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지역에서 만들어진 부(富)가 지역을 떠나지 않고 다시 시민의 삶으로 돌아오는 경제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지방정부가 단순한 행정서비스 제공자를 넘어 지역경제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박승원 광명시장이 ‘지역공동체 자산화’라는 새로운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지역에서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를 개선하고, 시민과 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해 지역 내부에서 부가 순환하는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역공동체 자산화를 단순한 경제 활성화 사업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과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조적 대안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 시장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공동체 자산화 국제포럼에서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며 사회연대경제와 지역순환경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역경제 발전 방향을 밝혔다. 또 지역공동체 자산화에 대해 “사회연대경제를 좀 더 시스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공공, 기업, 시민, 앵커기관 등이 지역 안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광명시가 추진하는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경제정책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박 시장이 제시한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의 출발점은 지역경제에서 발생하는 부의 흐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우리의 부는 어디서 오는지, 우리의 부가 어디로 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경제가 성장하더라도 그 성과가 지역 주민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다. 일반적으로 지방정부의 경제정책은 기업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 일자리 창출, 투자 확대 등 외형적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기업의 생산활동과 소비를 통해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지역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에서는 지역경제의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지역에 대규모 기업이 들어서더라도 지역 중소기업과의 거래가 충분하지 않거나 지역 주민의 경제활동 참여가 제한된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기대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으로 해석된다.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 지역 내부에서 다시 투자되고 소비되며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지역 내 거래 확대, 시민의 경제활동 참여,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 조직의 성장, 공공기관의 협력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박 시장은 “부가 오는 과정과 흐름을 이해하고 공정한 경제를 이루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부가 지역 안에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격차를 줄여서 양극화를 극복하는 것, 좀 더 나은 지역경제를 만드는 것”이 지역공동체 자산화 사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광명시가 제시한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또 다른 특징은 경제활동의 주체를 확대하는 데 있다. 기존 경제정책이 행정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시민과 협동조합, 지역사회 조직, 앵커기관까지 경제 생태계의 핵심 주체로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여기서 앵커기관은 지역에 안정적으로 기반을 두고 고용과 구매, 투자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기관을 의미한다. 이들 기관이 지역기업과 거래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한다면 경제적 가치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구조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참여기관 간 역할 분담과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박 시장이 강조한 사회연대경제 역시 이 같은 협력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다.
사회연대경제는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공동체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조직이 참여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직접 경제활동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업 중심 경제정책과 차별화된다.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사회연대경제가 어렵거나 특별한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연대경제가 무엇인지, 지역공동체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어렵지 않다. 참여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학습하고 협동조합 만들고 콘텐츠를 찾아서 함께 창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과정은 지역경제의 자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협동조합 설립이나 공동체 창업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경영 역량 강화, 자금 조달 등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박 시장은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14일 페이스북에서 전날 지역공동체 자산화 국제포럼 일정을 소화하며 언론 인터뷰와 협력기관 간담회,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정에는 기아 오토랜드 등 협력기관과의 간담회가 포함됐다. 또 일본과 미국, 스코틀랜드에서 온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는 안성시장, 대전 중구청장, 영암군수 등이 함께 지역순환경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와 국내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은 지역공동체 자산화가 특정 지방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여러 지역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경제정책 의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지역경제의 자립과 공동체 중심 경제활동은 산업구조와 지역 여건이 서로 다른 지방정부에도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수 있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촌지역은 경제적 기반과 인구구조가 다르지만 지역에서 발생한 경제적 가치가 주민의 삶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제포럼은 이러한 공통의 문제를 놓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 시장은 포럼에서 지역공동체 자산화 사업을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시키자는 방향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적인 논의가 실제 정책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포럼에서 제시된 방향을 구체적인 협력사업과 실행계획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외 지방정부가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는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어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박 시장이 국제포럼 일정 중 기아 오토랜드 등 협력기관과 간담회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업은 고용과 생산, 구매, 투자 등 다양한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업과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협력한다면 지역 내부의 경제적 연계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지역기업 간 거래를 확대하거나 지역사회와 연계한 경제활동을 추진하는 방식은 지역순환경제의 기반을 넓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지역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과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지역공동체 자산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력구조를 마련하고 그 성과가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협동조합 등 경제주체 간 협력은 지역경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광명시가 추진하는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 역시 이러한 협력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박 시장의 설명만으로는 기아 오토랜드 등 협력기관과 어떤 세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협력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추진 일정이 제시된다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더욱 분명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시장은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성공을 위해 지역의 자율성과 재정분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제포럼에서 논의한 주요 방향으로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세계적 확산과 연대·협력 강화를 제시하면서 더 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역의 자율성과 재정분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자신의 강력한 의견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역경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정부가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해석된다.
지역마다 산업구조와 인구, 재정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획일적인 경제정책만으로 지역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업시설이 집중된 지역과 소상공인 중심의 상권이 발달한 지역,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은 경제적 특성이 서로 다르다.
지역공동체 자산화 역시 각 지역의 자원과 경제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권과 안정적인 재정 기반은 중요한 조건이 된다. 재정분권이 충분하지 않다면 지방정부가 장기적인 지역경제 발전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단기간의 성과보다 지속적인 경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 정책인 만큼 중장기적인 사업 추진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박 시장이 지역 자율성과 재정분권을 강조한 것도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조건과 연결된다.
다만 재정분권 확대와 지역 자율성 강화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역할 조정, 재원 확보, 제도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광명시가 제시한 지역공동체 자산화 정책은 지역경제 성장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 지역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과 함께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이는 경제성장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성장의 성과가 지역사회에 더욱 폭넓게 돌아가도록 경제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접근이다. 경제적 양극화는 단순히 개인 간 소득 차이뿐 아니라 기업 규모와 산업구조, 지역 간 발전 수준 등 다양한 요인과 연결돼 있다.
지역 내부에서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다르면 성장의 혜택이 일부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지역공동체 자산화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려면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경제적 성과가 공동체에 환원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이 협동조합이나 공동체 창업에 참여하고 지역기업과 공공기관이 협력하는 방식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실제 지역 내 소비와 거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지역 일자리와 주민 소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에게 정책의 성과가 얼마나 돌아가는지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될 수 있다. 지역공동체 자산화가 선언적인 정책 구호를 넘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박 시장은 지역공동체 자산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꼽았다. “세상의 변화는 시민이 이끌어 간다”며 “광명시가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시민들의 힘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포럼에 참여해 의견을 나눈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지역경제의 변화를 행정기관이나 기업만의 역할로 보지 않고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실현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실제로 지역공동체 중심의 경제활동은 주민들이 지역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주민들이 공동의 필요에 따라 경제조직을 구성하고 사업을 운영한다면 경제적 가치와 함께 공동체의 결속력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시민 참여가 일회성 행사나 단기 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역량 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협동조합 설립을 희망하는 주민들에게는 사업계획 수립과 경영, 회계, 마케팅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이 제안한 사업이 실제 지역경제와 연결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기업, 지역사회 조직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광명시가 강조하는 사회연대경제 역시 시민 참여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참여의 지속성과 경제적 자립 가능성을 함께 확보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박승원 시장이 제시한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지방정부의 경제정책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동안 지방정부는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산업 기반 확충 등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광명시의 구상은 이러한 성장정책에 더해 지역에서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어떻게 순환하고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공공과 기업, 시민, 앵커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확장하겠다는 방향은 지역경제 정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책의 실질적인 성공 여부는 앞으로 구체적인 사업과 성과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지역공동체 자산화 사업의 참여 주체와 재원 조달 방식, 추진 일정, 경제적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 등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 실제로 얼마나 지역에 남고, 시민의 소득과 일자리, 생활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국제포럼에서 제시된 연대와 협력의 방향을 구체적인 정책사업으로 연결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특히 기업과 공공기관의 협력이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시민들의 경제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공동체 자산화가 안정적인 지역경제 발전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행정적 지원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박 시장이 강조한 지역 자율성과 재정분권 역시 이러한 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결국 광명시가 추진하는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핵심은 지역경제의 성장과 공동체의 이익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있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부가 지역 안에서 다시 일자리와 소득,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박 시장은 지역공동체 자산화를 통해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보다 공정한 지역경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구상이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구현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느냐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