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경기남부역사·국도 38호선 우회도로 지원 요청
[이코노미세계] 평택시가 급증하는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철도와 도로를 아우르는 광역교통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구 증가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물류시설 확대 등으로 도시의 외형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교통 기반시설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원용 평택시장은 11일 경기도에서 함께 근무했던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만나 평택의 주요 도로·철도 현안을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관심과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사업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C 노선의 평택 연장, 신안산선 안중 연장,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국도 38호선 우회도로 건설 등이다.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과 연계해 평택의 교통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평택시의 입장이다.
철도망은 수도권 주요 도시와 평택을 잇고, 도로망은 도시 내부의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는 방향이다. 평택시는 주요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산업·물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시장은 “평택은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산업·물류시설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교통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도로와 철도 기반시설을 차질 없이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택은 경기 남부권을 대표하는 산업·물류도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기반이 확대되고 있으며, 평택항과 각종 산업단지, 주한미군기지 등 국가 차원의 주요 시설도 밀집해 있다. 고덕국제신도시와 지제역세권 개발을 비롯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과 도시가 동시에 성장하면서 평택의 교통 수요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로의 혼잡은 시민들의 일상적인 불편으로 이어지고, 광역 이동을 위한 철도 선택지가 제한돼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특히 평택은 남부·북부·서부권의 생활권이 넓게 분산돼 있다. 과거 평택시와 송탄시, 평택군이 통합돼 형성된 도시 구조에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추가되면서 권역별 특성도 더욱 뚜렷해졌다. 이 때문에 단순히 외부로 연결되는 광역교통망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거점을 잇는 광역철도,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는 간선도로, 철도역과 주거·산업지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택시가 여러 철도·도로 사업을 하나의 교통 전략으로 묶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평택시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는 GTX-A·C 노선의 평택 연장이다. GTX는 기존 도시철도보다 빠른 속도로 수도권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다. 평택까지 노선이 연장되면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단축돼 시민들의 출퇴근 여건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GTX 연장은 단순히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택지제역을 중심으로 기존 철도와 광역철도, 지역 대중교통을 연계하면 평택이 경기 남부권의 교통 중심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평택지제역 일대에는 공공주택지구 조성과 역세권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향후 주거·상업시설 입주가 본격화하면 교통 수요는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개발 이후 교통 대책을 보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충분한 광역교통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평택시는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 GTX 연장과 주변 도로망 확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철도역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역을 중심으로 주거지역과 산업단지, 기존 도심을 연결하는 종합 환승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GTX-A·C 노선이 평택까지 이어질 경우 평택지제역의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철도망과 광역급행철도가 만나는 복합환승거점이 조성되면 시민들의 이동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업의 투자와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안산선 안중 연장도 평택의 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평택 서부권은 평택항과 포승국가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물류시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철도 교통 기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서부권 주민들은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때 승용차나 버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시간대 도로 정체가 발생하면 이동 시간이 크게 늘어나고, 고령자나 학생 등 승용차 이용이 어려운 시민들의 불편도 커진다.
신안산선이 안중까지 연장되면 평택 서부권과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잇는 새로운 철도축이 마련된다. 주민들의 이동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평택항과 주변 산업단지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평택시 전체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철도망이 평택지제역과 기존 도심에 집중될 경우 서부권과의 교통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신안산선 안중 연장은 철도 서비스가 부족했던 지역에 광역교통망을 공급해 도시 내부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광역철도 사업은 경제성 검토와 노선 협의, 재원 분담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중앙정부, 경기도,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도 평택시가 정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사업이다. 평택은 반도체와 자동차, 수소, 항만·물류산업이 집적된 도시인 데다 전국 각지에서 근로자와 기업 관계자들의 이동이 빈번하다.
고속철도 접근성이 개선되면 시민들의 장거리 이동 편의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기업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단지와 평택항, 수도권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거점이 마련되면 기업 관계자와 연구 인력의 이동이 편리해지고 지역의 투자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고속철도역은 단순한 교통시설을 넘어 도시의 성장 구조를 바꾸는 기반시설이다. 역을 중심으로 업무·상업·주거 기능이 결합되고, 주변 대중교통망이 체계적으로 정비되면 새로운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반대로 역사 위치와 환승체계, 주변 개발계획이 충분히 조율되지 않으면 교통 혼잡과 지역 간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이용 수요, 다른 철도망과의 연계 방안을 객관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평택시는 GTX-A·C 연장과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을 각각 분리된 사업으로 접근하기보다 평택지제역과 주변 철도망을 아우르는 광역교통체계 안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노선 간 환승 편의를 높이고 버스·택시·주차시설까지 함께 정비해야 철도 확충의 효과가 시민들의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어 철도망 확충과 함께 국도 38호선 우회도로 건설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국도 38호선은 평택의 산업·물류시설과 주요 생활권을 연결하는 도로지만, 도시 성장과 물동량 증가로 교통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형 화물차와 출퇴근 차량, 생활 교통이 한 도로에 집중되면 상습적인 정체뿐 아니라 교통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우회도로가 건설되면 도심을 통과하는 차량을 분산하고 기존 도로의 혼잡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도로 사업은 시민들이 비교적 빠르게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분야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산업단지로 향하는 물류 차량의 이동이 원활해지면 시민 편의와 기업 경쟁력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도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데 머물지 않고 도시개발 계획과 교통 수요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를 비롯한 개발지역의 입주 시기와 도로 개통 시기가 맞지 않으면 기존 도로에 교통량이 집중될 수 있다.
평택시는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과정에서 국도 38호선 우회도로를 비롯한 간선도로망의 필요성을 정부에 적극 설명하고, 철도와 도로 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평택시가 제시한 교통사업들은 짧은 기간 안에 완성하기 어려운 대규모 국가 기반시설이다.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국가계획 반영, 예산 확보, 설계와 공사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계획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개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부와 경기도, 평택시 사이의 재원 분담도 풀어야 할 과제다. 여러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사업별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민들에게 추진 일정과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광역교통망 확충이 또 다른 개발 수요와 교통량 증가를 불러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철도와 도로가 늘어나도 역과 주거지역,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대중교통이 부족하면 승용차 이용은 줄지 않을 수 있다. 광역철도 사업과 함께 시내버스 노선 개편, 환승센터 조성, 주차시설 확충, 보행환경 개선 등을 병행해야 하는 이유다.
지역별 교통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평택지제역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의 교통망 확충과 신안산선 안중 연장을 통한 서부권 접근성 개선이 균형 있게 추진돼야 한다. 특정 지역에 사업 효과가 집중되지 않도록 각 생활권을 연결하는 촘촘한 교통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최 시장이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직접 만나 지원을 요청한 것은 교통 분야를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경기도 기획조정실장과 평택시 부시장 등을 지낸 행정 경험과 중앙·광역정부와의 협력망을 활용해 장기 현안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평택의 교통 현안을 꼼꼼히 살피고, 필요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의 발걸음은 더욱 편안하게 하고 평택의 미래는 더욱 힘차게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평택의 교통정책은 이제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GTX-A·C 연장, 신안산선 안중 연장, KTX 경기남부역사 신설, 국도 38호선 우회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평택은 산업도시를 넘어 경기 남부의 광역교통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결국 교통망 확충의 성패는 노선의 수가 아니라 시민의 이동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지역 간 접근성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산업 성장의 효과가 시민 생활에 얼마나 넓게 돌아가는지에 달려 있다. 빠르게 성장해 온 평택이 이제 그 성장의 속도에 걸맞은 교통 기반을 갖출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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