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시흥시가 새로운 도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과천 경마장 유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흥시의회는 이에 발맞춰 공식적인 찬성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개발 속도보다 시민 삶의 질을 우선하는 ‘조건부 추진’ 원칙을 분명히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대와 함께 교통·환경 문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이번 결의안은 시흥의 미래 도시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시흥시의회는 3월 17일 열린 제33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원 전원이 공동 발의한 ‘과천 경마장 시흥 유치 관련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은 국토교통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 이후 촉발된 수도권 개발 재편 흐름 속에서, 시흥시가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시흥시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경마장 유치를 단순한 시설 이전이 아닌 ‘도시 경쟁력 강화의 촉매제’로 규정했다. 특히 대규모 유동 인구 유입과 관광·레저 산업 활성화, 관련 서비스업 성장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의회는 “경마장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대규모 일자리 창출, 지방세수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시흥의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마장은 단일 시설이지만, 주변 상권과 숙박·외식·교통 등 다양한 산업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복합 경제 거점’ 성격을 지닌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유치 경쟁까지 벌어지는 대표적인 개발 아이템으로 꼽힌다.
시흥시 역시 수도권 서남부 거점 도시로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결의안은 이러한 도시 전략과 맞물려 나온 정치적 선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흥시의회의 입장은 일방적인 개발 찬성에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결의안의 핵심은 ‘조건부 추진’에 가깝다.
의회는 특히 경마장 유치 과정에서 교통 혼잡, 환경 오염, 생활 인프라 부족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전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결의안은 “무조건적인 개발 속도보다 올바른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며 “교통 및 환경 문제 해결, 주거·교육 여건 개선, 생활SOC 확충 등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시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최근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반복된 주민 갈등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입장은 사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시흥시의회가 강조한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시민 수용성’이다. 의회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전제로 하지 않는 개발은 지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경마장 이전 문제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지역 주민의 생활 환경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주민 의견 수렴, 공론화 과정, 환경 영향 평가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결의안은 ‘유치 추진’과 ‘시민 보호’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복합적인 정책 과제를 제시한 셈이다.
시흥시의회는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집행부와의 긴밀한 협력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의회는 “시 집행부의 유치 활동과 행정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의회와 집행부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결의안 채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추진 단계까지 의회가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행정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필요한 지원은 아끼지 않겠다는 ‘이중 역할’ 수행을 예고한 대목이다.
시흥시의회는 이번 결의안을 시작으로 향후 사업 추진 과정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회는 “경마장 유치가 지역 발전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견제와 협력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정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도시 전략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대형 개발 사업에서 흔히 발생하는 예산 낭비, 정책 일관성 부족, 주민 갈등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이번 결의안은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수도권 개발 구도 변화 속에서 시흥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주택 공급 확대 정책, 광역 교통망 확충, 산업 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시흥이 ‘경마장 유치’라는 카드를 통해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성공 여부는 결국 실행력에 달려 있다. 경제적 효과와 시민 삶의 질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주민 소통이 얼마나 정교하게 이뤄질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흥시의회가 던진 이번 결의안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남은 것은 선언이 아닌 실천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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