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도권 남부 교통 지형을 바꿀 핵심 사업으로 꼽혀온 ‘분당선 오산 연장’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지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오산시는 이를 단순한 좌절이 아닌 재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시민 서명운동과 인접 지자체와의 연대를 통해 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분당선 오산 연장은 수도권 남부의 균형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사업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분당선 오산 연장 사업이 국가 재정 투입의 첫 관문인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시작됐다. 예타는 경제성(B/C), 정책성, 지역 균형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절차로, 사실상 사업 추진의 ‘1차 관문’으로 불린다.
지역에서는 이번 결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오산시의 급격한 인구 증가와 교통 수요 확대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시장은 “세교2·3지구 개발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교통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역 교통망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그럼에도 예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오산은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성장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세교1지구에 이어 세교2·3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 인프라는 이 같은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오산은 경부선 철도와 일부 광역버스에 의존하는 구조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서울 및 분당, 판교로 향하는 이동 수요가 집중되면서 극심한 혼잡이 발생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거는 늘어나는데 교통은 그대로”라는 불만이 누적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분당선 연장은 단순한 교통 편의 개선을 넘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판교·분당 등 주요 업무지구와의 직결성 확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오산시는 이번 예타 제외를 ‘종결’이 아닌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시민의 절실한 요구와 오산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다시 추진돼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시는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닌, 정부에 지역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서명운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되며, 향후 중앙정부 및 관계 부처에 공식 전달될 예정이다. 시는 이를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지역 여론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오산시는 단독 대응을 넘어 인접 도시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분당선 연장 노선이 용인과 화성을 경유하는 만큼, 3개 도시 간 공동 대응이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장은 “용인시, 화성시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무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며 “3개 시가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광역 협력은 단순한 행정 연대를 넘어 정치적·정책적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인구 규모와 교통 수요를 합산하면 사업 필요성이 더욱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예비타당성조사의 한계에 대한 논의도 다시 불붙고 있다. 현재 예타는 경제성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지역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순한 비용 대비 편익(B/C)만으로 사업을 판단하는 것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산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책 동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 여론, 인접 도시 협력, 정치권 공조를 결합해 재추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권재 시장은 “오산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시민 여러분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분당선 오산 연장은 단순한 철도 노선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급성장하는 도시의 미래와 직결된 ‘생존형 인프라’다. 예타 탈락이라는 첫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지역의 집단적 의지와 전략적 대응이 이어진다면 재추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설득력 있게 필요성을 입증하느냐’다. 오산시의 다음 행보에 수도권 남부 교통 지형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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