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운영하는 자연휴양림의 에너지 구조가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평상시보다 최대 300%까지 치솟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던 휴양림 난방 체계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다.
경기도의회 김미리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자연휴양림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12일 열린 제388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시설 개선을 넘어, 도내 산림 휴양시설을 ‘탄소중립 거점’으로 전환하는 정책적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현재 경기도 자연휴양림은 전기보일러 중심의 난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구조상 겨울철 난방 수요가 집중되면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동절기에는 평상시 대비 최대 300%까지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 왔다. 전력 사용 급증은 곧 운영비 부담으로 직결되고, 전력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대응이 지방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자연 속 휴식 공간인 휴양림이 오히려 에너지 집약적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정책적 모순으로 지적돼 왔다.
김 의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자연휴양림의 에너지 구조를 개선하고 기후위기 대응 흐름에 부합하는 운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자연휴양림의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적극 장려하도록 명문화했다. 그동안 개별 사업 단위에서 검토되던 신재생 설비 도입을 조례 차원에서 정책 방향으로 규정한 것이다.
둘째, 설비 설치 과정에서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하고 이용객의 안전과 편의에 지장이 없도록 운영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산림을 기반으로 한 휴양시설의 특성을 고려해, 친환경성과 경관 보존을 동시에 담보하겠다는 취지다.
셋째, 설비 설치 및 유지관리 비용을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이는 가장 실질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향후 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신재생 설비 투자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김 의원은 “자연휴양림은 도민의 휴식과 치유를 위한 소중한 산림 자산이자, 기후위기 시대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 통과로 경기도가 운영 중인 남양주 축령산 자연휴양림과 가평 강씨봉 자연휴양림에 신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그동안 일부 휴양림에서는 태양광 등 친환경 설비 도입 가능성이 검토됐으나, 예산 및 제도적 근거 부족으로 본격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례 개정으로 정책적 방향성과 재정 지원 근거가 동시에 마련되면서, 실질적 사업 추진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향후에는 태양광 발전, 지열 시스템, 고효율 열원 설비 등 다양한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림 훼손 우려와 경관 저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부 기준 마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 개정은 단순히 난방 방식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공공 산림시설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연휴양림은 연간 수많은 도민이 찾는 대표적 산림 복지 공간이다. 휴식과 치유의 장소에서 나아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현장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기능을 확장할 경우,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인식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방정부 차원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이 선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경우, 민간 숙박·관광시설에도 적잖은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는 초기 투자비가 상당한 만큼, 단기적 비용 증가와 장기적 절감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자연경관 훼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입지 선정과 설계 단계에서 정교한 검토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이번 조례 개정은 경기도 자연휴양림을 ‘전력 다소비 시설’에서 ‘에너지 전환 모델’로 탈바꿈시키는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기후위기 시대, 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경기도 자연휴양림의 변화가 도내 다른 공공시설로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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