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증가→수산물 소비→상권 활성화 선순환 구조에 방점
국가어항 추진과 연계해 김포 대표 해양관광 거점 육성
[이코노미세계] 경기 김포의 서쪽 끝, 강화해협을 마주한 대명항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낡은 시설을 고치고 수산물직판장을 새로 짓는 수준의 변화만은 아니다. 어항의 기능을 개선하는 ‘어촌뉴딜300사업’에 이어 국가어항 개발을 추진하면서 대명항을 어업과 관광, 상권이 연결되는 김포의 해양경제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다.
이기형 김포시장이 최근 대명항을 직접 찾아 주요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시장은 대명항에서 어촌뉴딜300사업과 국가어항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수산물직판장 신축과 주차장 정비 등 현장을 살폈다. 특히 이날 현장 점검에는 개별 사업 담당부서 차원의 업무보고를 넘어 김포시 각 실·국이 주요 현안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주문이 담겼다.
항구를 정비하는 데 해양·수산 부서만 움직여서는 부족하고, 관광과 교통, 안전, 지역경제, 환경 등 관련 부서가 동시에 움직여야 지역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시장은 “부서가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나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김포시 전체 현안을 함께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대명항을 바라보는 김포시의 시선이 ‘어항 시설 개선’에서 ‘지역경제 구조의 변화’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명항 변화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어촌뉴딜300사업이다. 대명항은 해양수산부의 2021년 어촌뉴딜300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김포시는 당시 낙후한 어항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동시에 관광기반을 확충해 대명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을 추진했다.
대명항은 경기 서북부의 대표적인 어촌 공간으로 꼽힌다. 어업인이 당일 잡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현장이면서 인근에는 덕포진과 함상공원, 평화누리길 등 관광자원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대명항 개발은 수산업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어항 환경이 개선되고 방문객이 늘어나면 수산물 판매뿐 아니라 음식점과 주변 상점, 관광시설 등 지역 상권으로 소비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기반시설은 개선됐지만 관광객 체류시간과 소비가 늘지 않는다면 대규모 시설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대명항 개발의 성패는 ‘무엇을 얼마나 건설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와 얼마나 오래 머물고 지역에서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 시장이 수산물직판장 신축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시설 자체보다 상권과 어촌경제에 미칠 효과를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사업의 최종 목적은 시설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명항을 찾는 사람이 늘고, 상권과 어촌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이 생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행정의 목표를 시설 준공이 아니라 지역경제 효과에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현재 대명항에서는 수산물직판장 신축과 주차장 정비 등이 진행되고 있다. 김포시가 수산물직판장 신축 공사는 2024년 10월 착공했으며 일부 조명공사와 주차장 정비, 직판장 바닥 물고임 정비 등 마무리 공정이 남아 있다.
새 직판장이 문을 열면 어업인들의 판매환경 개선과 방문객 편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기서 행정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시설을 새로 만드는 ‘하드웨어 행정’에서 관광객과 소비를 끌어들이는 ‘콘텐츠 행정’으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명항에서 판매되는 수산물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주변 관광자원과 어떤 동선을 만들 것인지, 주말과 평일 방문객 차이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교통과 주차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이 후속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대명항 주변에는 덕포진과 함상공원, 평화누리길 등 역사·문화·관광자원이 있다. 김포시가 과거 어촌뉴딜300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수산물과 역사문화자원을 결합한 복합관광 가능성에 주목했던 이유다.
항구에서 수산물을 구매하고 식사한 뒤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는 체류형 동선을 구축할 경우 대명항 개발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항구 내부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
대명항이 ‘수산물을 사러 오는 곳’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찾는 곳’으로 바뀔 수 있느냐가 향후 관광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이다.
대명항의 변화에서 또 하나의 축은 국가어항 개발이다. 대명항은 2024년 국가어항 예비대상항으로 지정된 뒤 국가어항 개발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김포시는 2026년도 정부예산에 기본설계비 9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시는 향후 수산물 위판장과 유통센터, 해양레저복합센터 등을 포함한 개발계획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 차원의 후속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2월 ‘국가어항 신규지정 대명항 기본설계용역’ 사전규격을 공고한 데 이어 3월 관련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대명항 국가어항 사업이 구상 단계에서 기본설계를 위한 행정 절차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어항 개발이 향후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대명항의 기능과 공간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점검해야 할 부분도 늘어난다.
시설별 기능과 운영 주체, 기존 상인 및 어업인과의 이해관계 조정,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교통·주차 문제,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국가어항이라는 지위 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업 생산기반 강화와 관광기능 확대가 실제 어업인 소득 및 지역상권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대명항 현장 점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개발사업뿐 아니라 안전 문제가 함께 다뤄졌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필요한 소화전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방서와 협조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노후 간판과 시설물 관리 문제도 언급했다. 오래되거나 낡은 시설물이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과거 김포시의 관리 현황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체계적인 정비·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특히 전통적인 어항 공간에 상업·관광 기능이 확대되면 차량과 보행자, 어업 활동과 관광 활동이 한 공간에서 뒤섞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설물 정비와 소방 대응체계, 보행 안전, 주차질서 등을 개발계획과 동시에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개발 이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후 대응하는 방식보다 사업 추진 단계부터 위험요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비용과 행정력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대명항의 변화를 ‘개발’과 ‘안전’이라는 두 축으로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현장행정에서 이 시장이 각 국장들에게 강조한 또 하나의 메시지는 ‘부서 간 칸막이 해소’였다. 이 시장은 자신의 소관 업무뿐 아니라 김포시 전체 주요 현안을 함께 인지하고 이를 부서별로 공유하라고 주문했다.
“부서가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나뉘는 것이 아니다.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서로 현안을 알아야 더 빠르고 완결성 있는 행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시장의 설명이다.
대명항 사업만 놓고 봐도 이런 접근의 필요성은 분명하다. 어항 개발은 해양수산 분야에 해당하지만 관광객이 증가하면 관광정책이 필요하고, 차량이 늘어나면 교통대책이 필요하다. 상권 활성화는 지역경제 정책과 연결되고 시설물 관리는 안전·건축·환경 행정과 맞물린다.
한 부서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복합 행정이다. 따라서 부서 간 정보 공유가 늦어지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반복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요 현안을 실·국이 함께 공유하고 초기 단계부터 협업한다면 행정절차를 줄이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 시장의 주문은 대명항 사업을 계기로 김포시 행정조직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명항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결국 현장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어업인과 상인이다. 이 시장이 보고회를 마친 뒤 신축 중인 수산물직판장을 직접 찾아 상인들을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설 현대화가 현장 종사자의 영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방문객 증가가 매출과 소득 증가로 연결돼야 사업의 체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
대명항 개발이 외형적인 관광지 조성에 머물지 않고 기존 어업인의 생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다.
관광객이 늘어도 기존 상인과 어업인이 그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 거리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방문객 수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 수산물 판매, 상권 변화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행정의 평가기준 역시 ‘시설 준공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직판장 이용객이 얼마나 늘었는지, 지역 수산물 판매가 얼마나 확대됐는지, 주변 상권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사업의 실제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대명항이 김포를 대표하는 관광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결도 중요하다. 김포는 한강과 서해,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대명항 주변에도 역사·문화·평화·생태 관광자원이 분포해 있다.
각 관광지를 개별적으로 홍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묶을 경우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명항에서 수산물을 즐기고 함상공원과 덕포진 등을 둘러보는 관광코스를 만들고 계절별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식음료와 쇼핑 등 소비 기회도 늘어난다. 결국 지역관광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 방문객 숫자가 아니라 지역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소비하느냐다. 대명항 국가어항 개발이 관광정책 및 상권정책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명항의 미래를 둘러싼 기대는 크지만 사업이 커질수록 행정의 부담과 책임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대규모 시설은 건설비뿐 아니라 준공 이후 유지관리비와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누가 시설을 운영할 것인지, 수익구조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상인과 어업인 참여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등을 사업 초기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어항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관광 기능을 확대하는 균형도 중요하다.
관광객 편의에만 초점을 맞추면 어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반대로 기존 어업 기능만 강조하면 관광산업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살아 있는 어항’이라는 대명항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관광수요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국가어항 개발의 성패 역시 건축물과 시설 규모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어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과 방문객 편의, 지역상권 활성화, 관광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지속 가능한 항구가 될 수 있다.
이기형 시장은 이번 현장 점검에서 “앞으로도 현장에서 시민을 만나겠다”며 대명항이 김포를 대표하는 어항이자 관광명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업을 챙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명항은 이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어촌뉴딜300을 통해 기존 어항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가어항 개발도 기본설계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수산물직판장과 주차장 등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이용하는 시설도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각각의 사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이다. 직판장은 직판장대로, 국가어항은 국가어항대로, 관광사업은 관광사업대로 추진해서는 지역경제 전체를 움직이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어업과 관광, 상권, 교통, 안전을 하나의 그림 속에 넣어야 한다. 이 시장이 이번 현장행정에서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과제와 맞닿아 있다.
결국 대명항 사업의 성적표는 몇 년 뒤 새 건물의 숫자나 시설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명항을 찾는 사람이 실제로 늘었는지, 관광객이 김포에 더 오래 머무르게 됐는지, 어업인과 상인의 소득과 영업환경이 나아졌는지, 주변 관광지와 상권까지 활력이 확산됐는지가 보다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대명항의 변화는 그래서 항구 하나를 정비하는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가어항이라는 새로운 기반을 지역경제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시설투자를 시민과 어업인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가 김포시 앞에 놓인 과제다.
대명항에서 시작된 변화가 김포의 해양관광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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