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서남부 산업지형을 바꿀 대형 공공개발 사업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산업시설과 주거,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직주복합 공공지식산업센터’가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들어선다. 창업기업과 영세 중소기업의 공간 부담을 덜고, 종사자의 주거 안정까지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30일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공공지원시설 부지에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기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 산업시설 공급을 넘어, 업무·생활·주거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복합개발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산업시설과 임대주택을 결합한 ‘직주복합형’ 개발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비제조 산업시설과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구조로 설계된다. 여기에 종사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더해지며, 일자리와 주거가 물리적으로 결합된 ‘직주일체형’ 도시 모델이 구현된다.
구체적으로 산업시설 약 9만3700㎡, 업무시설 약 1만2200㎡, 근린생활시설 약 7500㎡ 규모가 계획돼 있으며, 전체 연면적은 13만3571㎡에 달한다. 건물은 지하 2층에서 지상 17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공급 방식이다. 산업시설은 100% 공공임대로 제공된다. 이는 초기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소규모 기업에게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분양가와 임대료 부담으로 산업단지 입주를 망설였던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입주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통합공공임대주택 272가구가 함께 조성돼 근로자의 주거 문제도 동시에 해결한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직주근접’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은 친환경 에너지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수도권 5단계 광역원수관로에서 공급받는 수열에너지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이 도입된다.
수열에너지는 하천이나 상수도 등 물의 온도차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는 친환경 에너지 방식이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시스템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탄소중립 시대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GH는 이를 통해 입주 기업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산업단지 차원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즉,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 것이다.
사업 추진은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모 공고는 30일 GH 홈페이지에 게시되며,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4월 6일까지 전자우편을 통해 참가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사업자 선정과 설계·인허가 절차를 거쳐 2027년 7월 착공, 2030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공공이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의 창의성과 자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광명시흥 지식산업센터는 단순한 시설 공급을 넘어 수도권 산업지형 변화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GH는 이미 동부권 거점으로 ‘경기광주역 공공지식산업센터’를 추진 중이며, 이번 사업은 서남부 권역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된다.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서울과 인접한 입지, 교통 접근성, 대규모 개발 가능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산업 거점으로 주목받아 왔다. 여기에 직주복합 모델과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번 사업은 100% 공공임대와 수열에너지 도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 산업센터 모델”이라며 “기업의 초기 부담을 낮추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 100% 공공임대 방식이 민간사업자의 수익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관건이다. 공공성 강화와 사업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직주복합 모델이 실제로 기업과 근로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지도 검증이 필요하다. 단순히 물리적 결합을 넘어 생활 인프라와 교통, 문화시설 등이 함께 갖춰져야 실질적인 ‘직주일체’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은 공공 주도의 산업단지 개발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주거·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개발 방식이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광명시흥에서 시작되는 이 실험은 단순한 산업시설 건설을 넘어, 도시와 산업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시도로 읽힌다. 일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직주복합’ 모델이 한국형 산업단지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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