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 삭감된 통큰세일 31억원 증액 의결, 민생경제 방어 나서
장태환 위원장 “남은 심의 과정에서 엄중한 숙고 필요”
[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싸고 ‘민생경제 예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고물가 등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지역화폐와 전통시장, 골목상권,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등 현장과 맞닿아 있는 사업 예산이 대폭 감액됐기 때문이다.
특히 소상공인의 소비 촉진과 경영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통큰세일’ 하반기 예산 약 31억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경제노동위원회는 해당 사업이 민생경제와 직접 연결돼 있다고 판단해 삭감된 예산을 증액해 의결했다.
단순히 하나의 사업을 되살리는 차원을 넘어 경기도의 재정 운용에서 ‘민생경제’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 도의회와 집행부 사이에 정책적 긴장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9일 제393회 임시회 제2차 상임위원회를 열고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이날 심의의 핵심 화두는 ‘민생’이었다. 경제노동위원들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도민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 현장과 직결된 사업 예산을 대폭 줄인 집행부의 예산 편성이 적절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위원들 사이에서는 “예산을 줄이고 일은 어떻게 하나”, “민생 예산의 축소는 정책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추경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감액 대상 사업 상당수가 지역경제 및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경제노동위원회가 심의한 추경안에는 경기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 163억5000만원을 비롯해 지역화폐 발행지원 50억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지원 20억2600만원 등이 감액 편성됐다.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도 2억1500만원이 줄었으며 중소기업 마케팅 지원은 2억1600만원, 경기청년 일자리 매치업 플러스 사업은 2억300만원이 각각 감액됐다.
사업별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중소기업, 청년 등 경기 상황 변화에 민감한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지역경제가 좋을 때라면 재정 효율성과 사업 성과를 기준으로 예산을 조정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하지만 경기가 위축되고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생 지원 예산의 축소가 개별 사업의 규모 감소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비와 상권, 기업 활동, 고용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 경제노동위원들이 이번 추경안을 단순한 숫자 조정의 문제로 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추경 심의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 가운데 하나는 ‘통큰세일’ 사업이었다. 소상공인 경영 활성화와 연결되는 통큰세일 하반기 예산 약 31억원이 집행부 추경안에서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경제노동위원회는 이를 민생경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예산 편성이라고 판단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의 매출 회복을 지원해야 할 시기에 관련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타당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경제노동위원회는 해당 예산을 증액해 의결했다. 도의회가 집행부의 감액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민생경제 관련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산을 되살린 셈이다.
이번 결정은 향후 경기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재정 여건을 이유로 사업을 일률적으로 축소하기보다는 사업이 실제 도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감액 규모만 놓고 보면 경기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이 가장 눈에 띈다. 이번 추경안에서 경기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은 163억5000만원 감액 편성됐다.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경기신보 관련 예산은 지역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민감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도의회가 이번 추경 심의에서 관련 예산의 대규모 감액을 주목한 것도 현재의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수록 영세 사업자의 자금 운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 수단의 안정적인 운영 여부는 지역경제의 버팀목과 직결되는 문제다. 경제노동위원회가 집행부의 예산 편성뿐 아니라 실제 집행 태도까지 함께 지적한 배경이다.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 50억원 감액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역화폐는 사용 지역이 제한된 만큼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고 소상공인 매출을 지원하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추경에서는 지역화폐뿐 아니라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와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까지 동시에 감액 대상에 포함됐다.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지원 20억2600만원,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 2억1500만원이 줄어들면서 경제노동위원회 입장에서는 각각의 사업을 따로 떼어 보기보다 경기도의 전반적인 민생경제 정책 방향을 따져볼 필요가 커진 것이다.
소상공인 경영 활성화와 관련된 통큰세일 예산까지 전액 삭감된 점을 감안하면, 도의회가 집행부의 민생경제 관련 예산 편성 기조 자체를 문제 삼은 이유가 보다 분명해진다.
감액의 범위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중소기업 마케팅 지원 예산 2억1600만원과 경기청년 일자리 매치업 플러스 사업 예산 2억300만원도 줄었다.
기업의 판로와 마케팅 지원, 청년의 일자리 연결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책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이유다.
도의회에서 “민생 예산의 축소는 정책의 연속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예산이 한 번 줄어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 규모 축소와 지원 대상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정책에 대한 현장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지역경제의 장기적인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할 경우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취업 지원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추경 심의에서 경제노동위원들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문제는 예산 감액의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의 실행 가능성’이었다. 사업을 추진하라고 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예산을 줄인다면 정책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산을 줄이고 일은 어떻게 하나”라는 위원들의 지적은 이번 심의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책에는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과 노동자, 청년, 중소기업 등 경기 변화에 민감한 계층과 경제 주체를 지원하는 정책은 적정한 재정 투입과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때문에 이번 논란은 단순히 ‘예산을 얼마나 줄였느냐’보다 ‘어떤 예산을 왜 줄였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집행부 입장에서는 사업 구조조정과 예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도의회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생경제와 직결된 분야의 예산을 우선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태환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은 이번 추경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및 노동 정책 예산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함에도, 무분별하게 삭감·조정된 부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심의 과정에서 엄중한 숙고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상공인과 노동자 등 민생 경제를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예산안 편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의 발언에는 이번 추경 심의의 방향이 담겨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민생 현장에 두고, 예산의 규모보다 실제 정책 효과와 도민 체감도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경정예산은 본예산 편성 이후 변화한 경제·사회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도 추경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예산 증감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경제 상황을 경기도가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가 문제 삼은 것은 민생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업들이 한꺼번에 감액됐다는 점이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부터 지역화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골목상권 활성화, 중소기업 마케팅, 청년 일자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대상도 폭넓다. 여기에 통큰세일 하반기 예산 약 31억원까지 전액 삭감되면서 도의회가 적극적인 예산 조정에 나섰다.
결국 핵심은 재정의 ‘선택과 집중’이다. 재정 여건이 어려울수록 모든 사업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 경제노동위원회는 그 기준 가운데 하나로 ‘도민이 체감하는 민생경제’를 제시한 셈이다.
특히 지역경제의 최일선에 있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사업을 어느 수준까지 보호할 것인지는 향후 경기도 재정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도의회의 통큰세일 예산 증액 의결도 같은 맥락이다. 예산 심의를 단순한 삭감과 증액의 과정이 아니라 집행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하는 과정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제 관심은 남은 예산 심의 과정으로 향한다. 도의회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최종 예산안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집행부가 민생경제 관련 감액 사업의 필요성과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명할지가 관건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소상공인과 노동자, 중소기업, 청년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경기도의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 것인가. 이번 추경 심의가 단순한 숫자의 조정을 넘어 ‘민생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다시 묻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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