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회가 돌봄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최근 아이돌봄서비스 등 돌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현행 제도가 변화한 노동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특히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돌봄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정신건강 지원과 직업병 예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태길 의원은 최근 '경기도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돌봄노동자의 보호 범위를 확대하고, 현장에서 요구가 컸던 정신건강 및 직업성 질환 예방 지원 체계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돌봄노동은 고령화와 맞벌이 가구 증가, 돌봄 공백 확대 등 사회 구조 변화와 맞물리며 필수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평가가 많다. 장시간 노동과 감정노동, 근골격계 질환 위험, 감염 노출 등 복합적 위험에 놓여 있음에도 제도적 보호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봄사의 경우 가정 방문 중심의 업무 특성상 노동 환경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현장에서는 돌봄노동자의 정신적 소진과 스트레스 문제,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질환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 조례 개정안에는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아이돌봄사’를 돌봄노동자의 적용 범위에 명시적으로 추가해 제도적 보호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동안 일부 돌봄 직군은 조례상 지원 대상이 불명확해 정책 지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3년 주기로 수립하는 종합계획에 소진 예방과 정신건강 지원, 권익보호 계획을 포함하도록 했다. 단순한 선언적 지원을 넘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여기에 근골격계 질환과 감염성 질환 등 직업성 질병 예방 사업을 명시하고, 직무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상담 등 정신건강 증진 사업도 새롭게 담았다.
이는 기존 조례가 돌봄노동자 지원 방향을 원론적으로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개정안은 돌봄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안전망 구축과 치유 지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전문가들은 돌봄노동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종사자의 건강권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돌봄노동은 신체 활동뿐 아니라 이용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감정노동의 성격도 강해 정신적 피로도가 높다. 특히 고령자·아동·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특성상 높은 책임감과 긴장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심리 회복 지원과 건강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경기도의 이번 조례 개정 움직임 역시 돌봄노동을 단순한 개인 서비스가 아닌 사회 유지에 필요한 공공 영역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윤태길 의원은 “아이돌봄사를 비롯한 현장의 돌봄노동자들이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돌봄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는 것은 종사자 개인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1,421만 경기도민의 건강을 지키고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준 높은 돌봄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하남의 일꾼으로서 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돌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빈틈없는 정책과 예산으로 구현하는 데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경기도의회를 통과할 경우 돌봄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방정부 차원의 돌봄 정책이 단순 서비스 확대를 넘어 종사자의 지속 가능한 노동환경 조성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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