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남양주시가 헌법의 기본 가치를 지방행정 전반에 구현하는 ‘헌법친화도시’ 조성을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취임 후 첫 번째로 결재한 ‘헌법친화도시 남양주 실현을 위한 기본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시민의 기본권 보장과 시정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조례안은 단순히 헌법의 정신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민주주의와 인권, 시민주권의 가치를 반영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행정기관 중심으로 운영돼 온 지방자치의 구조를 시민 참여와 권리 보장 중심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정책적 방향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시장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최현덕의 남양주시장 일기 187’을 통해 조례안 통과 소식을 전하며 향후 기본계획 수립과 헌법친화도시위원회 구성, 헌법교육 확대, 민주시민 실천 프로그램 운영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시장은 “지난 7월 1일 남양주시장으로 취임하면서 결재 1호였던 ‘헌법친화도시 남양주 실현을 위한 기본조례안’이 11월 6일 오전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의회 개원이 3개월여 늦어지는 진통도 있었지만,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여야 합의로 조례안을 통과시켜 준 시의원 모두에게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취임 첫 결재에서 출발한 정책이 약 4개월 만에 제도화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번 조례안의 핵심은 헌법의 기본 원리를 지방행정의 운영 기준으로 삼고, 시민들이 행정의 수혜자를 넘어 정책 결정과 지역사회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다만 조례 제정이 곧바로 시민의 권리 확대나 행정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예산 확보, 시민 참여 절차 마련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시정 운영의 실질적인 변화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안의 출발점은 최 시장의 취임 첫날인 지난 7월 1일이다. 최 시장은 당시 헌법친화도시 남양주 실현을 위한 기본조례안을 첫 번째 결재 대상으로 선택했다. 시정 운영의 기본 방향을 헌법적 가치와 시민주권에 두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 결정으로 해석된다.
조례안은 남양주시가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 원리를 시정 전반에 반영해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시민들이 정책 결정과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헌법정신이 시민의 일상에 확산되는 헌법친화도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헌법을 추상적인 국가 운영 원칙이 아니라 시민 생활과 밀접한 지방행정의 실천 기준으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국가의 입법과 사법 영역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주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절차, 행정정보에 대한 접근, 공공서비스의 공정한 제공,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은 지방정부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과제다.
따라서 헌법친화도시 정책의 실질적인 성패는 시민들이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존중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번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는 사실도 의미가 있다.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교육, 시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정책 방향에 대해 의회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물론 여야 합의가 향후 모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사업의 필요성, 재정 부담, 시민 수요 등을 놓고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헌법친화도시가 일회성 캠페인이나 상징적 구호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조례의 취지가 실제 행정 절차와 정책 운영에 반영돼야 한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부터 정책 추진 과정의 투명성, 권리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행정적 장치까지 구체적인 실행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최 시장은 이번 조례 제정의 배경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따른 민주주의 및 헌정질서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해당 사태를 겪으면서 시민들이 헌정 수호와 민주주의, 인권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지방자치의 최일선에서 헌법과 민주주의 교육이 일상화돼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도 밝혔다. 이는 헌법친화도시 정책을 특정 행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지방자치의 운영 철학과 연결하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남양주시가 이러한 방향을 어떻게 구체적인 행정 기준과 사업으로 발전시키느냐가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례안이 지향하는 또 하나의 변화는 시민의 역할 확대다. 기존 지방행정에서 시민 참여는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의견 수렴 등 특정 절차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민주권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려면 정책의 기획과 결정, 집행, 평가 과정에서 시민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최 시장이 조례안 통과 이후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속 사업에는 이러한 방향이 반영돼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헌법친화도시 기본계획 수립과 헌법친화도시위원회 구성이다. 기본계획은 조례의 목적을 구체적인 행정 목표와 실행 과제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헌법교육의 대상과 범위, 시민 참여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 사업별 추진 일정, 성과 평가 기준 등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헌법친화도시위원회 역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의 구체적인 권한과 구성 방식은 향후 확인이 필요하지만,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이 중요하다.
특히 청년과 고령층, 장애인,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책 논의 과정에서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헌법교육과 민주시민 실천 프로그램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헌법교육은 단순히 헌법 조문을 학습하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실천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 현안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는 방법, 공공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절차, 행정기관에 의견을 제기하는 방법 등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구성할 수 있다.
학생과 청년에게는 민주적 토론과 참여의 기회를, 중장년층과 고령층에게는 생활 속 권리 보장과 행정 참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이처럼 교육 대상을 세분화하고 시민의 실제 생활과 연결할 경우 헌법교육은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시민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주목할 사업은 최 시장이 제시한 '디지털 시민주권 플랫폼' 운영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시민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정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정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온라인 정책 제안, 시민 의견 수렴, 행정정보 제공 등은 시민과 지방정부 사이의 소통을 넓히는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의 설치 자체가 시민주권의 실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민이 제출한 의견이 실제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정보 접근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한 오프라인 참여 통로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보안, 참여 과정의 공정성 확보 역시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결국 디지털 시민주권의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시민의 참여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헌법친화도시가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러한 참여 체계를 생활 현장에 정착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남양주시의 헌법친화도시 구상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공간은 마석 모란공원 민주화열사묘역이다. 최 시장은 이곳을 헌법친화도시 정책과 연계한 역사·민주주의 교육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전태일, 박종철, 김근태, 문익환 등 민주화와 인권, 노동운동에 헌신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마석 모란공원 민주화열사묘역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곳에는 200여 명의 민주·인권·노동 관련 인사들이 안장돼 있다.
이러한 역사적 공간이 자리한 남양주시의 시장으로서 헌법친화도시 조성을 시대적 책무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민주화열사묘역을 방문하는 국민들이 추모와 교육, 전시, 연수 활동을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교육연수공간을 조성하고 성역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 및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마석 모란공원 민주화열사묘역은 한국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과 노동·인권운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역사적 장소라는 점에서 교육적 활용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를 단순히 기록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인물들의 삶과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미래세대에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사적 공간은 현장 교육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육연수공간이 조성된다면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역사 탐방, 민주주의 교육, 인권 관련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제시된 구상만으로 시설의 구체적인 규모나 위치, 사업비, 착공 및 완공 시점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사업의 실현을 위해서는 관계기관 협의와 재원 마련, 운영 주체 및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지역의 역사적 자산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실제 사업계획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또한 교육연수공간의 지속 가능한 운영도 중요한 과제다. 시설 조성에만 집중할 경우 운영비 부담이나 프로그램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성 단계부터 장기적인 운영 체계와 교육 콘텐츠, 시민 참여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진다면 마석 모란공원 민주화열사묘역은 추모의 공간을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 거점으로서 의미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헌법친화도시 남양주 실현을 위한 기본조례안의 시의회 통과는 새로운 시정 방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는 더욱 구체적이다. 조례가 선언한 시민의 기본권 보장과 정책 참여 확대를 실제 행정에 적용하려면 사업별 추진계획과 실행 기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정책의 변화를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정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개선되는지, 시민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행정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권리 보장이 강화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다.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는 것은 물론 행정조직 내부에서도 헌법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시장 개인의 의지를 넘어 행정조직과 시의회,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례 제정 이후 후속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예산의 효율성과 사업 성과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헌법교육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만을 성과로 평가하기보다는 시민의 정책 이해도와 참여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디지털 시민주권 플랫폼 역시 이용자 수뿐 아니라 시민 제안의 처리 현황과 정책 반영 정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검토할 수 있다.
헌법친화도시위원회가 구성된다면 활동 내용과 정책 권고 결과 등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식도 투명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헌법친화도시 정책이 특정 정치적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본권 보장과 민주적 참여의 원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지도 중요하다.
헌법적 가치가 지방행정의 공통 기준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존중하는 제도적 운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조례안 제4조에 규정된 '시장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헌법적 가치가 남양주시 행정 전반에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조례안 통과에 대해 “시민주권시대, 남양주 대전환을 위해 첫 단추가 잘 꿰져 기쁘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례안 통과는 헌법의 기본 원리를 지방행정의 운영 철학으로 연결하려는 남양주시의 정책적 시도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기본계획 수립과 위원회 구성, 헌법교육 및 민주시민 실천 프로그램 운영, 디지털 시민주권 플랫폼 구축, 민주화열사묘역 연계 사업 등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헌법친화도시의 가치는 조례의 명칭이나 상징적인 정책 선언보다 시민들의 실생활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행정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지역의 중요한 결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 행정기관이 그 의견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지가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취임 첫 결재에서 시작해 시의회 통과로 이어진 최현덕 시장의 헌법친화도시 구상. 이제 남은 과제는 제도적 기반을 시민들의 일상 속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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