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통단체·시민과 캠페인, 무단횡단 예방 집중
“단속·시설만으로 부족, 운전자·보행자 약속 중요”
[이코노미세계] 전통시장 장날은 도시가 가장 활기를 띠는 날 가운데 하나다.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시장을 찾고 상인들의 목소리와 사람들의 발걸음이 거리를 채운다. 하지만 활기 뒤에는 반드시 챙겨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보행자의 안전이다.
사람이 몰리면 차량도 늘어난다. 보행자와 차량의 이동 동선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작은 부주의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고령층이 많이 찾는 전통시장 주변에서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평소보다 한층 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장날 시민들이 오가는 거리로 직접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과 교통봉사단체, 시민들과 함께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였다고 밝혔다. 안성에서 보행 중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특히 장날에는 시장 주변에 사람과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순간적인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김 시장이 전한 문제의식이다.
이날 캠페인의 메시지는 복잡하지 않았다. ‘횡단보도에서는 달리지 않기’, ‘보행 중 휴대전화 잠시 멈추기’, ‘신호 지키기, 예쁜 마음 나누기.’ 거창한 구호보다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김 시장은 캠페인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안내문을 전달하고 교통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안전 정책은 통상 도로와 횡단보도, 신호체계 등 시설 개선이나 단속을 중심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이 강조한 것은 시설이나 단속 이전에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약속이다.
또 “교통안전은 단속이나 시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운전자는 보행자를 먼저 살피고 보행자는 신호와 횡단보도를 지키는 서로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안전의 책임을 어느 한쪽에만 돌리기보다는 운전자와 보행자가 함께 안전한 도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날 캠페인이 장날에 맞춰 진행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통시장 주변은 일반 도로와 다른 교통 특성을 보인다. 장을 보기 위해 이동하는 시민들의 동선과 차량 통행이 한 공간에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물건을 들고 이동하거나 도로를 건너는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김 시장 역시 장날 시장 주변에 사람과 차량이 동시에 몰린다는 점을 짚으며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캠페인에서 눈에 띄는 문구 가운데 하나는 ‘보행 중 휴대전화 잠시 멈추기’다. 휴대전화가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보행 중 화면을 확인하는 모습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주변처럼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복잡한 장소에서는 주변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성시의 캠페인은 시민들에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건너거나 교통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순간만큼은 화면에서 눈을 떼고 주변을 살펴달라는 생활 속 실천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횡단보도에서는 달리지 않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신호가 바뀌기 직전 급하게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행동이나 주변 차량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도로를 건너는 행동을 피하고, 횡단보도를 이용할 때도 여유를 갖고 주변을 확인하자는 취지다.
김 시장이 강조한 ‘신호 지키기’ 역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교통안전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결국 이날 캠페인의 세 가지 메시지는 하나로 연결된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몇 초만 여유를 갖고 주변을 확인하면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특히 장날 시장을 찾는 어르신들의 안전 문제에 주목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으시는 장날에는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살피겠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은 지역의 상업공간인 동시에 주민들의 생활공간이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이 확산한 상황에서도 장날 시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전통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시장 주변의 교통안전도 단순히 도로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연결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장날이라면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배려도 커진다. 시장 주변에서는 차량의 속도와 통행 편의만 생각하기보다 보행자의 움직임을 먼저 살피는 운전 습관이 중요하다. 김 시장이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살피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장날의 특성을 반영한 메시지로 읽힌다.
교통안전 정책에서 시설 개선은 중요하다. 횡단보도와 신호체계를 정비하고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이다.
그러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사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보행자가 신호를 무시하거나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 도로를 건너고, 운전자가 보행자를 충분히 살피지 않는다면 안전시설의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 시장이 이날 내놓은 메시지의 핵심은 ‘서로의 약속’에 있다. 운전자는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를 먼저 살피고, 보행자는 신호와 횡단보도를 지키는 것. 누구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요구하기보다 도로를 함께 사용하는 구성원들이 기본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다.
안전정책이 행정기관의 사업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의 일상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시장은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안내문을 전달하며 교통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경찰과 교통봉사단체 관계자들도 캠페인에 함께했다.
행정과 경찰, 민간 봉사단체, 시민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시지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김 시장이 이날 남긴 표현 가운데 가장 압축적인 메시지는 “잠깐인데 괜찮겠지”보다 “잠깐 멈추면 안전합니다”라는 말이다.
교통사고는 거창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횡단보도가 조금 멀다는 이유로 도로를 바로 건너거나, 신호가 바뀌려는 순간 서둘러 횡단보도로 뛰어드는 행동,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면서 길을 건너는 행동처럼 일상의 사소한 선택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그 순간 몇 초를 기다리고 주변을 살피는 행동은 위험을 피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교통안전 캠페인이 반복적으로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교통법규를 다시 설명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익숙함 때문에 무뎌질 수 있는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데 의미가 있다.
장날 시장 주변은 이러한 캠페인의 필요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고 차량 통행까지 증가하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먼저 가느냐보다 누가 먼저 멈추고 살피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캠페인이 던지는 또 하나의 화두는 교통안전을 어떻게 지역사회 문화로 정착시키느냐다. 행정기관이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고 경찰이 법규 위반을 단속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시민 스스로 교통안전을 생활습관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책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안전한 도시는 시설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전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줄이는 행동, 보행자가 조금 돌아가더라도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행동, 신호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무리하게 건너지 않고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 행동 등이 쌓일 때 도시의 교통문화가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의 역할 역시 시설 설치와 단속 지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번 안성의 캠페인은 경찰과 교통봉사단체, 시민이 함께했다는 점에서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시장이 직접 거리에서 시민을 만나 안전수칙을 알렸다는 것은 교통안전을 행정 내부의 정책과제가 아니라 시민 생활과 직결된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전통시장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도 넓힐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상권 지원과 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안심하고 시장을 찾을 수 있는 보행환경 역시 중요하다. 특히 장날처럼 이용객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시장 주변의 교통 흐름과 보행자의 이동을 함께 고려하는 세밀한 현장 관리가 요구된다.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시장을 찾는다는 의미다. 이용객 증가가 곧 보행안전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교통안전 정책을 별개의 영역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전통시장은 자동차보다 사람의 움직임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시장을 찾은 시민이 안심하고 걷고, 어르신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시장의 활력도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장날 교통안전은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생활정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김 시장은 이날 캠페인에 함께한 경찰과 교통봉사단체 관계자,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고 없는 안전한 안성, 작은 교통습관부터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교통안전의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다. 운전자는 보행자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보행자는 신호를 한 번 더 살핀다. 횡단보도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휴대전화 대신 주변 상황을 확인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몇 초를 기다리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반복되면 하나의 습관이 되고, 습관이 모이면 도시의 교통문화가 된다. 안성 장날 거리에서 펼쳐진 이날 캠페인이 전하려는 메시지도 결국 여기에 닿아 있다.
시민이 안전한 도시는 행정기관이나 경찰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와 보행자, 시장을 찾는 시민, 현장을 관리하는 행정과 경찰이 각자의 자리에서 기본적인 약속을 지킬 때 비로소 가능하다.
시끌벅적한 장날, 시장으로 향하는 시민의 발걸음이 더욱 안전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몇 초의 여유일지 모른다. ‘잠깐인데 괜찮겠지’가 아니라 ‘잠깐 멈추면 안전하다.’
김보라 시장이 안성 장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건넨 이 짧은 메시지는 교통안전 정책이 결국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습관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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