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보호부터 농업 피해 예방까지 주문
현장 중심 의정으로 도민 안전망 강화
[이코노미세계] 집중호우가 예고된 가운데 제12대 경기도의회가 출범 이후 첫 공식 의정 행보로 재난 대응 현장을 선택했다. 의정활동의 출발점을 정책이나 행사장이 아닌 재난 대응의 최전선으로 삼으며 '민생 중심 의회'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와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방의회의 역할 역시 단순한 예산 심의와 조례 제정을 넘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현장 중심 의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2대 경기도의회 의장단과 교섭단체 대표의원들은 지난 8일 오후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을 찾아 집중호우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도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는 남종섭 의장을 비롯해 고은정·김미숙 부의장과 양 교섭단체 대표의원인 안광률·방성환 의원이 함께했다.
이번 일정은 '도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현장을 지키겠다'는 남종섭 의장의 의정 철학이 반영된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재난상황실을 찾은 의장단은 먼저 경기도의 기상 전망과 비상근무 운영 현황, 지역별 강우 예측, 재난 대응 체계 등을 보고받았다.
이어 집중호우 발생 시 예상되는 위험 요소를 점검하며 침수 피해 예방과 신속한 대응 체계 구축, 재난 취약계층 보호, 교통대책, 농업 피해 예방 등 분야별 대응책을 주문했다.
특히 단순한 상황 보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의회는 재난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후 복구보다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핵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고은정 부의장은 도시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부분으로 우수관과 배수시설을 꼽았다. 상습 침수지역 상당수가 우수관 막힘이나 배수시설 관리 부족에서 문제가 시작된다며 집중호우 이전 선제적인 점검과 즉각적인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예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심 침수는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도로 배수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차량 침수와 상가 피해, 교통 마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평상시 시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미숙 부의장은 집중호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상으로 반지하 주택 거주민과 저지대 주민, 홀몸 어르신 등 재난 취약계층을 지목했다. 또 재난 상황에서는 대피 시기가 생명을 좌우하는 만큼 침수방지시설 설치 현황을 다시 점검하고, 대피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기상이변은 특정 지역에 시간당 수십 밀리미터 이상의 폭우를 쏟아내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재난 발생 직후보다 사전 대비와 신속한 대피 체계 구축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재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맞춤형 안전관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안광률 대표의원은 집중호우가 출근 시간과 겹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교통 혼란에 주목했다. 안 대표의원은 기상 악화 시 대중교통 우회 운행과 지연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도민들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안내 시스템을 적극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해안 지역의 경우 만조 시간과 집중호우가 겹칠 경우 역류 피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대비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통 정보 제공은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라 재난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안전 정책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방성환 대표의원은 여름철 집중호우가 농민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농업 기반시설이 파손되거나 농경지가 침수될 경우 한 해 농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만큼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업용 배수시설과 저수지, 하천, 비닐하우스 등 취약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재난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남종섭 의장은 무엇보다 의회와 집행부 간 실시간 보고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형식적인 절차를 넘어 비상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상황 공유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고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의회의 요구를 반영해 비상상황 보고 및 공조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재난은 초기 대응 속도가 피해 규모를 좌우하는 만큼 의회와 집행부 간 협업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이날 재난상황실 보고에 따르면 경기도는 비상 1단계 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총 383명의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재난 발생 가능 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각 시군과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재난 대응 역량은 곧 행정 신뢰도로 이어진다.
이번 재난상황실 방문은 제12대 경기도의회가 앞으로 어떤 의정 방향을 추구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정으로 평가된다.
의회가 민생 현장을 직접 찾아 문제를 확인하고 집행부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은 지방의회의 역할이 감시와 견제를 넘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장단의 메시지는 앞으로 재난 대응뿐 아니라 복지·교통·환경 등 다양한 민생 정책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철저한 준비와 신속한 대응은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제12대 경기도의회의 첫 공식 행보가 '재난 예방'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공공의 가치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앞으로의 의정활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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