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민주시민교육 정책이 제도적 기반을 한층 더 다지게 됐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김선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경기도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진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월 12일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학교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회 회의를 연 1회 이상 개최하도록 명문화하고, 민주시민교육 기본계획에 협력체계 구축 내용을 명시하도록 한 것이다.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라, 정책 운영의 책임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은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운영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고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학생의 시민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협력 기반을 확대해 조례의 취지가 실질적인 정책 운영으로 이어지도록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 보완을 넘어, 최근 교육 현장에서 제기돼 온 ‘형식적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학교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회는 교육정책 방향 설정과 주요 사업 자문을 맡는 기구다. 그러나 그간 회의 개최 주기나 운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사실상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자문위원회는 연 1회 이상 반드시 개최하도록 규정됐다. 이는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최소한의 점검 장치를 제도적으로 확보한 조치로 해석된다.
교육계에서는 “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유명무실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례화는 책임 행정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문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회의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안건의 질과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교육행정 전문가는 “연 1회 개최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현장 교사와 학생의 의견 수렴 구조가 함께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의 또 다른 축은 민주시민교육 기본계획에 협력체계 구축을 명시한 점이다.
그동안 민주시민교육은 각급 학교의 자율 프로그램, 교과 연계 활동, 체험 중심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부서 간 연계나 지역사회와의 협력 체계가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사업의 연속성과 통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협력체계가 기본계획에 명문화됨에 따라, 교육청 내부 부서 간 협업은 물론 지자체, 시민단체,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조율을 넘어, 민주시민교육을 학교 울타리 안에만 가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주의는 교실 안에서의 이론 교육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사회 참여, 공공 문제 해결 경험, 토론과 숙의 과정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체화된다.
이번 조례 개정은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성을 ‘선언적 목표’에서 ‘구조적 운영’으로 옮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육 현장에서 민주시민교육은 자칫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은 학생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권리를 이해하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공적 문제에 참여하는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
김 의원은 “건전한 시민의식과 책임감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만큼,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다.
첫째, 자문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투명성이다. 위원 구성의 다양성, 회의록 공개, 권고사항의 반영 여부 등이 정책 신뢰도를 좌우한다.
둘째, 협력체계의 구체화다. 단순한 문구 삽입이 아니라, 연간 실행계획과 평가 지표에 협력 성과를 어떻게 반영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학교 현장의 부담 완화다. 민주시민교육이 또 다른 행정업무로 인식되지 않도록 교사 지원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
조례는 방향을 제시하는 틀이다. 그러나 민주적 학교문화는 법 조항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생 자치 활성화, 교사·학생 간 상호 존중, 갈등 해결 과정의 민주적 절차 등이 일상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
이번 개정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문위원회 정례화와 협력체계 명문화는 제도적 골격을 세운 조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를 통해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시민 역량이 어떻게 성장하느냐다. 형식은 갖춰졌다. 앞으로의 평가는 실행과 성과에 달려 있다.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이 제도적 정비를 넘어, 학생들의 삶과 학교문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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