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교통편의·물류 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 ‘교통 르네상스’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용인특례시가 ‘대한민국 반도체 수도’로 향하는 길목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용인특례시에 따르면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연결도로 신설·확장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는 단순한 도로 확장 사업이 아니다. 총 122조 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50여 개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원활히 연결되는 국가 반도체 공급망의 혈관을 잇는 일이다.
용인시는 세종~포천고속도로 남용인IC 개통(올 연말)에 맞춰 지방도 318호선 6차로 확장과 국지도 57호선, 보개원삼로, 주출입도로 신설 등 4개 축의 교통망 확충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핵심 구간인 지방도 318호선(3.4km)은 현재 2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 중이다. 시는 연말 남용인IC 개통에 맞춰 10월 말 2차로 임시 개통, 연말 4차로 개통, 내년 초 전 구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도로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세종·포천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직접 연결해 반도체 생산라인과 전국 물류망을 잇는 주간선도로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2차로로 제한된 통행 여건을 대폭 개선해 반도체 원자재 운송, 장비 반입, 인력 이동의 병목현상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원삼면 소재지에서 목신리 방향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2.9km)은 내년 4월까지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된다. 현재 일반산단 구간 2.7km는 1단계로 우선 개통되었으며, 내년 완전 개통 시 반도체 산업단지와 주변 도시를 잇는 핵심 통로가 된다.
또한 보개원삼로(1.8km)는 국도17호선과 산업단지를 직접 연결하는 핵심 연결선이다. 시는 올해 안에 육상 구간 확장을 완료하고, 교량 구간은 내년 초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반도체클러스터, 국도17호선, 남용인IC가 하나의 직결망으로 연결되며, 산업단지 내 교통 흐름의 완결성이 확보된다.
용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산단 중심-광역도로-국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3단계 교통축 구조를 완성할 예정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4기의 팹(Fab)과 국내 최초의 양산연계형 첨단 반도체 테스트베드 ‘트리니티 팹(미니팹)’이 조성되면, 도로망의 중요성은 한층 커진다.
현재 클러스터 1단계 팹은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로가 제때 완공되지 않으면 장비 반입 일정이나 시운전 일정이 지연될 수 있어, 도로 공사 진척은 곧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반도체 산업은 전력·용수·교통이라는 3대 기반시설이 필수인데, 그중에서도 도로망은 산업의 혈관 역할을 한다”며 “용인시가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교통 인프라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로 확충은 산업단지의 생산성뿐 아니라 시민 생활 여건 개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삼면, 남사읍, 이동읍 등 처인구 남부권역 주민들은 그간 대중교통과 도로 인프라 부족으로 불편을 겪어왔다. 도로망 확충으로 통근 시간 단축, 물류비 절감, 응급 이송체계 개선 등 다각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반도체산단 주변 지역의 상권 활성화와 부동산 가치 상승, 청년 인구 유입 등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향후 남사·이동읍에 조성될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의 연계 도로망도 병행 추진해, 용인 전역을 하나의 산업경제벨트로 묶을 계획이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을 “산업단지 성공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 구축”으로 평가한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도로 인프라는 단순히 차량 통행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투자 결정의 변수로 작용한다”며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물류 효율은 곧 산업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산업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용인시가 수도권 남부권의 산업 동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은 향후 기업 집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도로가 곧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이 사업의 상징성은 크다”고 분석했다.
용인시는 단순히 도로를 닦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잇는 기반을 깔고 있다. 지방도 318호선, 국지도 57호선, 보개원삼로 등 4개 노선의 확장은 ‘길’이 아니라 산업의 생명선이자, 지역 발전의 실핏줄이다.
2027년 SK하이닉스의 첫 반도체 생산라인이 가동될 때, 그 배후에는 이미 완성된 교통 인프라가 있을 것이다. 용인의 도로는 반도체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사람과 산업, 지역과 국가를 연결하는 한국형 산업 르네상스의 길이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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