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정부가 남북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평화경제특구’ 조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기도가 전략적 후보지 3곳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정 여부에 따라 세제 감면과 투자 유치 등 다양한 혜택이 뒤따르는 만큼, 해당 지역은 물론 경기 북부 전반의 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경기도는 27일 북부청사에서 ‘평화경제특구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연천군, 파주시, 포천시를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전국에 총 4개 내외의 평화경제특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이번 선정 과정은 단순한 지역 균형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 추진 가능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고양·파주·김포·양주·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접경지역 8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개모집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7개 시군이 참여했다.
심사위원회는 통일부의 ‘제1차 평화경제특구 기본계획’을 기준으로 ▲기본계획 부합성 ▲내·외국인 투자 유치 가능성 ▲개발부지 및 기반시설 확보 ▲개발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계획의 현실성’과 ‘조기 가시화 가능성’이 핵심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그 결과 접경지역 가운데서도 지리적 접근성, 기존 산업 기반, 개발 여건 등을 고루 갖춘 연천·파주·포천이 최종 후보지로 낙점됐다.
경기도는 선정된 3개 지역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평화경제특구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에서는 각 후보지의 입지적 특성과 산업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전략이 마련된다. 예컨대 산업단지 중심의 제조·물류형 모델, 관광·문화 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모델, 또는 이 두 요소를 결합한 복합형 모델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법정 계획의 완성도를 높인 뒤, 경기도는 통일부에 특구 지정을 공식 신청할 방침이다. 최종 지정 여부는 통일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평화경제특구는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라, 남북 접경지역을 ‘경제 협력의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특구로 지정될 경우 기업에는 법인세·지방세 감면, 각종 부담금 완화, 자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이는 기업 유치를 촉진하고,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을 동시에 끌어내는 핵심 장치로 작용한다.
또한 특구 유형은 산업단지형, 관광·문화형, 복합형 등으로 나뉘어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이 가능하다. 이는 획일적인 개발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후보지 선정은 경기 북부 지역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접경지역은 군사적 긴장과 개발 제한이라는 이중 제약 속에서 성장 한계를 겪어왔다.
하지만 평화경제특구가 현실화될 경우 ‘안보 중심 지역’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경제 협력 거점’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특히 파주·연천·포천을 축으로 한 북부 벨트가 새로운 산업·물류·관광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에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한 시군에도 기회는 남아 있다. 경기도는 재공모를 통해 추가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추가 선정된 지역 역시 동일하게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지원받고, 특구 지정 신청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받게 된다. 이는 접경지역 전반의 참여를 유도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기도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후보지 선정에 그치지 않고, 전국을 선도하는 평화경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현석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이번 후보지 선정은 특구 지정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며 “선정된 시군과 ‘원팀’으로 협력해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평화경제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평화경제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남북 관계의 불확실성, 투자 유치의 현실성, 기반시설 구축 속도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계획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 유치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후보지 선정은 접경지역 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화와 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경기도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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