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파주시 문산천을 대상으로 대규모 하천 정비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총 사업비 495억 원, 정비 구간 4.5km에 이르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수해 예방을 넘어 하천의 구조적 안정성과 주민 생활권 안전을 동시에 강화하는 ‘종합 재해 대응 인프라 구축’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는 “집중호우 재난 양상이 갈수록 예측 불가해지는 상황에서, 문산천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문산천 정비사업은 단숨에 추진된 것이 아니다. 2018년 실시설계용역 착수 이후, 환경영향평가 협의(2018), 설계VE(Value Engineering) 검토(2020), 경기도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2020), 하천공사 시행계획 고시(2021년 12월) 등 행정·기술 절차가 7년 넘게 이어졌다. 공공사업의 필수 요건인 토지 보상 절차도 병행되면서 사업 기반이 완성된 것이다.
정비사업은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일원 문산천 4.5km 구간에서 진행된다. 하천 구조 개선을 위해 ▲축제공(제방 쌓기) 5.3km ▲보축(제방 보수·보강) 3.8km ▲교량 5개소 설치 등 대규모 공정이 포함된다. 사업비 495억 원 전액이 경기도비로 투입되는 첫 사례라는 점도 눈에 띈다.
세부적으로는 ▲공사비 382억 원 ▲감리비 30억 원 ▲보상비 76억 원 ▲설계 및 기타비 7억 원이 배정돼 있다. 경기도는 2025년 10월 착공 이후 36개월간 공사를 진행해 2028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곳은 최근 수년간 수도권 지역은 국지성 폭우·기습성 집중호우 등 예측불가형 기후로 인한 피해가 빈발했다. 문산천 역시 반복적인 수위 상승과 범람 위험지역으로 여러 차례 지적됐다.
특히 일부 제방 구간은 노후화로 보강이 시급했고, 교량 구조 또한 하천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지역 주민들 역시 장마철마다 “한 번 큰 비가 오면 언제 범람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파주시와의 협업, 주민 의견 수렴 절차 강화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천 정비는 공사 중 교통·생활 불편이 수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교량 5개소 신설 과정에서 공사차량 통행 증가, 일시적 도로 폐쇄 등 생활 영향이 불가피하다. 도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 불편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공사단계별 안내 간판 설치, 마을 설명회 개최 등 소통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문산천 정비사업의 최종 목표는 ‘재해 대응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는 준공 이후 문산천을 친환경적 하천 공간으로 조성해 주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 기반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자연형 하천 복원 개념을 도입해 ▲수변 산책로 연계 ▲친수 공간 확대 ▲수생식물 복원 ▲환경 경관 개선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는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지역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문산천 정비사업은 단순한 기반시설 정비를 넘어 ‘선제적 재난 대응 시스템 구축’을 지역 단위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파주시는 북부 접경 지역 특성상 하천·하구 주변이 저지대인 곳이 많고, 재해 위험이 높은 지형적 구조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문산천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임진강·운정천 등 다른 지역 하천 정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위험 전문가 A씨는 “하천 정비사업은 단순 토목공사가 아니라 지역·행정·기후 분석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거대한 도시안전 프로젝트”라며 “문산천 정비는 경기도형 기후위기 대응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공사에서 준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유지관리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정비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관리 체계를 강조한다. △정기적 제방 점검 및 침하 모니터링, △교량 구조안전성 점검 주기화, △침수 취약 구간 탐지 시스템 구축, △하천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 등이다.
문산천 정비사업은 예산 규모나 공사 범위를 넘어, 지방정부가 재난 대비 중심 전략을 어떻게 실천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집중호우와 기후위기가 일상이 되고 있는 지금, 하천 정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산천 정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파주와 경기도 전역의 재해 대응력은 한 단계 도약할 전망이다. 이 사업은 지역 인프라 체질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주민이 ‘안전’을 체감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