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상황 대응 기능 갖춘 스마트정류소 시대
도민 안전 체감도 높이는 교통복지 확대
[이코노미세계] 버스를 기다리는 몇 분이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심정지는 언제 어디서나 예고 없이 찾아오고, 발생 직후 수분 안에 응급처치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생존율은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그동안 시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공공시설인 버스정류소는 응급 대응체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서성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시·군 시내버스정류소 등의 정비 및 관리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39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버스정류소에도 자동심장충격기(AED) 설치를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조례 개정은 단순히 시설 하나를 추가하는 차원을 넘어 버스정류소의 역할 자체를 새롭게 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버스정류소는 승객의 대기 공간이자 교통편의 시설로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생활안전 거점으로 기능이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도내 버스정류소는 시민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공공시설 가운데 하나다. 출퇴근은 물론 학생들의 통학, 노약자의 이동, 환승 등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머무르는 공간이다.
그러나 정류소는 이용 빈도에 비해 응급상황 대응체계는 부족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공공기관이나 공항, 철도역,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등에는 의무적으로 설치되고 있지만, 시민 이용률이 높은 버스정류소에는 별도의 지원 근거가 없었다.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심정지 환자의 경우 최초 수분 동안 얼마나 신속하게 심폐소생술과 AED를 사용할 수 있느냐가 생존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생존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생활권 가까이에 AED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조례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버스정류소 역시 응급 대응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경기도 곳곳에는 스마트 버스정류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냉난방 시설과 공공와이파이, 버스도착 안내시스템, 미세먼지 저감장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도입되면서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이러한 스마트화 흐름에 안전 기능까지 더했다. 서성란 의원은 "버스정류소는 도민이 매일 이용하고 머무는 생활밀착형 공공교통시설"이라며 "도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과 함께 위급한 순간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 기반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정류소와 현대화된 버스정류소가 확대되는 만큼 냉난방과 교통정보 제공을 넘어 응급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도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양질의 대중교통 서비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가들은 AED 설치 자체도 중요하지만 관리체계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응급상황에서 누구나 쉽게 위치를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표지와 사용법을 충분히 갖추고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관리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설치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배터리 방전이나 장비 이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일부 발생하고 있어 설치 이후의 운영체계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례 역시 향후 경기도와 시·군이 관련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치 기준과 유지관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개정으로 버스정류소 정비 및 관리 지원사업의 범위는 기존 이용 편의와 시설 관리 중심에서 안전 기능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향후 주요 환승거점이나 이용객이 많은 정류소를 중심으로 AED 설치가 확대될 경우 심정지 등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응급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가장 가까운 생활공간에서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공공안전 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버스정류소가 단순히 버스를 기다리는 공간을 넘어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생활안전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이번 조례 시행 이후 후속 정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성란 의원은 "자동심장충격기는 설치도 중요하지만 실제 위급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표지와 위치 표시, 유지관리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번 조례 개정을 계기로 버스정류소가 도민의 이동을 돕는 공간을 넘어 생명과 안전까지 지키는 생활안전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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