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이주배경 도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지역사회 내 차별과 인권침해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차별 예방과 피해 구제, 인식 개선 정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속 유호준 의원은 최근 경기도가 추진에 나선 ‘이주배경 도민 인종차별 실태조사’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조사 결과가 실질적인 정책 수립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근 경기도 화성의 한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사건 이후 추진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사업장에서는 이주노동자를 향해 고압 에어건을 발사해 중상을 입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은 “야만적인 인권 침해”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조사와 엄단을 지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가 지난해 9월 유호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인종차별금지 및 인권보장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주민 차별 문제는 사회적 논란이 반복됐음에도 체계적인 실태 파악과 정책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경기도가 제도적 기반 위에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책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유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지난해 지게차를 이용한 이주노동자 괴롭힘 사건에 이어 최근 에어건 사건까지,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그동안 이주배경 도민들이 일상 속에서 겪어온 차별과 인권침해가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채 방치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실태조사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있었던 문제들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주민과 이주배경 도민이 거주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산업 현장과 농촌, 물류센터, 제조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주노동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언어 장벽과 고용 불안,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차별과 인권침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조사가 단순한 여론조사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차별 사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용 과정에서의 차별, 임금 및 노동조건 문제,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 사례는 물론 의료·교육·주거 분야에서의 차별 경험까지 폭넓게 조사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 의원 역시 “조례 제정 당시부터 단순한 선언적 규정에 그치지 않고 실태조사와 정책 수립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이번 조사는 조례가 실제 정책으로 작동하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 결과가 단순 보고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차별 예방과 피해 구제, 인식 개선 등으로 이어지는 종합 정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중앙정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지방정부 차원의 인권정책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이주노동자 관련 인권침해 사건이 잇따르며 사회적 공분이 커진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선제적으로 실태조사와 대응체계 마련에 나섰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사 대상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법 체류 문제나 고용 불이익 등을 우려해 실제 피해 사례가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사 과정에서 익명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통역 지원과 접근성 강화 등 세심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또 조사 이후 후속 대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순 권고 수준을 넘어 사업장 인권교육 강화, 피해 신고 시스템 개선, 법률·심리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인 보호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주배경 도민 역시 경기도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데 모든 도민이 공감할 것”이라며 “이번 실태조사가 모든 도민이 차별 없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는 실질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