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섬·시화호와 스포츠 결합해 관광객 유입·도시 브랜드 ‘두 마리 토끼’
[이코노미세계] 새벽부터 사람들이 시화호로 모여들었다. 아직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인 오전 6시 무렵, 수영복과 사이클 장비, 러닝화를 챙긴 철인3종 동호인들이 시화호 거북섬 일대를 채웠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참가자들은 시화호 물속으로 뛰어든다. 수영을 마치면 자전거에 올라타고, 다시 두 발로 달려 결승선을 향한다.
시흥시가 전국 철인3종 동호인들의 새로운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시화호와 거북섬이라는 지역의 자연·관광 자원에 철인3종이라는 스포츠 콘텐츠가 결합하면서다. 단순히 하루 동안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치지 않고 참가자와 가족들의 숙박·외식 등 체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스포츠 관광의 가능성도 주목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화호 거북섬에서 ‘시흥시장배 전국 철인3종 대회’가 열렸다고 알렸다. 임 시장에 따르면 참가 동호인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현장에 모여 출발을 준비했다.
철인3종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를 연이어 완주해야 하는 대표적인 복합 지구력 스포츠다. 참가자 개인에게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지만, 대회를 개최하는 도시 입장에서는 수영 공간과 사이클·달리기 코스, 대회 운영과 안전관리 등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시흥시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시화호와 거북섬이 전국의 철인3종 동호인들이 찾아오는 스포츠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경우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인3종 대회가 열리는 날 거북섬의 아침은 평소보다 일찍 시작된다. 전국에서 찾아온 동호인들은 이른 시간부터 몸을 풀고 장비를 점검한다.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를 차례로 소화해야 하는 경기 특성상 참가자들의 준비도 철저할 수밖에 없다. 대회 당일에만 현장을 찾아 경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일반적인 생활체육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임 시장은 철인3종을 수영 이후 사이클과 마라톤으로 완성되는 강한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화호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 성공적인 대회가 열리면서 철인3종 스포츠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거북섬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스포츠 콘텐츠를 담는 무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도시의 관광 경쟁력은 더 이상 유명 관광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도시를 방문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다. 스포츠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마라톤이나 자전거, 수상스포츠처럼 참가자가 직접 경험하는 스포츠 행사는 일반적인 관람형 행사와 달리 참가자 본인이 방문의 주체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
시화호와 거북섬이 철인3종이라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품게 된다면 ‘대회가 열리는 장소’를 넘어 ‘철인들이 찾아가는 장소’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지역 소비경제다. 철인3종은 경기 특성상 장비와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참가자들이 대회 시작 직전에 도착하기보다 미리 경기장을 찾아 코스를 확인하고 몸 상태를 관리할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임 시장 역시 이 같은 특성을 강조했다. 대회를 위해 많은 동호인과 가족들이 며칠 전부터 시화호 거북섬을 찾아 먹고 자면서 컨디션을 관리했다고 전했다. 이 대목은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단위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대회 참가자가 지역에서 하루 이상 머무르면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음식점을 찾는다. 가족이나 지인이 동행하면 소비의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스포츠 행사가 지역 상권과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참가자가 전국 단위로 확대될수록 지역 밖에서 유입되는 방문객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주민들끼리 소비하는 것과 달리 외부 방문객의 소비를 지역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스포츠 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임 시장도 이 점을 직접 언급했다. 이번 대회를 두고 “동호인도 좋고 시흥소비경제도 좋고, 시화호와 거북섬 이미지도 좋아지는 멋진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스포츠와 지역경제, 도시 이미지가 동시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관건은 체류다. 전국 규모 행사를 유치하더라도 참가자들이 경기만 치른 뒤 곧바로 지역을 떠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선수와 가족들이 하루나 이틀 먼저 방문하고 경기 이후에도 지역에 머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숙박과 음식, 관광, 여가 활동이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철인3종 대회는 시흥시 입장에서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체류형 관광과 연결할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지역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변 관광·상업 공간과 스포츠 행사를 연결한다면 대회의 경제적 파급 범위를 넓힐 여지가 있다.
선수는 경기를 위해 시흥을 찾지만 함께 온 가족에게는 시흥이라는 도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된다. 이들이 거북섬과 시화호 주변에서 먹고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과정 자체가 도시를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 번의 방문이 다음 방문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회를 통해 처음 시흥을 방문한 사람이 도시와 거북섬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고 이후 가족 여행이나 여가 활동을 위해 다시 찾는다면 스포츠 행사의 효과는 대회 당일을 넘어선다.
결국 스포츠 대회를 도시 관광과 연결하는 핵심은 참가 인원 자체보다 방문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무엇을 경험하며,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이미지를 얻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시 브랜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시화호와 거북섬이라는 공간에 반복적으로 전국 규모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미지가 축적될 수 있다.
임 시장은 이미 몇 차례 성공적인 대회를 통해 시화호가 철인3종 스포츠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 철인3종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한 차례 화제가 된 행사보다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행사가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참가자들이 “올해도 시흥에 간다”고 생각할 정도로 대회가 정착한다면 시화호와 철인3종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역 이름을 내건 스포츠 대회가 성장해 전국 동호인 사이에서 인지도를 확보하면 개최 도시 역시 함께 알려진다. 시흥시장배 전국 철인3종 대회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시흥’과 ‘시화호’, ‘거북섬’이라는 지명이 전국에서 찾아온 참가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선수뿐 아니라 가족과 동호회 구성원들에게도 시흥을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하는 전통적인 도시 홍보와는 다른 방식이다. 참가자가 직접 지역을 방문해 경험하고 그 경험을 주변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체험형 도시 홍보의 성격을 갖는다.
다만 대회 개최 자체가 곧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행사와 지역 상권 사이에 연결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참가자들이 숙박하고 식사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의 관광·문화·상업 공간을 함께 경험하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대회 전후 참가자와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역 상권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면 스포츠 행사의 효과를 보다 넓힐 수 있다. 지역경제 관점에서는 대회 규모만큼이나 방문객의 체류시간과 소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전국 단위 대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안전관리 역시 핵심이다. 철인3종은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가 결합된 종목인 만큼 참가자 안전을 위한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상에서 진행되는 수영과 도로 등을 이용하는 사이클 구간에서는 체계적인 현장 대응이 요구된다.
임 시장도 대회를 준비하고 안전관리에 나선 소방과 경찰, 공직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회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행정뿐 아니라 안전 관련 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스포츠 도시라는 브랜드 역시 결국 안전하고 안정적인 대회 운영이 뒷받침돼야 지속될 수 있다.
시흥시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철인3종 대회를 단순한 연례 스포츠 행사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시화호와 거북섬을 대표하는 스포츠 관광 콘텐츠로 키울 것인지다.
후자를 선택한다면 대회의 지속적인 개최와 함께 지역 숙박·음식·관광·상권을 하나의 체류형 콘텐츠로 연결하는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대회를 위해 방문한 선수가 지역의 소비자가 되고, 동행한 가족이 관광객이 되며, 이들이 다시 시흥을 찾는 방문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시화호라는 공간적 자산과 철인3종이라는 역동적인 스포츠가 만나고, 여기에 거북섬 주변의 관광·상업 기능이 결합된다면 스포츠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또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지역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철인3종 참가자들은 경기 기록을 위해 시흥을 찾는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뒤 그들에게 남는 것은 기록만이 아니다. 시화호에서 수영했던 기억, 거북섬을 달렸던 경험, 가족과 함께 머물렀던 시간이 함께 남는다.
그 경험이 쌓이면 도시의 이미지가 된다. 임 시장은 전국에서 찾아온 동호인과 가족들을 환영하면서 “시화호와 거북섬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시화호에 뛰어든 철인들의 도전이 이제 막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철인3종 대회가 스포츠 동호인들의 축제를 넘어 지역 상권을 살리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시화호와 거북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흥형 스포츠 관광’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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