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역량 강화·농업 SNS 운영으로 행정서비스 개선
[이코노미세계] 지방행정의 성과는 거창한 구호보다 주민의 일상에서 확인된다. 마을 진입로가 넓어져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이 개선되고, 필요한 농업 지원사업을 스마트폰으로 제때 확인하며, 공직자의 전문성이 높아져 민원 처리의 속도와 품질이 달라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양평군이 도로 기반시설 확충과 공직자 역량 강화, 농업정보 전달체계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며 생활 밀착형 행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업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은 뚜렷하다. 주민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찾아내고 행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평면 일신리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구둔~일신간 도로확포장공사’ 준공 소식을 알렸다. 같은 날 전북 완주에서 진행 중인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 현장을 찾아 양평군 소속 공직자들을 격려했다. 이와 함께 농업정책과 영농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한 친환경농업과 공식 SNS 운영 계획도 내놓았다.
도로를 넓히는 하드웨어 투자에서 공직자의 역량을 키우는 조직 혁신, 농업인과의 소통 방식을 바꾸는 디지털 행정까지 군정의 접점을 주민 생활 가까이 옮기려는 움직임이다.
구둔~일신간 도로확포장공사는 지평면 일신리 주민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지역 현안이다. 양평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총연장 1.5㎞ 구간을 폭 8m로 확장·정비했다. 도로 폭이 넓어지면서 차량 통행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교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지역의 도로는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다. 주민의 출퇴근과 통학은 물론 농산물 운송, 농기계 이동, 응급환자 이송, 소방차 진입 등 지역 생활 전반을 지탱하는 기반시설이다. 도로 여건이 불편하면 일상의 이동뿐 아니라 주민 안전과 지역경제 활동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 농기계와 일반 차량이 같은 도로를 이용하는 농촌에서는 충분한 도로 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도로에서 차량이 마주치면 한쪽이 후진하거나 갓길로 비켜서야 하고, 야간이나 비·눈이 내리는 날에는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진다. 도로 확장은 이동시간을 줄이는 효과뿐 아니라 주민이 체감하는 생활 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인 셈이다.
이번 공사가 주민과 토지 소유자, 공사 관계자의 협조를 바탕으로 마무리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농촌지역 도로 확장사업은 편입 토지와 보상, 공사 과정에서의 통행 불편 등으로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해관계자 간 협의와 주민의 협조가 사업의 속도와 완성도를 좌우한다.
전 군수는 “이번 도로 확장은 단순히 길 하나를 넓힌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소중한 기반을 마련한 의미 있는 결실”이라며 지역 주민과 토지 소유자, 공사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도로 준공은 사업의 끝이면서 관리의 시작이기도 하다. 확장된 도로가 실질적인 안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배수시설과 노면 상태, 도로표지, 가드레일 등 부대시설을 지속해서 살펴야 한다. 계절별 점검과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준공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불편을 조기에 보완하는 후속 관리도 필요하다.
전 군수는 도로 준공식에 참석한 뒤 전북 완주에서 진행 중인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 현장을 찾았다. 교육에 참여한 양평군 공직자들을 격려하고, 교육에서 얻은 경험과 역량을 군민을 위한 행정서비스로 연결해 달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5급 공무원은 정책과 현장을 잇는 핵심 중간관리자다. 부서의 업무 방향을 설정하고 실무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한편, 주요 현안에 대한 판단과 책임도 맡는다. 주민 요구가 복잡해지고 행정환경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중간관리자의 정책 이해력과 조정 능력, 현장 대응력이 중요해진다.
과거 지방행정이 법과 절차를 충실히 집행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현재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까지 요구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 보전과 개발의 균형, 디지털 행정 전환 등 어느 하나도 단일 부서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양평은 넓은 지역에 마을이 분산된 도농복합지역이다. 지역별 생활 여건과 주민 요구가 서로 다르고, 교통·복지·농업·관광·환경 문제가 맞물려 있다. 정책을 추진하는 공직자가 현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행정의 취지가 주민 생활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어렵다.
전 군수가 교육 현장에서 “군민을 위한 행정은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이를 집행하는 공직자의 전문성과 책임감,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직자 교육의 성과는 교육 수료 자체가 아니라 현업 복귀 이후 확인돼야 한다. 교육에서 습득한 리더십과 정책기획 능력을 부서 운영과 민원 해결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는 한편,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변화로 이어져야 교육의 의미가 살아난다.
양평군도 교육 참여자의 경험을 조직 전체와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교육 내용을 부서별 현안과 연계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해 실행 결과를 점검한다면 개인의 역량 향상을 조직 혁신으로 확산할 수 있다.
양평군은 농업인들이 각종 지원사업과 농업정책, 영농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친환경농업과 공식 SNS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그동안 농업 관련 정보는 주로 공문이나 군 홈페이지를 통해 전달됐다. 공식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농업인이 필요한 정보를 제때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농작업으로 바쁜 농업인이 홈페이지에 수시로 접속해 새로운 공고를 찾아보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원사업은 신청 기간을 놓치면 참여하기 어렵다. 교육이나 행사도 개최 사실을 늦게 알게 되면 일정을 조정하기 힘들다. 정보가 존재하더라도 수요자에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양평군은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X) 등 여러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농업 지원사업의 신청 기간과 교육·행사 일정, 농업정책, 영농정보 등을 이미지 중심으로 쉽고 빠르게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복잡한 공고문을 핵심 내용 위주로 정리하고 신청 기간과 대상, 방법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하면 농업인의 정보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동 중이나 농작업을 마친 뒤에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줄일 수 있다.
여러 SNS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이용자의 연령과 정보 소비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정 플랫폼만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사각지대를 줄이고, 농업인이 익숙한 채널을 선택해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SNS 개설만으로 정보 전달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계정을 지속해서 관리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게시하는 운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게시물마다 담당 부서와 문의처, 신청 방법을 명확히 표시하고, 일정이 변경되면 즉시 수정 내용을 알려야 혼선을 막을 수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을 위한 보완책도 필요하다. SNS와 기존 홈페이지, 문자메시지, 마을 방송, 읍·면사무소 안내 등을 병행해야 정보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 확대가 기존 전달체계를 일방적으로 대체하기보다 다양한 정보 채널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구둔~일신간 도로 확장과 공직자 리더십 교육, 친환경농업과 SNS 운영은 사업의 성격과 대상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주민의 불편을 줄이고 행정의 대응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도로 확장은 주민이 매일 이용하는 물리적 기반을 개선하는 일이다. 공직자 교육은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행정 내부의 역량을 높이는 과정이다. 농업 SNS는 행정이 보유한 정보를 주민에게 더 빠르고 쉽게 전달하기 위한 소통 방식의 변화다.
생활 밀착형 행정은 대규모 사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은 불편을 꾸준히 찾아 개선하고, 주민이 정책의 변화를 체감할 때 행정에 대한 신뢰도 쌓인다. 중요한 것은 사업을 시작하고 준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자인 주민의 평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확장된 도로가 얼마나 안전해졌는지, 교육을 받은 공직자의 업무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SNS를 통해 더 많은 농업인이 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주민 만족도와 이용 실적, 민원 감소 여부 등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다음 정책에 반영하는 환류 체계가 필요하다.
양평군이 추진하는 세 가지 변화는 지방행정의 기본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민이 오랫동안 기다린 길을 넓히고, 행정을 움직이는 사람의 역량을 키우며, 필요한 정보를 주민의 손안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이제 관건은 지속성이다. 준공 이후 도로 관리, 교육 이후 조직의 변화, SNS 개설 이후 꾸준한 정보 제공이 이어질 때 이번 정책들은 일회성 성과를 넘어 군민이 체감하는 행정 혁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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