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복 지원금을 40만 원으로 확대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지원금을 초과하는 교복 계약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책 취지와 달리 교복 가격 상승, 추가 구매 비용, 품질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교복 지원금이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인상된 이후에도 지원금 상한을 넘어서는 학교가 증가하면서 단순한 예산 확대만으로는 학부모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장승희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생 1인당 교복 계약단가가 지원금 40만 원을 초과하는 학교는 2024학년도 328개교에서 2026학년도 525개교로 증가했다.
전체 학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6%에서 44%로 높아졌다. 불과 2년 사이 지원금 초과 학교가 197개교 늘어나고 비율은 1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평균 교복 계약단가 역시 39만 9천 원에서 41만 1천 원으로 1만 2천 원 올랐다.
이 같은 변화는 교복 지원정책이 단순히 지원금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형성 구조와 구매 방식, 품질 관리까지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장승희 의원은 지난 28일 경기도의회 구리상담소에서 '경기도교육청 교복 지원정책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부모와 교복업체, 교육 당국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교복 가격 상승에 따른 학부모 부담과 구매·납품 과정의 불편, 생활복 전환 정책의 실효성, 행정 절차 개선 등 현장의 다양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교복 지원정책의 출발점은 교육복지 확대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교복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적 지원을 제공하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원금 확대가 반드시 실질적인 부담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자료에서 드러났다.
2024학년도 교복 지원금 초과 학교는 328개교로 전체의 26%였지만, 2026학년도에는 525개교로 44%까지 증가했다. 이는 2026학년도 기준으로 조사 대상 학교 10곳 가운데 4곳 이상에서 교복 계약단가가 지원금 40만 원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구리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됐다. 지역 내 18개 학교 가운데 7개 학교가 지원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 초과 학교가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학부모가 동일한 추가 비용을 부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교복 가격이 지원금 범위를 넘어서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교복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구매·계약 구조에서 비롯된 지속적인 문제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데 있다. 지원금이 확대되더라도 교복 계약가격이 함께 상승한다면 공적 재정 투입의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정책 평가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학생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는지뿐 아니라 실제 학부모가 부담하는 추가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 구매 과정에서 선택권이 보장되는지, 교복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개선됐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복지 정책의 성과는 예산 규모 자체보다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하는 변화에서 확인돼야 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제기한 핵심 문제는 교복 가격과 구매 방식이었다. 정장형 교복을 활동하기 편한 생활복 중심으로 바꾸더라도 실제 구매가격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복 지원금 인상에 맞춰 교복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시중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셔츠나 체육복 등을 학교 교복 낙찰업체에서 추가로 구매할 경우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교복 구매가 학교별 계약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필요한 품목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품질 문제도 제기됐다. 학부모들은 계약 과정에서 확인한 견본과 실제 납품된 제품 사이에 품질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복은 학생들이 장시간 착용하는 의류라는 점에서 단순히 외형이나 디자인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활동성과 착용감, 세탁 편의성, 내구성 등 실생활과 밀접한 요소가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은 체형 변화에 따라 교복을 추가로 구매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초 계약가격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구매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복 구매정책을 공급자 중심에서 실제 착용자인 학생과 비용을 부담하는 학부모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학교가 정한 품목을 일괄적으로 구매하는 방식에만 의존하기보다 학생별 필요에 따라 구매 품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유연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다만 선택권 확대가 학교별 공동구매의 가격 협상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제도 설계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복업체 관계자들은 가격 상승과 납품 지연의 원인으로 환율과 인건비 상승, 학교별 디자인 차이에 따른 소량 생산, 재고 부담 등을 설명했다.
학교마다 서로 다른 교복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어렵고, 특정 학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단과 부자재 조달 비용,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 계약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업체 측 설명은 교복 가격 문제를 단순히 지원금 인상이나 업체의 가격 책정 문제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교별로 다른 디자인과 구매 조건, 생산 규모, 계약 방식 등 여러 요소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품질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업체 관계자들은 입찰 단계부터 원단과 가공 조건 등 구체적인 품질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복 품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납품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줄이고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복 구매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과 품질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계약 구조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가격만 강조하면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품질 기준과 디자인 조건이 지나치게 복잡하면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교복 구매정책은 합리적인 가격과 적정한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특히 입찰부터 납품,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책임과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장형 교복을 활동하기 편한 교복으로 전환하는 '편한 교복 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활동 편의성을 높이면서 기존 교복 구매제도에서 나타난 가격과 품질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표준디자인 보급과 교육지원청 일괄계약 확대, 품질검사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표준디자인 확대는 학교마다 다른 교복 디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
교육지원청 단위의 일괄계약 역시 구매 규모를 확대해 계약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실제 가격 인하와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시행 이후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생활복 전환이 단순히 정장형 교복을 다른 형태의 의류로 바꾸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학생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학부모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승희 의원도 이러한 점을 강조했다. "생활복 전환이 단순히 교복의 형태를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학생의 활동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학부모가 납득할 수 있도록 가격 구조와 구매 방식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교복 정책의 방향을 외형적인 변화에서 실질적인 교육복지 개선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교복을 편하게 만드는 것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할 정책 목표라는 의미다.
이알 교복 지원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경기도교육청은 구리시와 협의해 2027년부터 교육지원청이 학교에 교복 지원비를 일괄 지급하도록 지원 행정을 일원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해 2028학년도 교복 입찰부터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교복 지원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적 불편을 줄이고 계약·지원체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행정 일원화가 실제 학교 업무 부담 감소와 구매 절차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교육지원청이 지원비 지급을 일괄적으로 담당하더라도 학교와 학부모, 업체 사이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면 새로운 불편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제도 시행 과정에서는 행정 절차 간소화와 함께 학교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할 때도 행정 처리의 효율성뿐 아니라 교복 가격 변화, 품질 만족도, 추가 구매 편의성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지원청 단위의 계약 확대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학교별 특성과 학생들의 선택권을 적절히 보장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교복 가격 문제를 넘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표적인 제안이 학년별 교복 색상 구분을 없애 물려입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학년마다 교복 색상이 다를 경우 상급생이 사용하던 교복을 후배 학생에게 물려주는 데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학년별 색상 구분을 최소화하면 교복을 재사용하기 쉬워지고 가정의 추가 구매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교복 재사용은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자원 절약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또한 학생들이 필요한 품목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생마다 생활 방식과 활동량, 선호하는 의류가 다른 만큼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구매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복 디자인과 소재를 결정할 때 실제 착용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학생들이 매일 입는 교복인 만큼 착용감과 활동 편의성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장승희 의원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교복 또는 생활복을 입는 것은 학생이므로, 학생을 교육의 객체가 아닌 교육의 당당한 주체로 인정해야 경기교육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했다.
교복 정책을 행정기관과 학교, 업체 중심으로 결정하기보다 학생들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간담회에는 경기도교육청 복지협력과,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구리교육센터, 교복업체 관계자, 구리지역 중·고등학교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교복 지원금 초과 문제부터 구매·납품 불편, 품질 관리, 생활복 전환, 행정체계 개선까지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장승희 의원은 "오늘 간담회는 학부모와 업체, 교육 당국이 각자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개선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학생은 편하게 입고 학부모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교복 정책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학생 복지 예산이 축소되지 않도록 살펴달라는 학부모들의 당부에도 뜻을 함께했다.
아울러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2026년 행정사무감사와 '교복 학교주관구매 표준계약서(예시)' 개정 건의 등 후속 의정활동에 반영할 계획이다.
향후 경기도의회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교복 지원정책이 실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점검하고, 계약가격과 품질 관리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복 지원금 확대가 교육복지 강화라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가격 구조와 구매 방식, 품질 관리, 학생 선택권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 지원금 40만 원 시대에 교복 계약단가가 이를 초과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정책 효과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신호다.
이제 교복 정책의 성과는 얼마를 지원했느냐보다 학생과 학부모가 얼마나 만족하고, 실제 경제적 부담이 얼마나 줄었느냐로 평가돼야 한다. 학생은 편안하게 입고, 학부모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며, 학교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교복 제도. 경기도 교복 지원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장승희 의원이 제기한 현장의 문제들이 경기도교육청의 제도개선과 경기도의회의 후속 점검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