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골목·공동체 결합, 북내면만의 관광 경쟁력 키워
이틀 축제 넘어 상권 활성화·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는 게 과제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의 작은 골목과 금당천이 가을 축제장으로 변했다. 거대한 무대를 앞세운 대형 축제도,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이벤트도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이 꽃길을 가꾸고 지역 상인들이 가게와 화장실을 개방했다. 주민과 상인이 함께 손님을 맞으며 평범했던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축제는 10월 3일과 4일 이틀 동안 열린 ‘제2회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 이야기다. 이번 축제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규모보다 ‘누가 축제를 만들었느냐’에 있다. 북내면 22개 마을 주민들과 지역 상인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행사를 준비했다. 주민들은 새벽부터 꽃길을 가꾸며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했고 상인들은 상점과 화장실 등을 개방했다. 행사 관계자들도 곳곳에서 축제 운영을 뒷받침했다.
지역 주민이 구경꾼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를 만드는 주체로 참여한 것이다. 이충우 여주시장도 축제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민과 상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시장은 주민과 상인, 관계자들의 헌신 덕분에 여주를 찾은 방문객들이 정겨운 ‘소도시 골목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역 축제가 넘쳐나는 시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봄부터 겨울까지 크고 작은 축제를 개최한다. 그러나 축제가 많아질수록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도 뚜렷해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를 넘어 ‘왜 다시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는 여주시의 생활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전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실험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축제가 지속 가능하려면 주민 참여가 중요하다. 행정기관이 예산을 투입하고 외부 업체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역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축제 기간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행사가 끝난 뒤 지역에 남는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는 출발부터 주민 참여에 무게를 뒀다. 북내면 22개 마을 주민들과 지역 상인들이 행사 준비 과정에 함께했다. 특히 주민들이 새벽부터 꽃길을 정비하고 방문객을 맞을 준비에 나섰다는 점은 이번 축제의 성격을 보여준다.
상인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지역을 찾은 관광객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편의시설이다. 상인들은 자신의 상점뿐 아니라 화장실까지 개방하며 방문객을 맞았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의 역할을 넘어 지역을 찾은 손님을 함께 맞는 ‘마을의 안내자’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 같은 주민 참여는 축제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 업체가 만든 인위적인 공간이 아니라 평소 주민들이 살아가는 골목과 상점, 하천 주변 공간이 축제장이 된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잘 꾸며진 대규모 관광시설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시장이 이번 축제를 설명하면서 ‘소도시 골목의 감성’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의 흐름도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에서 지역의 일상과 음식, 골목, 자연환경을 경험하는 방향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북내 금당천이 가진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일상을 축제 콘텐츠로 연결할 경우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할 여지가 생긴다.
축제의 또 다른 핵심은 ‘지역성’이다. 금당천의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지역의 먹거리인 삼색별미와 다양한 문화공연이 어우러졌다.
이 시장은 “금당천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서 함께 나눈 삼색별미와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지역 축제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요소가 담겨 있다. 자연환경과 먹거리, 문화다. 지역이 가진 하천과 가을 풍경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먹거리를 통해 방문객의 체류를 유도하며, 문화공연을 더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특히 먹거리는 지역 축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관광객이 특정 지역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음식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삼색별미’라는 이름을 축제의 전면에 내세운 것도 북내면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지역 음식과 농특산물,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축제 효과를 지역경제로 확산시킬 가능성도 커진다.
관광객이 축제장을 방문해 공연만 보고 돌아가는 구조와 지역 음식점이나 상점을 이용하고 농특산물을 구매하는 구조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
결국 지역 축제의 성패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관광객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했는지, 다시 찾고 싶은 지역이라는 인상을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가 주목할 부분은 ‘골목’이다. 대도시가 갖기 어려운 소도시만의 분위기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좁은 골목과 작은 상점, 주민들의 생활 공간은 과거에는 관광산업 측면에서 약점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의 일상과 개성을 중시하는 관광 수요가 형성되면서 이러한 공간은 오히려 차별화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금당천의 자연환경이 더해진다. 하천 주변을 걸으며 가을 풍경을 즐기고 골목으로 들어가 지역 음식을 맛본 뒤 공연을 관람하는 동선을 만들 수 있다면 하나의 생활관광 코스가 된다.
중요한 것은 축제 기간 이후다. 이틀간의 행사로 끝난다면 축제의 경제적 효과와 지역 브랜드 확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축제를 통해 알려진 골목과 음식, 자연환경을 평상시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금당천 산책 코스와 주변 상권을 연결하고 지역 음식과 농특산물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계절별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더한다면 축제를 계기로 만들어진 방문 수요를 연중 관광으로 이어갈 여지도 있다. 이는 결국 ‘축제 관광’에서 ‘지역 관광’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이어 지역 축제를 바라보는 기준도 바뀔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방문객 수와 행사 규모, 유명 가수 출연 여부 등이 흥행의 주요 기준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역경제 관점에서는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축제로 인해 지역 상권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지역 농특산물 판매가 증가했는지, 관광객의 체류시간은 얼마나 길어졌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다음 축제로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주민이 축제를 준비하면서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상인들이 새로운 고객을 만난다면 축제는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지역경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축제에서 22개 마을 주민과 지역 상인들이 함께 준비했다는 점은 이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주민 스스로 꽃길을 가꾸고 상인들이 편의시설을 개방한 모습은 지역 공동체가 관광객을 맞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지역 주민들도 자신이 사는 동네를 하나의 관광 자산으로 바라볼 수 있다. 축제가 지역에 남겨야 하는 가장 중요한 유산 가운데 하나다.
여주시 입장에서도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의 성장은 의미가 있다. 지역 관광이 특정 관광지나 대형 행사에 집중될 경우 관광객의 이동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반면 읍·면 단위의 특색 있는 콘텐츠가 자리 잡으면 관광객을 지역 곳곳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북내면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지역 균형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소도시 골목 감성’이라는 방향은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도 지역의 기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당천과 골목, 지역 주민과 상인, 먹거리와 문화공연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것이다. 관광객에게는 여유로운 지역 여행을 제공하고 주민에게는 지역 상권 활성화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구조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축제가 지속 성장하려면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지역 상권과의 연계 범위를 넓혀야 한다. 축제 방문객이 행사장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골목과 음식점, 상점 등을 찾도록 동선을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북내면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축제의 브랜드는 결국 독창성에서 나온다.
이충우 시장 역시 이번 축제를 일회성 행사보다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가 여주를 대표하는 정겨운 골목 감성 축제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주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결국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은 ‘지속성’이다. 첫해의 신선함을 넘어 두 번째 축제를 치른 만큼 앞으로는 지역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중요해졌다.
주민과 상인이 축제의 중심에 서고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의 자산이 될 수 있다. 금당천의 자연환경과 골목, 음식과 주민 공동체라는 자원도 이미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이 자원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꾸준히 연결하는 일이다. 지역 축제의 경쟁력은 반드시 규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는지, 얼마나 유명한 출연자가 무대에 올랐는지보다 그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냈는지가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주민들이 새벽부터 꽃길을 가꾸고 상인들이 자신의 공간을 기꺼이 내어준 북내면의 가을 축제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금당천을 따라 펼쳐진 가을 풍경, 골목에서 만나는 주민들의 정, 지역의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하나의 지역 브랜드로 연결되는 것이다.
올해 두 번째 무대를 마친 북내 금당천 삼색별미축제. 작은 골목에서 시작한 주민들의 축제가 앞으로 여주시를 대표하는 생활관광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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