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반도체 산업이 탄소중립과 환경규제 강화라는 새로운 글로벌 흐름에 직면한 가운데, 평택시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환경설비 기술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단순 제조 경쟁을 넘어 친환경 기술 확보가 산업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지역 산업생태계 전환을 위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평택시와 평택산업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5월 7일 평택대학교에서 ‘지산연 협력기반 기업생태계 전환기술 개발사업’ 착수 회의를 열고 ‘반도체 산업 고효율 대기오염물질 저감 환경설비 기술개발’ 사업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사업은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친환경 공정 기술과 환경설비 기술의 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기업의 사업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환경규제 강화와 ESG 경영 확대, 탄소중립 정책 등이 산업 전반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유해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국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정가스 저감 기술과 환경설비 기술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다양한 특수가스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와 오염물질 처리가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친환경 공정 기술 확보 여부가 글로벌 공급망 진입과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기반 기술개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에는 평택시와 평택산업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역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며,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핵심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 기술의 실증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파일럿 규모의 반도체 환경설비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 기업들이 보유한 공정 가스 저감 기술과 환경설비 기술에 대한 성능 검증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실증 환경 구축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진입을 지원하는 것이 사업의 주요 목표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친환경 설비와 공정 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대한 수요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평택은 이미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과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데다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지역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 구축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착수 회의에서는 사업 추진 방향과 기관별 역할, 향후 추진 일정 등이 공유됐다. 참여기관들은 반도체 환경설비 분야 기술 협력 체계 구축과 기업 간 기술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 이후에는 평택대학교 환경에너지기술융합연구센터 내 실증 예정 공간을 함께 둘러보며 향후 실증 인프라 조성 계획도 점검했다.
평택산업진흥원은 이번 사업이 지역 기업들의 기술 자립과 사업화 역량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학주 평택산업진흥원 원장은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환경규제 대응과 공정 가스 저감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번 사업이 지역 반도체 환경설비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사업화 기반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를 총괄하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측도 산업 현장의 기술 수요를 반영한 실증 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과제 연구책임자인 이용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공정 미세화와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공정 가스 저감 기술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기업이 단독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실증 환경과 기술 검증 체계를 지원해 지역 기업의 기술 상용화와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여론에 따르면 향후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단순 생산능력을 넘어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온실가스 감축과 ESG 기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고 있으며, 협력사에도 환경 기준 충족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역 기반 실증 인프라와 기술 검증 체계를 확보하는 것은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실증 환경 부족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택시는 앞으로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의 협력을 확대해 지역 기업 기술개발과 사업화 지원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친환경 반도체 산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사업이 평택 지역 산업생태계 고도화와 미래 반도체 시장 대응 역량 강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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