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제·개정·행정사무감사 실전 노하우 집중
전문성 높여 책임 있는 의정활동 기반 마련
[이코노미세계] 지방의회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의원의 실력’이다. 집행부가 제출한 수많은 자료 속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한정된 재원이 시민에게 필요한 곳에 제대로 배분됐는지를 따지며, 지역의 변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조례를 만들어내는 일이 지방의원의 핵심 역할이기 때문이다.
파주시의회가 제9대 의회 개원과 함께 ‘공부하는 의회’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 정책 역량을 강화해 시민 중심 의정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파주시의회는 8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의회 세미나실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는 제9대 의회 출범 이후 본격화할 의정활동에 대비해 의원들이 실제 의정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교육 프로그램을 단순한 이론 전달보다는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효율적인 의회 운영에서부터 행정사무감사 실전 노하우, 조례 제·개정 입법 전략, 예산·결산 심의 역량 강화까지 지방의원의 핵심 업무가 폭넓게 다뤄졌다.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의원 개인의 전문성이 곧 의회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지방의원의 역할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의 요구 가운데 행정이 해결해야 할 사안을 찾아내고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조례를 제정하거나 기존 조례를 개정하고, 사업 추진을 위해 편성된 예산이 적정한지도 살펴야 한다.
집행부가 추진한 사업이 당초 목적에 맞게 진행됐는지를 확인하고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하는 것도 의회의 몫이다.
결국 지방의원에게는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적 역할과 함께 행정·재정·법률·정책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전문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파주시의회가 제9대 의회 출범과 함께 의원 교육연수를 실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4년간 이어질 의정활동의 방향과 성과가 초기 준비 과정에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교육은 의회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이해를 넘어 실제 의정활동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역량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이를 실제 정책과 의정활동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연수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분야 가운데 하나는 행정사무감사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핵심 제도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사업과 정책이 적정했는지, 예산은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행정 과정에서 불합리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제출된 자료를 단순히 읽는 수준을 넘어 사업 추진 과정과 예산 집행 구조를 파악해야 하고, 여러 자료를 비교하면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해당 사업이 시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사무감사의 성과는 ‘얼마나 많이 지적했느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문제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선 방향과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의정활동이 실제 행정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연수에서 ‘행정사무감사 실전 노하우’를 주요 교육 내용으로 포함한 것은 의원들의 질문과 자료 분석 능력을 높이고, 의회의 견제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의 질문 하나가 행정의 방향을 바꾸고, 잘 준비된 감사 하나가 반복되는 행정의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사무감사 역량은 지방의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조례 제·개정 역량도 이번 교육의 핵심이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제도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그만큼 의원의 입법 역량은 중요하다. 지역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거나 기존 제도로 해결하기 어려운 행정 수요가 나타났을 때 이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역할이다.
좋은 조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현행 법령과 기존 제도를 검토하고 실제 집행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현실적으로 시행하기 어렵거나 상위 법령과 충돌한다면 실효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례의 숫자보다는 시민의 삶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이번 연수에서 조례 제·개정 입법 전략을 별도의 핵심 분야로 다룬 것도 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단순한 민원 처리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을 넘어 제도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주의 도시 성장과 함께 교통·주거·복지·교육·환경 등 시민의 요구 역시 다양해지는 만큼 의회의 정책 대응 능력과 입법 전문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예산·결산 심의 역시 지방의회의 핵심 권한 가운데 하나다.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은 대부분 예산을 통해 실행된다. 어떤 사업에 얼마를 투입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은 곧 지방정부가 어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의회가 예산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은 사업에 예산이 과도하게 편성되지는 않았는지,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 후순위로 밀려나지는 않았는지, 기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제대로 성과를 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결산 역시 단순한 사후 확인 절차가 아니다. 이미 사용한 예산을 분석해 사업의 효과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예산 심사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 심사와 결산 심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재정 운용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연수에서 예산·결산 심의 역량 강화 교육이 포함된 것은 의원들이 숫자로 구성된 예산 자료 이면의 정책적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한정된 지방재정을 어디에 우선 투입할 것인지는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다. 의회의 예산 심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교육연수에서는 의정 실무뿐 아니라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윤리의식도 함께 다뤘다. 법정의무교육인 4대 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해 의원들이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 기준을 다시 점검했다.
특히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위공직자가 가져야 할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지방의회를 향한 시민들의 평가 기준은 과거보다 훨씬 엄격해졌다. 의정활동의 성과뿐 아니라 의원 개인의 언행과 윤리의식, 조직 내부의 문화까지 의회의 신뢰도를 좌우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더라도 의회와 의원에 대한 시민 신뢰가 무너지면 정책 추진의 동력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문성과 윤리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받는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두 축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만 교육연수 자체가 의정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의정활동에 얼마나 적용하느냐다.
파주시의회 역시 이번 연수를 통해 습득한 전문지식과 실무 역량을 향후 예산·결산 심사와 행정사무감사 등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시민이 평가하는 것은 교육 횟수나 시간이 아니라 의정활동의 결과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문제를 찾아냈는지, 예산 심사에서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얼마나 세밀하게 살펴봤는지,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례를 얼마나 마련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의원들이 현장에서 접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바꾸고, 정책을 예산과 조례로 연결하며, 다시 그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의원 개인의 전문성뿐 아니라 의원 간 소통과 협력도 필요하다. 지역 현안은 어느 한 의원이나 특정 상임위원회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지역과 분야의 문제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모색할 때 의회 전체의 정책 역량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연수는 제9대 파주시의회가 앞으로 어떤 의회를 만들어갈 것인지 보여주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지방자치가 성숙할수록 지방의회에 요구되는 역할은 커진다. 과거처럼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데 머물러서는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지역의 변화를 먼저 읽고 문제를 찾아내며,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필요하다. 특히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지방행정의 특성상 지방의회의 작은 결정 하나가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의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의원 개인의 역량 개발을 넘어 지방자치의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연수를 통해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실무역량을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정책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과제는 배운 내용을 의정 현장에서 성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예산서의 숫자 하나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행정사무감사 자료 속에서 시민이 겪는 불편의 원인을 찾아내며, 현장의 목소리를 조례와 정책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공부하는 의회’의 최종 목적이어야 한다.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장은 “이번 교육은 앞으로 4년 동안 시민을 위한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며 “연수에서 얻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의원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발굴해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9대 파주시의회가 내건 방향은 분명하다. ‘전문성’과 ‘시민 체감’이다. 교육장에서 익힌 전문지식이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에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어지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대로 된 견제로, 예산 심사에서는 시민을 위한 선택으로, 조례에서는 생활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의원들의 공부가 의회의 실력이 되고, 그 실력이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질 때 이번 교육연수의 의미도 완성된다. 제9대 파주시의회의 4년은 이제 시작됐다. 시민들이 지켜볼 것은 ‘얼마나 공부했느냐’보다 그 공부를 통해 ‘파주가 무엇이 달라졌느냐’일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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