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가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을 ‘차량 혁신’으로 확장하며 전국 최초 사례를 만들어냈다. 기존 개조형 장애인 차량의 한계를 넘어, 제작 단계부터 교통약자를 고려한 ‘완성형 특수차량’을 도입한 것이다.
시는 최근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인 ‘PV5 휠체어 탑승 모델’을 전국 최초로 도입하고, 본격 운행에 앞서 이용자 체감 점검에 나섰다. 단순한 차량 교체를 넘어 서비스 질 개선, 운영 효율성, 이용자 안전까지 동시에 겨냥한 종합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정책은 ‘이동권=복지’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교통약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구조적 접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성특례시는 19일 시청에서 휠체어 이용 교통약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명근 시장을 비롯해 시의원, 장애인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차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이번 시승 행사는 형식적 점검이 아닌 ‘사용자 중심 검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정책이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이용자의 체감 경험을 정책 설계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뚜렷하다.
이번에 도입된 기아 PV5는 기존 특별교통수단과 구조부터 다르다. 기존 차량은 일반 승합차를 개조해 후면에 슬로프를 설치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설치 구조상 진동이 크고 승차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반면 PV5는 제작 단계부터 교통약자용으로 설계된 ‘슬로프 일체형 차량’이다. 주요 특징에는 △측면 슬로프 탑승 방식으로 보도 위에서 안전하게 승하차 가능, △체어 좌석 전진 배치로 운전자와의 소통 용이, △차량 일체형 구조로 진동 최소화, △승차감 개선 등이다.
특히 측면 탑승 방식은 기존 후면 탑승 방식보다 안전성이 높다. 도로가 아닌 보도에서 승하차가 가능해 교통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설계 변화는 단순 편의성 개선을 넘어 ‘안전권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화성특례시는 이번 차량 도입을 통해 단순 교체를 넘어 ‘공급 확대’까지 동시에 추진했다. 기존 63대 규모였던 특별교통수단은 이번 조치로 68대로 늘어난다. 이 중 9대가 신규 도입된 PV5 모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노후 차량 4대 교체 △신규 차량 5대 증차라는 구조다. 이로써 그동안 교통약자들이 가장 큰 불편으로 꼽아온 ‘긴 배차 대기시간’ 문제 해결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차량 확대는 단순 숫자 증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발생하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차량 확대만으로는 서비스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화성시는 인력 확충에도 나섰다. 시는 하반기 정식 운행에 맞춰 운전원 1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차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배차 속도 개선, 운행 효율성 향상, 서비스 품질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특별교통수단은 일반 대중교통보다 운영 난도가 높은 만큼, 인력 확보는 서비스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번 정책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특징은 ‘사후관리 체계’까지 고려했다는 점이다. 기아가 직접 개발한 전용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차량 유지·보수(AS)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개조형 차량에서 발생하던 부품 수급 문제, 유지보수 지연, 운영 비용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도입은 ‘도입-운영-관리’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설계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화성특례시는 이번 도입을 일회성 사업으로 끝내지 않고, 장기적 교통복지 정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노후 차량 교체 및 신규 증차 시에도 PV5 모델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해 ‘표준 모델’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차량 교체를 넘어 교통약자 이동 체계의 구조적 전환, 서비스 품질의 표준화, 안전 중심 운영 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이번 시승 행사는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완성형 특수차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실제 이용자의 관점에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존 차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측면 슬로프를 적용해 안전한 승하차가 가능해진 만큼,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시민 체감도를 중심에 둔 정책 전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완성형 특수차량’ 도입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교통약자를 정책의 ‘수혜 대상’이 아닌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결과로 해석된다.
화성특례시의 이번 정책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기다림은 줄이고, 이동은 안전하게.” 차량 혁신, 공급 확대, 인력 확충, 유지관리까지 아우르는 이번 정책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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