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금융교육이 교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저축과 소비의 개념을 책으로 배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직접 투자 과정을 체험하고 금융사기 대응 방법까지 익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남시에 어린이들이 금융과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체험공간이 마련됐다. IBK기업은행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조성한 ‘IBK D-PARK’다.
단순한 어린이 체험시설을 넘어 금융·경제교육에 첨단기술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소비와 저축 습관을 익히고 투자와 금융사기의 위험성을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새로운 교육 인프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현재 하남시장이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IBK D-PARK 개관 소식을 전하며 IBK기업은행의 지역사회 공헌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은 “IBK기업은행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해 주셨다”며 장민영 은행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지방자치단체의 교육·생활 인프라가 맞물린 현장이다.
IBK D-PARK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경제교육과 첨단기술의 결합이다. 이 시장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VR과 AI 등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투자 체험에서 금융사기 예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 분야를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다.
기존 어린이 금융교육이 저축의 중요성이나 합리적인 소비 방법 등을 설명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IBK D-PARK는 ‘체험’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가상의 금융환경 속에서 선택하고 그 결과를 경험한다면 금융과 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금융이라는 다소 어려운 개념을 놀이와 체험의 영역으로 가져왔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현재 시장 역시 “우리 아이들이 금융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은 성인이 된 뒤 갑자기 접하는 분야가 아니다. 어린 시절 용돈을 받고, 물건을 사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순간부터 경제생활은 시작된다.
문제는 디지털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 중심이던 소비생활은 카드와 모바일 결제로 옮겨갔고 금융상품과 투자정보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금융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올바른 판단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IBK D-PARK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리나 어린이 금융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돈을 많이 모으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고, 자신의 경제적 범위 안에서 소비하며 미래를 위해 일정 부분을 저축하는 기본적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장도 IBK D-PARK를 소개하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소비와 저축에 대해 이야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교육이 체험시설 방문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한 뒤 “왜 저축해야 하는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투자는 왜 위험할 수도 있는지”를 이야기한다면 체험교육의 효과는 일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특히 금융교육은 정답을 외우는 교육과는 성격이 다르다. 선택과 책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정된 돈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고, 그 선택으로 다른 소비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경제교육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VR·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금융교육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높이는 동시에 실제 생활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BK D-PARK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부분은 금융사기 예방 교육이다. 이 시장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과거 어린이 금융교육이 저축과 용돈 관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금융사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까지 교육 영역이 넓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어린 세대는 각종 디지털 서비스에 빠르게 적응하지만,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거나 금융범죄의 위험성을 식별하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체험형 교육을 통해 의심스러운 금융정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왜 중요한지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면 금융 안전교육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범죄에 대한 교육은 어린이 개인을 넘어 가족 단위의 예방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아이가 체험시설에서 배운 내용을 부모나 조부모와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사기에 대한 가족의 관심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교육이 ‘돈을 잘 관리하는 법’에서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법’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IBK D-PARK 개관은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 방식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과거 기부나 물품 지원 등 일회성 지원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과 공간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시설도 기업의 전문성과 지역사회의 필요가 결합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은행이 가진 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어린이 교육과 접목하고, 이를 지역사회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현재 시장이 IBK기업은행에 대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새로운 교육공간을 확보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본업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적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도 기업의 사회공헌을 지역의 교육·문화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모델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설을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실제 주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개관 이후 프로그램 운영과 이용 편의성, 교육 콘텐츠의 지속적인 개선 등이 중요한 이유다.
이어 IBK D-PARK는 시스템 정비를 거쳐 10월 중순부터 예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이용이 시작되면 시설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결국 시민들의 활용도다.
특히 어린이 대상 시설인 만큼 연령별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구성과 안전한 이용환경, 보호자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와 지역 교육기관 등과의 연계 가능성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금융·경제교육은 학교 교육과 가정교육, 지역사회의 체험교육이 서로 연결될 때 효과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IBK D-PARK가 단순한 일회성 방문시설을 넘어 하남지역 어린이들이 반복적으로 찾을 수 있는 금융교육 거점으로 발전한다면 의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어린이에게 금융을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계산하는 법을 알려주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판단하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며,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IBK D-PARK는 금융교육의 문턱을 낮추는 실험이 될 수 있다.
이현재 시장은 이번 시설이 부모와 자녀가 금융에 대해 대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소비와 저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사기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기회가 되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결국 IBK D-PARK가 던지는 화두는 ‘금융을 언제부터 가르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경제가 일상이 된 시대에 금융교육은 더 이상 성인만의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 어린 시절부터 돈의 가치와 소비의 책임, 저축의 의미와 금융 위험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의 경제생활을 준비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여기에 VR과 AI라는 기술이 더해지면서 교육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설명하고 암기하는 금융교육에서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는 금융교육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하남에서 문을 연 IBK D-PARK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의 금융 전문성, 첨단기술, 지역사회의 교육 수요가 하나의 공간에서 만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개관 자체보다 앞으로 이 공간에 어떤 콘텐츠가 채워지고 시민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10월 중순 예약이 시작된 뒤 어린이와 학부모들의 참여가 본격화하면 IBK D-PARK의 실질적인 교육 효과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남의 새로운 금융교육 공간이 아이들에게 ‘돈을 많이 버는 방법’보다 ‘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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