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교실. 초등학생들이 조종석에 앉아 비행 시뮬레이터를 작동한다. “이륙합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모니터 속 가상 활주로가 하늘로 열리고,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이곳은 한국항공대학교와 연계한 ‘고양형 우주항공 공유학교’, 미래 진로교육의 새로운 실험실이다.
‘공유학교’란 지역 내 대학과 기관, 기업의 자원을 학생들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경기도교육청의 혁신 프로그램이다. 특히 고양시는 한국항공대학교의 전문 교육 인프라를 학교교육과 접목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비행 체험을 넘어, 항공관제·항공역학·비행안전 시스템 등을 교육과정으로 다룬다. 중학생은 항공기 원리와 기초항법을 배우고, 고등학생은 실제 조종과 관제 훈련에 참여한다. 또한 초등학생 대상 ‘우주항공 탐구교실’은 놀이형 실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과학적 호기심을 키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4일 자신의 SNS에서 “하늘을 향한 학생들의 꿈이 이곳에서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며 “경기교육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학생의 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교육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항공산업과 연계한 진로특화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청은 이를 ‘고양형 우주항공특화 모델’로 명명하고, 초·중·고교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축했다. △초등단계는 상상력 기반의 항공·우주 탐구 활동, △중등단계는 항공기 제작 원리 및 비행 시뮬레이터 조종, △고등단계는 항공관제·항공안전 등 전문 트랙 운영 등이다.
이러한 단계별 시스템은 단순한 진로체험을 넘어 산업현장 연계형 교육 클러스터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항공대학교 교수진이 직접 참여하여 교육 콘텐츠를 설계하고, 일부 학생들은 대학 연구실 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도 얻는다.
고양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항공·우주 분야는 단순한 직업군이 아니라 미래 기술혁신의 핵심 산업”이라며 “학생들이 일찍부터 실제 현장 기술을 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유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 간 경계를 허무는 협력 모델’이다. 특정 학교만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근 여러 학교가 함께 참여한다. 이에 따라 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거주 지역이나 학교 규모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청은 교원 연수와 시설 확충을 병행해, 향후 ‘기후·에너지’, ‘AI 로봇’ 등 다른 산업 분야로 공유학교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교육연구원의 한 연구자는 “공유학교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 공공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며 “교육자원과 지역자산이 연결될 때 진정한 교육 혁신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미래는 준비된 학생의 것이며, 그 출발점이 학교 안팎의 경험 교육에 있다”며 “경기교육은 학생의 꿈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교육의 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고양형 우주항공 공유학교는 단순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것은 ‘공유’라는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자원·대학·학생이 함께 만드는 미래산업 인재양성 플랫폼이다. 하늘을 향한 아이들의 꿈이 이제 교실 안 시뮬레이터에서 현실로 날아오르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