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프라를 자족도시 성장엔진으로, 고양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 주목
[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가 ‘의료 특화 인공지능(AI)’을 새로운 도시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건강·진료 데이터를 보유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의료데이터·AI를 연결하고, 이를 의료바이오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확장해 고양의 자족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첨단기술을 의료 현장에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의료데이터와 AI, 바이오산업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도시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수도권의 대표적인 주거도시 가운데 하나인 고양이 의료 인프라를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양특례시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의료 특화 AI를 통한 자족도시 도약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국민의 건강·진료 빅데이터를 축적·관리하고 있는 보험자병원인 일산병원과 함께 의료데이터와 AI를 연계해 의료바이오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고양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핵심 키워드는 ‘데이터’와 ‘AI’, 그리고 ‘일자리’다.
AI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의료 현장에서 축적되는 각종 데이터를 AI 기술과 효과적으로 연계할 경우 진료 지원과 질병 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연결 가능성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라는 의료 인프라가 고양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도시 차원의 경쟁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으로 볼 수 있다. 일산병원이 보유한 의료 전문성과 데이터 역량을 지역의 산업정책과 연결한다면 의료와 바이오, AI를 잇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과 연구기관, 전문인력이 결합하면 의료산업 자체가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고양시 입장에서 의료 AI는 단순한 ‘첨단기술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의료 분야에서 출발한 기술과 데이터가 기업 유치와 창업,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으로 연결될 경우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민 시장이 의료데이터와 AI의 결합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의료바이오 산업’과 ‘일자리’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고양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자족 기능 강화다. 도시의 규모가 커지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지역 안에서 일하고 소비하며 문화와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산업·생활 기반을 갖춰야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자족도시의 핵심은 ‘좋은 일자리’다. 특히 의료바이오와 AI 분야는 연구개발 인력과 의료 전문인력, 데이터·소프트웨어 인력 등 다양한 전문직종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관련 산업이 실제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면 청년과 전문인력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양시가 의료 AI를 도시 성장 전략과 연결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의료시설을 시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인프라로만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산업과 연구개발, 기업 활동을 연결하는 도시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접근이다.
의료서비스가 좋은 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료산업이 성장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다만 의료 AI가 실제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의료기관과 행정, 기업, 연구기관 등 관련 주체들이 역할을 나눠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특정 사업이나 일회성 협력에 머물 경우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AI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과 산업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전문인력 확보와 연구개발 기반, 기업 참여 등 여러 조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무엇보다 의료데이터는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는 영역인 만큼 안전한 관리와 적절한 활용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를수록 데이터 활용의 편익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결국 고양시의 의료 AI 구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병원이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산업이 모이는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병원의 의료 역량과 데이터, AI 기술, 바이오 기업, 연구개발 인력 등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구상이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의료정책과 경제정책의 경계를 허문다는 점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의료정책은 공공의료 확대와 의료서비스 접근성 개선 등 시민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의료기술이 AI·빅데이터·바이오산업과 결합하면서 의료 인프라 자체가 도시의 산업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고양시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의료를 시민 건강을 위한 기반시설이면서 동시에 미래산업의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이 구체화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주목할 부분이다.
또 의료바이오 관련 기업과 연구개발 기능이 지역에 자리 잡을 경우 직접적인 고용뿐 아니라 다양한 연관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생긴다. 전문인력이 유입되고 산업 활동이 활발해지면 지역 소비와 상권 등으로 효과가 확산될 여지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의료 AI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그 일자리가 다시 도시의 자족 기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책의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
첨단산업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AI나 의료 빅데이터 같은 용어가 시민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의료 AI가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이고, 지역의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수 있는지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 육성과 시민 삶의 변화가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의료 AI 산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기회가 확대되며, 의료서비스의 질까지 향상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 효과는 한층 커질 수 있다.
민 시장이 이번 메시지에서 “건강한 도시, 일자리가 있는 도시,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고양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의료와 산업, 일자리를 하나의 도시 비전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 시장은 이날 의료 AI를 통한 도시 성장 논의에 이어 ‘느린이웃 소리마을’ 학생들의 재능기부 힐링콘서트에도 참석했다. 학생들의 공연에 고양시 캐릭터 ‘고양고양이’도 무대에 올라 즐거움을 더했다.
민 시장은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과 공연을 마련한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산업과 기술을 통한 도시 성장뿐 아니라 시민 공동체와 함께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내놓은 셈이다.
고양시가 추진하려는 자족도시 전략 역시 결국 시민의 삶과 연결돼야 한다. 기업과 산업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시민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건강한 삶을 뒷받침하며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시가 그리는 청사진은 비교적 분명하다. 일산병원이 가진 의료 전문성과 건강·진료 데이터 역량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의료바이오 산업으로 확장해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생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고양의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제 관심은 구상이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이어지느냐에 쏠린다.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과 기업·연구기관 참여 방식, 전문인력 확보와 산업 생태계 구축 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의료 특화 AI’라는 구상이 실질적인 도시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고양이 보유한 의료 인프라를 어떻게 산업 경쟁력으로 바꿀 것인지도 중요하다. 의료기관이라는 기존 자산에 데이터와 AI라는 새로운 기술을 더하고, 다시 이를 바이오산업과 일자리로 연결하는 과정이 성공한다면 고양의 도시 경쟁력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민 시장이 제시한 “건강한 도시, 일자리가 있는 도시,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고양”이라는 목표도 결국 이 연결고리가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되느냐에 달려 있다.
병원에서 축적되는 의료데이터가 AI를 만나고, AI가 산업을 만들고, 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 고양특례시가 ‘의료 AI’를 새로운 자족도시 성장 공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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