 선언은 단순 행정 조치를 넘어 부동산 시장 구조 전반에 대한 메시지로 읽힌다.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AI 기반 예방 시스템이 정책 현장에서 어떤 실효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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