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오산의 도시 지형을 바꿀 대형 인프라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경부선 철도와 오산천을 동시에 넘는 ‘경부선 철도 횡단도로’ 공사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도로 개설을 넘어, 원도심과 세교2지구, 오산IC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연결축이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 시공을 당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연결’이다. 그동안 오산은 철도와 하천이라는 물리적 장벽으로 인해 동서 간 이동 효율성이 제한돼 왔다. 생활권은 사실상 분절됐고, 교통 흐름은 특정 구간에 집중되며 상습 정체가 반복됐다. 도시 내부의 구조적 병목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부선 철도 횡단도로는 원동에서 누읍동까지 이어지며, 오산천과 철도를 동시에 횡단하는 두 개의 교량 건설이 포함된 사업이다. 도시계획 측면에서 보면, 이는 ‘단절된 공간을 회복하는 프로젝트’에 가깝다. 도로는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경제, 생활, 행정 기능을 재배치하는 구조적 장치이기 때문이다.
도시 인프라 전문가들은 철도 횡단도로가 갖는 의미를 ‘도시 내부 네트워크의 재편’으로 해석한다. 철도는 지역 발전의 동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공간을 가르는 경계선이 되기도 한다. 이를 횡단하는 도로는 도시의 흐름을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오산처럼 생활권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에서는 이러한 연결 인프라가 성장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한다.
오산천 역시 중요한 변수다. 하천은 환경적 가치와 함께 도시 경관의 축이지만, 교통 체계 측면에서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된다. 결국 이번 사업은 철도와 하천이라는 이중 장벽을 동시에 극복하는 복합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공사의 가장 큰 난관은 원동 구간이다. 이곳에는 대형 하수관거와 각종 지중시설이 밀집해 있다. 도로 공사 이전에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지중시설 이전 작업은 기술적 난이도뿐 아니라 공사 기간과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중시설 이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공정이지만, 실제로는 전체 공사의 안정성과 직결된다. 하수관거, 통신선, 전력 설비 등 복잡하게 얽힌 도시 기반시설을 재배치하는 작업은 고도의 정밀성과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작은 오차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동서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오산의 도시 성장 축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점차 확장돼 왔지만, 기존 원도심과의 연결성 문제는 늘 숙제로 남았다.
신도시는 계획적으로 조성되지만, 기존 시가지는 오랜 시간 형성된 생활 기반과 경제 구조를 갖는다. 두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도시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지역 간 체감 격차가 발생한다. 경부선 철도 횡단도로는 이러한 구조적 간극을 줄이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도로가 완공되면 원도심과 세교2지구, 오산IC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이는 단순한 이동 시간 단축을 넘어 상권 구조, 주거 선호도, 토지 이용 패턴 등 도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대형 연결 도로 개통은 주변 지역의 생활권 재편과 경제 활성화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교통 체증 문제다. 출퇴근 시간대 반복되는 정체는 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요인이다. 도시 내부 도로망 확충은 결국 ‘시간 비용’을 줄이는 정책이기도 하다.
교통 전문가들은 횡단도로 개통 시 차량 흐름의 분산 효과에 주목한다. 특정 축에 집중됐던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병목 구간 완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도심과 신도시를 오가는 통행 수요가 많은 오산의 특성상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모든 교통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도로 개설은 새로운 교통 수요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 전체 네트워크가 확장되는 효과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권재 시장이 현장에서 강조한 메시지는 안전이었다. 대형 토목 공사에서 안전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조건이다. 최근 건설 현장의 안전 기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 공사 지연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은 사고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도시 인프라는 수십 년 이상 사용되는 공공 자산이다. 초기 시공 단계의 작은 결함이 장기적 유지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안전과 품질 확보는 단기 성과보다 중요한 정책 가치로 작용한다.
경부선 철도 횡단도로 공사는 물리적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오산의 성장 전략, 공간 구조, 생활 환경을 동시에 재정의하는 과정이다. 도시 경쟁력은 결국 연결성에서 출발한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기능과 기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잇느냐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
이어 대형 인프라 사업은 긴 시간과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한다. 공사 과정에서 불편도 따르고 변수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도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2029년, 두 개의 교량 위로 새로운 도시 흐름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시민의 일상 속 이동 경로가 바뀌고, 생활권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변화는 이미 공사 현장에서 조용히 진행 중이다. 오산의 동서를 잇는 이 도로가 도시의 균형과 활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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