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그러나 같은 더위라도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에어컨이 있는 집에서 더위를 견디는 사람과, 냉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좁고 낡은 주거지에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사람 사이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러한 '재난의 불평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광명시 뚝방촌을 찾았다. 폭염과 집중호우에 취약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만나 생활 여건을 살피고,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추 지사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장 방문 사실을 알리며 "기후위기와 자연재해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피해는 결코 똑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폭염과 집중호우, 한파 등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면서 지방정부의 재난 대응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재해 자체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피해를 가장 크게 입는 취약계층을 얼마나 촘촘하게 보호하느냐가 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추 지사는 "누군가에게 더위는 잠시 참으면 되는 불편이지만, 냉방시설도 없고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는 이웃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홀몸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노후주택 거주민 등은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건강 악화는 물론 고립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 지사가 방문한 광명 뚝방촌은 폭염뿐 아니라 집중호우에도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노후화된 주택이 밀집해 있고 고령층 주민 비율도 높은 만큼 기온 상승과 집중호우가 겹칠 경우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추 지사는 주민들과 직접 만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 사항을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점검했다.
특히 무더위 쉼터 이용 실태와 냉방 지원, 복지서비스 연계, 응급상황 대응체계 등을 살피며 실제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둘러본 추 지사는 "재난의 크기는 자연의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가 어려운 이웃을 얼마나 두텁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피해의 규모와 깊이는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는 폭염 장기화에 따라 재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으며, 이 가운데 25개 시·군에는 열대야주의보까지 내려졌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경기도는 각 시·군과 협력해 취약계층 안부 확인을 강화하고 있다. 생활지원사와 복지 담당 공무원,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홀몸노인과 장애인 등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의료 지원이 가능하도록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폭염 저감시설 점검과 무더위 쉼터 운영도 함께 강화하고 있으며, 냉방시설이 부족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경기도는 폭염뿐 아니라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한 대응체계도 함께 가동하고 있다. 최근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폭염 이후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침수 우려 지역과 반지하 주택, 노후주택 등을 중심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있으며,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의료지원과 복지지원, 임시대피까지 연계하는 통합 대응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현장 중심 대응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추 지사는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 재난 대응의 핵심은 행정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재난은 자연현상이지만 피해는 사회가 결정한다는 인식 아래 가장 어려운 이웃부터 살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난으로 단 한 분의 생명도 잃지 않도록 현장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도민 모두가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지방정부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는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일 수 있지만, 그 피해를 줄이는 일은 결국 사람을 향한 행정에서 시작된다.
광명 뚝방촌에서 시작된 이번 현장 점검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재난 약자를 먼저 보호하는 경기도'라는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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