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추진 과정·문제점 면밀히 점검, 도시 성장 걸맞은 문화 인프라 구축
시민에 수준 높은 문화향유 공간, 지역 예술인에 활동 무대 마련
[이코노미세계] 김포의 오랜 문화예술 숙제로 꼽혀 온 문화예술회관 건립 문제가 민선 9기 들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21일 김포문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재단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안건을 심의하고 김포 문화예술 발전 방향과 재단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문화예술회관 건립 추진 문제도 주요 관심사로 다뤄졌다.
김포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는 민선 9기 출범과 신명호 제5대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이사회다. 정관 일부 개정과 규정 제·개정, 기부금 사용, 2026년 제7회 추가경정 자체예산 등 4개 안건이 심의돼 모두 원안 가결됐다. 재단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정비하는 동시에 향후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개별 안건보다 김포의 장기 현안인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대한 민선 9기의 입장이었다.
이 시장은 문화예술회관을 “김포시민의 오랜 기대이자 김포가 문화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이라고 규정했다. 동시에 그동안 사업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이 때문에 현재까지 추진에 어려움이 이어졌다는 점도 인정했다.
민선 9기가 단순히 기존 사업을 이어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 추진 과정부터 다시 들여다본 뒤 실행 가능한 방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시장이 내놓은 메시지의 핵심은 ‘재검토’와 ‘추진’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따져보되 과거의 문제에만 머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고 더 이상 미뤄둘 수는 없다”며 민선 9기에서 지금까지의 추진 과정과 문제점을 면밀하게 살펴 현실적인 해법을 찾고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나온 과정에 머무르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실제 사업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구체적인 부지나 사업비, 사업 규모, 재원 조달 방식, 착공 및 준공 목표 시점 등은 제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민선 9기가 ‘건립 추진’이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향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마련되면서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추진 속도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관건은 선언을 구체적인 행정계획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에 있다.
문화예술회관과 같은 대형 문화시설은 건물 하나를 짓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기능을 담을지, 시민이 얼마나 이용할 수 있을지, 지역 예술인과 어떻게 연결할지, 건립 이후 운영비와 프로그램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결국 ‘무엇을 짓느냐’ 못지않게 ‘어떤 문화공간을 만들 것이냐’가 중요하다.
이 시장도 문화예술회관의 역할을 시민과 지역 예술인이라는 두 축에서 설명했다. 시민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가까운 곳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인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포의 도시 규모와 성장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예술회관을 단순 공연장이 아닌 지역 문화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바라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 문화정책에서 공연장과 전시공간 등 기반시설은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좋은 공연이나 전시 프로그램이 있어도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과 지역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무대가 부족하면 문화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렵다.
김포문화재단도 현재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2026년 예술활동지원사업을 통해 김포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예술단체의 지속적인 활동과 새로운 창작을 지원하고, 지역 곳곳에서 시민과 만나는 예술 활동을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문화예술회관 건립 문제가 이런 지역 예술 지원정책과 연결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창작 지원과 공연·전시 공간, 시민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하나의 문화생태계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문화예술회관 논의에서 주목할 대목은 이 시장이 ‘도시 규모와 성장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민선 9기 김포시는 시정목표를 ‘시민과 함께 김포 대(大)도약’으로 정하고 교통·교육·경제·문화·복지 등 5개 분야의 혁신을 시정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화 분야 역시 민선 9기 도시전략의 한 축으로 포함돼 있다.
문화시설을 도시 성장의 부수적인 영역이 아니라 시민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로 접근하겠다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도시가 커지면 시민이 요구하는 행정서비스의 수준도 달라진다. 교통과 교육, 주거와 복지뿐 아니라 공연·전시·축제 등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회관이 완공됐다는 사실 자체보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지역 예술인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며 외부 관람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시설의 규모와 외형뿐 아니라 운영 프로그램과 이용 주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대규모 공연 중심으로 운영할 것인지, 지역 예술인의 창작·공연 기능을 강화할 것인지, 시민 생활문화 공간까지 포함할 것인지 등에 따라 회관의 성격과 규모, 운영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회관 논의는 김포문화재단의 향후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김포문화재단은 21일 이사회에서 향후 문화예술뿐 아니라 관광 분야까지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을 논의했다.
신명호 대표이사는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예술인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김포의 문화·예술 자원을 관광과 연계해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이는 문화정책의 범위를 공연과 전시 등 전통적인 문화예술 영역에 한정하지 않고 관광 및 도시 브랜드와 연결하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문화예술회관 역시 장기적으로 이러한 전략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공연장이 시민만을 위한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김포를 방문하는 외부 관람객을 유치하는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는다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로 연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효과는 건물을 짓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경쟁력 있는 공연·전시 콘텐츠와 지속적인 기획 능력, 지역 문화자원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따라서 문화예술회관 건립과 김포문화재단의 기능 강화는 별도의 사업으로 접근하기보다 중장기 문화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 시장은 문화예술회관 건립 문제와 함께 김포문화재단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핵심은 ‘사전 설명’과 ‘정보 공유’다. 그리고 인사 등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이 필요한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이사회에 미리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와 집행부가 충분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구조를 만들어 보다 안정적인 재단 운영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은 행정조직과 달리 문화예술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조직이다. 예산과 인사, 사업 선정 등에서 투명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이사회가 형식적인 의결기구에 머물지 않고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려면 충분한 정보 제공과 사전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
이 시장이 이사회와 집행부 간 정보 공유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조직 운영 방식과 관련돼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 원칙이 실제 재단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다.
인사와 예산, 주요 사업 변경 등 재단 운영의 핵심 사안을 어느 단계에서 이사회와 공유하고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반영할 것인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이번 이사회는 민선 9기 문화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김포문화재단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이기형 이사장과 신명호 제5대 대표이사 체제에서 처음 열린 이사회였다.
이사회에서는 정관 일부 개정, 규정 제·개정, 기부금 사용, 2026년 제7회 추가경정 자체예산 등 모두 4개 안건이 심의됐으며 전부 원안 가결됐다.
재단은 이를 계기로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예술과 관광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 역시 재단이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예술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결국 문화예술회관이라는 ‘하드웨어’와 김포문화재단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앞으로 김포 문화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좋은 시설이 있어도 콘텐츠가 부족하면 시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이를 펼칠 공간이 부족하면 지역 문화예술의 성장에 한계가 생긴다. 공간과 콘텐츠, 예술인과 시민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둘러싼 민선 9기의 첫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과거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다시 살피되 사업 자체를 계속 미루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건립 의지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인 로드맵이 뒤따라야 한다. 아직 건립 위치와 시설 규모, 총사업비, 재원 조달 방안, 행정절차, 착공·준공 목표 시점 등이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김포시가 이러한 세부 계획을 어떤 순서와 일정으로 제시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과거 추진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과 함께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업 추진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시민 의견 수렴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예술회관은 특정 기관이나 예술인만 사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고 장기간 시민이 이용하게 될 공공시설이다.
공연 중심인지, 전시와 생활문화 기능까지 포함할 것인지, 지역 예술인의 활동 공간을 어느 정도 확보할 것인지 등에 대해 이용자인 시민과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운영 단계에 대한 준비도 건립 단계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규모 문화시설은 준공 이후 지속적인 운영비가 필요하다. 어떤 기관이 운영할지, 공연과 전시 콘텐츠는 어떻게 확보할지, 지역 예술인과 외부 전문예술단체의 프로그램을 어떤 비율로 구성할지 등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이기형 시장은 이번 메시지의 마지막을 짧지만 강한 표현으로 정리했다. “해야 할 일은 결국 해내겠습니다.” 이어 “김포의 오랜 문화예술 숙제를 민선 9기에서 한 걸음씩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민선 9기 문화정책의 주요 과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관심은 ‘건립하겠다’는 선언 이후에 쏠린다.
과거 사업의 문제점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지,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재원과 입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차례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포문화재단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재단이 지역 예술인을 지원하고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기존 역할을 넘어 문화와 관광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면 문화예술회관 역시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 문화정책을 담아내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결국 문화예술회관 건립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규모나 외형만이 아니다. 시민이 실제로 찾는 공간인지, 지역 예술인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인지, 김포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설인지가 더 중요하다.
민선 9기는 이제 김포의 오래된 문화예술 숙제를 다시 풀겠다는 출발선에 섰다. 과거 추진 과정의 문제를 냉정하게 되짚으면서도 미래를 향한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동시에 놓였다.
이 시장이 강조한 것처럼 이제 초점은 ‘왜 지금까지 안 됐는가’에만 머물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낼 것인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 해답이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시민이 체감하는 문화 인프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민선 9기 김포 문화정책을 평가하는 주요 지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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