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하남시의회가 장애 학생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복합특수학급’ 도입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관내 유일한 특수학교의 과밀 문제와 수용 한계로 인해 중도·중복장애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감수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남시의회는 12일 제34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오승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휴교실과 신설학교를 활용한 하남시 복합특수학급 조성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건의안은 지역 내 특수교육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고, 장애 학생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현재 하남시에는 성광학교 한 곳만이 특수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학급 과밀과 수용 한계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장시간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중도·중복장애 학생의 경우 통학 부담이 곧 신체적·정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교육 접근성 문제는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닌 기본권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승철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단순히 학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장애 학생이 거주지 인근에서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포용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 읜원은 특수학교 신설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일반학교 공간을 활용한 복합특수학급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안에는 ▲원도심 학교 유휴교실을 활용한 복합특수학급 조성 전수 조사 ▲교산신도시 등 신설학교 설계 단계부터 복합특수학급 설치 적극 반영 ▲‘장애 비동행’이 아닌 ‘장애 동행’의 교육 환경 구축 필요성 등이 담겼다.
이어 ‘복합특수학급’은 일반학교 내에 특수학급을 설치해 장애 학생이 일반학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개별 맞춤형 교육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완전 통합도, 완전 분리도 아닌 ‘혼합형 통합교육’ 모델로, 학생의 발달 단계와 특성에 따라 교육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교산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학교 설계 단계부터 특수교육 공간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도시 조성 이후 뒤늦게 특수학급을 증설하는 방식은 예산과 행정 절차상 제약이 크고, 공간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시의회는 건의문을 관계 기관에 이송해 하남형 통합교육 실현을 위한 구체적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선언적 결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정책 반영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5분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금광연 의장은 “교산 기업이전부지 개발, 공영주차장 확보가 먼저입니다”를 주제로 발언에 나서, 상산곡·광암 기업이전부지 내 주차장 계획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그리고 공영주차장을 ‘의무 기반시설’로 규정하고, 충분한 주차 면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집행부에 주문했다. 신도시와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주차 수요를 과소 추정할 경우, 입주 이후 극심한 주차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병용 부의장도 “하남시, 인사가 망사”라는 제하의 발언을 통해 하남도시공사와 하남문화재단 등 출자·출연기관장의 반복되는 인사 잡음을 질타했다. 또,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구축을 통해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인사 비판을 넘어,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거버넌스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장 인사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정책 연속성이 흔들리고, 조직 내부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광연 의장은 폐회사에서 “이번 회기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 환경 개선부터 도시 개발의 필수 기반시설 점검까지 시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집행부에 대해 “의결된 건의안과 조례, 의원들의 제언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2026년이 하남의 도약을 이끄는 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임시회는 지난 3일부터 10일간 진행됐으며, ‘2026년도 시정 주요업무계획’ 청취를 포함해 총 20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특히 시의회는 집행부에 대해 보여주기식 행정을 지양하고 ▲민생경제 회복 ▲지역 간 불균형 해소 ▲주민 의견이 반영된 개발사업 추진 등에 중점을 둘 것을 요청했다.
하남시의회의 이번 결의는 ‘장애 동행’이라는 가치 선언과 함께, 도시 개발과 교육 정책을 연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복합특수학급이 실제로 설치되기까지는 교육청과의 협의, 예산 확보, 학교 현장의 수용성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장애 학생이 더 이상 먼 길을 돌아 학교에 가야 하지 않는 도시. 이번 건의안이 선언을 넘어 제도와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