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번 버스, 삼가동 통학 수요 대응 시범 운행
[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의 생활 교통망이 새 학기와 맞물려 변화를 맞는다. 마북동과 단국대학교 내부를 연결하는 도로 개통에 맞춰 502번 마을버스가 단국대까지 연장되고, 학생 통학 수요가 집중되는 삼가동 일대에서는 84번 시내버스가 한 달간 시범 조정 운행에 들어간다. 단순한 노선 변경을 넘어 도시 공간 구조와 이동 패턴 변화가 맞물린 교통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도로 개통에 따른 노선 연장’과 ‘학생 통학 편의 개선’이라는 행정적 결정이지만, 그 이면에는 신도시 확장, 교육시설 집중, 생활권 재편 등 복합적인 도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용인처럼 주거지와 교육·상업 시설이 넓게 분산된 도시에서는 버스 노선 하나가 주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
오는 3월 3일부터 운행되는 502번 마을버스 연장은 마북동과 단국대학교 내부를 연결하는 도로 개통과 직접적으로 맞물린 정책이다. 기존에는 현대연수원을 기점으로 마북동 행정복지센터, 연원마을, 교동마을 등을 거쳐 구성역까지 이어졌던 노선이 이제 ‘단국대·치과병원’을 새로운 기점으로 삼는다.
이 변화는 물리적 거리의 단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도로 개통 이전까지 단국대 접근은 우회 이동이 불가피했고, 학생과 교직원, 병원 이용객들은 환승 또는 도보 이동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노선 연장은 이러한 ‘단절된 생활권’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분명하다. 단국대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구성역 접근 시 여러 차례 환승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마을버스 한 번으로 주요 거점을 오갈 수 있게 된다. 학생들 역시 등·하교 시간대 이동 선택지가 늘어난다.
502번 버스의 가장 큰 변화는 단순 연장이 아니라 기점 변경이다. 이는 노선 운영 효율성과 직결된다. 버스 노선에서 기점은 단순 출발점이 아니라 차량 배차 간격, 운행 회차, 운행 시간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기점을 단국대로 이동함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실제 수요 중심의 운영이 가능해진다. 단국대와 치과병원은 상시 유동 인구가 존재하는 거점이다.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낮 시간대 이용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둘째, 노선의 ‘빈차 운행 구간’ 축소다. 기존 기점이었던 현대연수원 구간에서는 시간대별 수요 편차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점 조정은 이러한 비효율 구간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셋째, 생활권 중심 교통 체계 강화다. 단국대·병원·구성역이라는 축은 교육, 의료, 철도 교통이 결합된 구조다. 이는 단순 마을버스 노선 이상의 ‘생활 인프라 연결망’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교통 정책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84번 시내버스다. 용인특례시는 삼가동 지역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높이기 위해 3월 1일부터 한 달간 노선을 조정해 시범 운행한다.
기존에는 용인특례시청까지 운행되던 노선이 ‘진우·늘푸른오스카빌·우남퍼스트빌아파트’와 ‘두산위브·삼가역’ 정류장까지 확대된다. 행정 중심지였던 시청 축에서 주거·통학 중심 축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 셈이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교통 정책의 흐름과 맞닿는다. 과거에는 행정기관 중심 노선 설계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통학, 출퇴근, 생활 소비 동선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특히 학기 초 통학 수요는 예측 가능하면서도 변동성이 크다. 학생 배치 변화, 학군 이동, 신축 아파트 입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용인특례시는 이를 정식 노선 변경이 아닌 ‘시범 운영’ 방식으로 접근했다.
84번 버스 조정의 가장 큰 특징은 시범 운영이다. 이는 행정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상일 시장은 “84번 버스의 경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이용량 등 운영 효율성을 분석해 향후 정식 노선 반영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최근 지방 행정에서 강조되는 ‘근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범 운영은 주민 민원과 예산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장치로 기능한다. 정식 노선 변경은 곧 고정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반면 시범 운영은 실제 수요와 이용 패턴을 검증하는 단계다.
노선 조정의 궁극적인 평가는 주민 체감 효과에 달려 있다. 마북동 주민 입장에서는 단국대 연결 강화가 생활 편의 개선으로 직결된다. 병원 접근성 향상, 학생 통학 부담 완화, 구성역 접근 시간 단축 등 실질적 변화가 기대된다.
삼가동 일대에서는 통학 시간대 혼잡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다. 특정 시간대 승객 집중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노선 조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 버스 정책은 ‘노선’보다 ‘배차’가 체감 만족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노선이 좋아도 배차 간격이 길면 정책 효과는 반감된다.
이번 조치는 용인특례시의 도시 성장 흐름과도 맞물린다. 용인은 신도시 개발, 산업단지 확장, 교육시설 집중 등으로 생활권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버스 노선은 단순 교통 수단이 아니라 도시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다.
특히 철도망 확충 이전 단계에서 버스는 사실상 도시 이동의 중추 역할을 한다. 구성역, 삼가역 등 철도 거점과 주거지·학교를 연결하는 버스 네트워크는 도시 경쟁력과 직결된다.
노선 연장과 조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이용 데이터의 정밀 분석이다. 단순 승객 수가 아니라 시간대별 수요, 환승 패턴, 혼잡 구간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주민 소통 강화다. 교통 정책은 모든 주민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노선 조정은 필연적으로 이해관계 충돌을 수반한다.
셋째, 장기 교통 전략과의 연계다. 단기 노선 조정이 도시 철도 계획, 광역 교통망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정책 일관성이 확보된다.
용인특례시의 이번 교통망 조정은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도시 공간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생활 밀착형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버스 노선 하나의 변화가 주민의 출근 시간, 학생의 통학 동선, 지역 상권의 유동 인구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교통 정책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일상의 변화로 평가된다. 새 학기와 함께 시작되는 용인의 교통 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