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조성 중인 ‘안중근 평화센터’ 건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기념관을 넘어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독립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1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 위치한 안중근 평화센터 조성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세부 공간 기획안을 논의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종찬 광복회장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 등 주요 보훈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해 사업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한 공정 점검 차원을 넘어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 의미와 평화 정신을 어떻게 공간 속에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광복회와 국가보훈부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평화센터가 향후 국가적 역사·문화 상징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경기관광공사 신영균 DMZ사업실장이 사업 추진 현황을 설명한 데 이어 공간 조성을 총괄하는 ㈜소백 박민아 대표가 세부 공간 계획안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한국적 모더니즘(Korean Modernism)’ 개념을 바탕으로 전시와 휴식, 체험 기능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복합문화공간 조성 방향을 제시했다.
공간 구성의 핵심은 ‘일상 속 역사 체험’이다.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카페와 기념품 판매 공간, 참여형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누구나 편안하게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문화형 전시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기념관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장 시찰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공간 조성 방향과 안중근 의사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기존의 단편적 인식을 넘어 그의 평화사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흔히 안중근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인물로만 알고 있지만,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당시 최고의 평화 이론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주 임진각은 평화를 상징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며 “누구든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평화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임진각은 남북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염원이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꼽힌다. DMZ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국내외 관광객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안중근 평화센터 역시 단순한 지역 문화시설을 넘어 국제적 평화 상징 공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연 지사도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오늘의 가치로 계승하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가 수감됐던 뤼순감옥 관료의 후손이 유묵을 넘길 당시 바로 이런 의미 있는 공간을 원했다”며 “지난해 안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도민들에게 처음 공개하며 그 정신을 오늘의 역사로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것이 실제 공간으로 구체화되는 출발점이어서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평화의 상징 공간인 임진각에 평화센터가 세워지는 것은 안 의사가 평생 꿈꾸었던 동양평화론의 가치인 ‘독립과 평화’를 되새기는 일”이라며 “이곳이 단순한 기념 공간을 넘어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의 평화를 함께 그려가는 새로운 역사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추진 중인 안중근 평화센터는 기존 임진각 평화누리 수변카페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다. 연면적 292.31㎡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오는 9월 19일 개관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센터 내부에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상설 전시를 비롯해 참여형 체험 콘텐츠, 안중근 특화 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순한 역사교육 기능을 넘어 문화와 관광, 체험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세대가 안 의사의 정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역사·문화 콘텐츠가 체험형 중심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안중근 평화센터 역시 ‘머무르는 역사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단발성 관람 공간이 아닌 재방문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임진각 관광벨트와의 연계 효과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지역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도 기대감이 나온다. 임진각 평화누리는 연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경기 북부 대표 관광지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 안중근 평화센터가 더해질 경우 DMZ 관광 콘텐츠의 다양화는 물론 역사·평화 교육 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훈·역사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대한민국 독립운동 정신을 현대 사회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오늘날 국제 정세와 평화 담론 속에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는 향후 평화센터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청소년 역사 교육 프로그램과 국제 평화포럼, 체험형 콘텐츠 운영 등을 통해 안중근 평화센터를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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