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부터 공공시설까지 지역별 현안 시정 테이블로
‘몇 명 만났나’보다 ‘무엇이 바뀌었나’, 정책 실행력이 핵심
[이코노미세계]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시민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소통 행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청에서 보고받고 결정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 단위 생활 현장으로 들어가 주민들의 불편과 요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민 시장은 화정1동에 이어 지난 17일 중산2동에서 ‘2026 열린 주민소통 공감토크’를 열고 주민들과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민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여러분의 삶의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고, 불편한 점과 지역 현안을 함께 이야기했다”며 “좋은 말씀은 정책에 담고, 해결이 필요한 현안은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가 강조한 대목은 ‘시민의 목소리가 시정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민 시장은 “찾아가서 듣고, 답하고, 실천하겠다”며 앞으로 고양시 44개 동을 지속적으로 찾아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행정에서 주민과의 소통 행사가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민 시장이 44개 동 전체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현장 소통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가 단순한 일회성 주민간담회를 넘어 실제 정책 결정과 민원 해결 시스템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시민이 제기한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검토하고, 해결 가능한 사안과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안을 구분해 다시 시민에게 설명하느냐가 향후 현장 소통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중산2동 공감토크에서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날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 가운데 하나는 교통 문제였다. 백마역과 후곡학원가 등 지역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노선을 조정해 달라는 요청이 제기됐고, 경의중앙선 급행열차의 풍산역 정차를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주민 입장에서 교통은 거대한 도시계획보다 훨씬 직접적인 생활 문제다. 버스 노선 하나가 달라지면 출퇴근 시간이 달라지고 학생들의 통학 환경도 변한다. 철도역 정차 문제 역시 이동 편의성과 생활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주민과의 대화에서 교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했다는 것은 중산2동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편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민 시장은 주민 의견을 들은 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노선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실제 노선 조정이나 철도 관련 요구가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와 수요 분석, 재정 및 운송체계 검토 등이 뒤따라야 한다.
현장 소통의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민이 요구하고 시장이 답변하는 것으로 행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제기된 사안을 담당 부서가 검토하고 그 결과를 주민에게 다시 설명하는 과정까지 연결돼야 한다. ‘경청’과 ‘해결’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현장 행정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통과 함께 중산2동 행정복지센터 청사와 관련한 주민 의견도 제기됐다. 주민 생활에서 동 행정복지센터는 시청보다 가까운 행정기관이다. 각종 민원과 복지, 주민자치 업무가 이뤄지는 생활행정의 최일선이라는 점에서 청사 문제 역시 주민들이 체감하는 주요 지역 현안 가운데 하나다.
이번 공감토크에서 주민들은 중산2동 행정복지센터 청사 준공을 서둘러 달라는 취지의 건의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시 전체 차원의 거대 담론보다는 교통, 청사, 생활환경 등 주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한다. 시정 전체를 놓고 보면 개별 민원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민 시장이 “시민 여러분의 삶의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생활 현안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현장에서 나온 요구가 모두 즉각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 있고 중앙정부나 경기도, 철도·교통 관계 기관 등과 협의해야 하는 사안도 있을 수 있다. 법률과 행정절차상 장기간 검토가 필요한 문제도 있다.
따라서 현장 소통 행정이 신뢰를 얻으려면 단순히 “검토하겠다”는 답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가능한 사업은 일정과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어려운 사업은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민 시장이 이번 현장 소통에서 내세운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찾아가서 듣고, 답하고,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장 방문을 세 단계로 나눈 것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듣기’다. 행정기관이 정책을 만든 뒤 주민에게 설명하는 기존의 일방향 구조보다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주민의 요구를 먼저 듣겠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답하기’다. 주민의 질문과 건의에 행정이 어떤 입장인지 설명하는 과정이다. 행정이 모든 주민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에 가능한 것과 어려운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 역시 소통의 한 부분이다.
세 번째는 ‘실천’이다. 결국 주민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시장을 만났다는 사실보다 자신이 제기한 문제가 이후 어떻게 처리됐는지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민 시장이 “좋은 말씀은 정책에 담고, 해결이 필요한 현안은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공감토크에서 나온 주민 제안이 실제 시정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 시장은 중산2동에 그치지 않고 고양시 44개 동을 지속적으로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44개 동 순회가 계획대로 이어진다면 고양시 전역의 생활 현안을 직접 확인하는 일종의 ‘현장 시정 점검’ 성격도 갖게 된다.
지역마다 현안은 다르다. 어떤 지역은 교통이 가장 시급할 수 있고, 다른 지역은 주차와 도로, 교육, 복지, 문화시설, 공원과 녹지,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환경 문제가 핵심일 수 있다.
같은 고양시 안에서도 신도시와 원도심,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등이 처한 여건과 주민 요구는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44개 동 현장 방문은 지역별 현안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청에서 작성된 보고서와 통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생활 현장의 문제를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불편은 행정 통계에 곧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버스 배차 간격에 따른 출퇴근 불편, 통학 과정의 이동 문제, 보행 환경, 주차난, 행정시설 이용 불편 등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생활하는 주민들이 가장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문제다. 현장 행정의 장점은 바로 이 같은 ‘생활 정보’를 행정이 직접 들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44개 동 방문 자체가 행정 성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몇 개 동을 방문했는지, 몇 명의 주민을 만났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가 이후 어떻게 처리됐는가다.
현장 소통 행사가 반복될수록 사후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주민 건의 사항을 분야별로 분류하고 담당 부서를 지정한 뒤 처리 단계와 결과를 관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즉시 해결 가능한 민원과 예산 확보가 필요한 사업, 중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업, 다른 기관과 협의해야 하는 사업 등을 구분해 주민에게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현장에서 나온 건의가 담당 부서로 전달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접수→검토→부서 협의→처리 방향 결정→주민 설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구축될 때 주민소통 행사가 실질적인 정책 창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반대로 주민 의견을 대규모로 수렴하고도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면 소통 행사가 반복될수록 주민들의 기대와 행정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현장 소통 행정의 핵심은 행사의 규모가 아니라 피드백의 구조에 있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생활민원을 단순한 불편 신고로만 바라볼 필요도 없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민원은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서 버스 노선에 대한 요구가 계속 나온다면 개별 주민의 민원을 넘어 해당 생활권의 이동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행정복지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에 대한 요구가 반복된다면 인구 변화와 행정 수요에 기존 시설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44개 동을 돌며 축적되는 주민 의견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경우 지역별 생활 현안을 비교하고 고양시 전체의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자료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개별 주민의 한마디가 도시 정책을 점검하는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 의견을 단순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야·지역·시급성 등에 따라 분류하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장 소통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행정 책임자와 주민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데 있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행정은 대부분 민원창구나 온라인 시스템이다. 시장을 직접 만나 지역 문제를 설명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시장이 직접 동으로 찾아가는 방식은 이런 구조를 바꾼다. 주민이 시청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주민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민 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시민의 목소리가 시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것도 현장 중심의 행정 기조를 나타내는 메시지다. 특히 “지속적으로 44개 동을 찾아 경청하고 고양시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화정1동에서 시작해 중산2동으로 이어진 주민소통 공감토크는 이제 출발 단계다. 44개 동을 대상으로 한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요구와 이해관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교통이나 공공시설처럼 비교적 공통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지역개발이나 도시계획처럼 주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현안이 등장할 수 있다.
이럴수록 행정에는 ‘듣는 능력’뿐 아니라 서로 다른 요구를 조정하고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무조건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주민소통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행정적·재정적 여건을 검토한 뒤 정책 방향과 판단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은 단계별 추진 상황을 공개하고,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은 주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공감토크’가 단순한 행사 명칭을 넘어 주민과 행정이 정책 결정 과정을 공유하는 창구로 발전할 수 있다.
민 시장의 44개 동 순회가 이어지면 고양시에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주민 요구가 축적될 전망이다. 이것은 일종의 ‘생활 현안 지도’가 될 수 있다.
어느 지역에서는 교통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다른 지역에서는 생활SOC나 복지, 교육, 주거환경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이러한 현장 의견이 체계적으로 축적되면 행정이 정책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중산2동에서 제기된 교통 문제와 행정복지센터 청사 관련 요구 역시 앞으로 처리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 시장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더 나은 고양시를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이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해 행정이 답하고,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하고, 다시 시민에게 결과를 설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시민의 목소리가 시정의 출발점’이라는 민 시장의 말이 44개 동 현장에서 어떤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화정1동에서 시작해 중산2동으로 이어진 현장 소통은 이제 두 번째 걸음을 뗐다.
44개 동을 모두 돌아본 뒤 고양시 행정에 무엇이 달라져 있을 것인가.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이 강조한 ‘찾아가서 듣고, 답하고, 실천하는 시정’의 성과는 결국 현장에서 제기된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행정과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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