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AI 미래를 현실로”...글로벌 첨단산업도시 도약 선언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2026-11-03 17:39:20
[이코노미세계] 인공지능(AI)이 산업의 경쟁력을 넘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이 AI 기술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첨단 제조업 도시인 경기 화성특례시가 제조업과 인공지능, 우주항공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화성특례시가 내세운 핵심은 명확하다. AI 기술을 단순히 개발하고 전시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과 시민 생활에 적용해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인공지능 기술의 실증과 사업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화성특례시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글로벌 AI 엑스포 ‘MARS 2026’ 개막식을 열고 사흘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는 5일까지 코엑스 D홀과 오디토리움, 컨퍼런스룸 등에서 진행된다.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AI CITY IN ACTION(AI 시티, 현실이 되다)’이다. 지난해 AI 선도도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기술을 실제 산업과 시민 생활에 접목하는 실행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개회사에서 “화성특례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2만6000여 제조업체가 자리한 대한민국 첨단 제조업의 심장”이라며 “탄탄한 산업 기반 위에 AI 혁신을 더해 제조업의 AI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우주항공산업이라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까지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엑스포는 단순한 첨단기술 전시회를 넘어 화성특례시가 구상하는 미래 산업도시의 발전 방향을 국내외 기업과 공유하고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제조업의 AI 전환(AX), 피지컬 AI, 자율주행, 헬스케어, 우주항공 등 분야별 기술을 하나의 도시 전략으로 연결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화성특례시가 AI 산업 육성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탄탄한 제조업 기반이 있다. 화성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반도체, 전자·기계 등 다양한 업종의 제조기업이 밀집해 있다. 2만6000여 제조업체가 형성한 산업 생태계는 인공지능 기술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AI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 개발에만 있지 않다. 개발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화성의 산업구조는 AI 전환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산 공정 최적화와 품질 검사 자동화가 가능하다. 반도체와 전자산업에서는 설비 이상 예측과 공정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중소 제조기업 역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인력 부족과 생산비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술 도입 비용과 전문인력 확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역량 부족 등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중소 제조기업은 AI 기술 도입에 필요한 초기 투자와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화성시의 AI 전략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기술 혁신을 지역 중소기업으로 확산시키는 지원체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엑스포에서 제조·산업 AI 전환을 별도 세션으로 구성한 것도 이러한 산업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 이어 3일 오후 진행되는 ‘INDUSTRY AI’ 세션에서는 제조업과 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화성특례시가 앞으로 구축해야 할 산업 생태계의 방향 역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제조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 경쟁력 확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함께 추구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지방정부 최초로 AI 엑스포 MARS를 개최해 대한민국 AI 선도도시의 비전을 제시했다”며 “1만3000여 명의 관람객과 기업들이 함께하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는 비전을 실행으로 옮겨 도시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막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행사 중 하나는 ‘2026 MARS 얼라이언스 출정식’이었다. MARS 얼라이언스는 화성특례시가 추진하는 AI 산업 전략을 기업과 연구기관 등의 협력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연대 체계다.
이날 출정식에는 정명근 시장과 이계철 화성특례시의회 의장, 전병선 화성산업진흥원장,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기업에서는 삼성생명, 현대차그룹, 기아, 대웅제약, 신세계프라퍼티, 이노스페이스, 동탄시티병원, JM로보틱스, 볼트라인, 아비만 로보틱스, 제우스 등 주요 기업 대표 20여 명이 무대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무대 스크린의 터치 버튼을 동시에 누르며 실행 중심의 AI 연대를 공식 선포했다.
이어 AI 기술 실증과 산업 혁신 협력, 기술 사업화 및 실증 범위 확대, 데이터·연구 협력 강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출정문을 발표했다. 이번 협력체계의 의미는 서로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AI라는 공통의 기술을 중심으로 연결됐다는 데 있다.
자동차 기업은 자율주행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제약·의료 관련 기업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로봇기업은 피지컬 AI와 자동화 분야에서 각각 역할을 모색할 수 있다. 우주항공 관련 기업 역시 위성 데이터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산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다만 협력 선언이 실제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공동 연구과제와 기술 실증사업, 사업화 지원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기업 간 데이터 공유 범위와 기술 협력 방식,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구조 등을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향후 협력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성시 입장에서는 지역 산업 기반을 활용해 AI 기술의 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기업에는 기술 상용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화성특례시가 이번 엑스포에서 강조한 또 다른 핵심 가치는 ‘사람 중심 AI 도시’다. AI 산업 육성이 기업의 성장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머물지 않고 시민의 일상생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시장은 개회사에서 “AI 기술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의 삶을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다”고 밝혔다. 또 “AI 헬스케어와 교통·안전·돌봄 분야에 기술을 접목해 시민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술은 더욱 첨단으로 진화하되 시민의 삶은 더욱 따뜻해지는 사람 중심의 AI 도시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상은 미래도시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단순한 기술 수준이나 산업 규모를 넘어 시민의 삶의 질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AI 기반 교통정보 분석은 도로 혼잡을 줄이고 대중교통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도시 안전 분야에서는 위험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와 돌봄 분야에서는 건강관리와 고령자 지원, 생활 편의 서비스 등에 AI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격차, 서비스 접근성 등 새로운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이 기술 혁신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장치도 필요하다. 결국 화성특례시의 ‘사람 중심 AI 도시’ 비전이 성공하려면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시민이 얼마나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누리게 되는지를 평가하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날 개막식의 오프닝 공연은 이러한 도시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첨단 피지컬 AI 기술이 적용된 휴머노이드 로봇 ‘Walker C1’이 무대에 등장해 발레 동작을 선보였다. 이어 어린이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희망찬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이어갔다.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로봇과 미래 세대인 어린이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 장면은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위해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현대차·기아·삼성생명·대웅제약 등 62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선보인다. 코엑스 D2홀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5개 핵심 분야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미래차와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을 중심으로 한 ‘Moving City AI’다. 두 번째는 제조업의 AI 전환과 로봇기술을 결합한 ‘AX & Physical AI’다. 세 번째는 헬스케어와 스마트홈 기술을 소개하는 ‘Real Life AI’다. 네 번째는 교통과 안전, 도시 데이터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Sustainable City AI’다. 마지막은 우주항공과 위성 데이터 기술을 다루는 ‘X-Space AI’다.
이들 분야는 각각 독립된 산업이면서도 향후 기술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미래차와 자율주행 기술은 화성에 자리한 자동차산업 기반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다.
피지컬 AI 역시 기존 제조업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다. 로봇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발전하면 생산 현장뿐 아니라 물류, 의료, 생활서비스 등으로 활용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
우주항공산업도 화성시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야다. 화성특례시는 이날 ‘우주항공산업 추진단 출범식’과 ‘SPACE AI 포럼’을 마련하고 화성형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산업은 첨단 제조기술과 정밀 부품,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 기반 확충, 전문인력 양성 등의 중장기 전략이 요구된다.
단순한 산업 육성 선언을 넘어 지역기업의 참여 기회 확대와 기술 상용화, 고용 창출 등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정명근 시장과 이계철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 기업인과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은 세계적 사회학자인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가 맡았다.
샘 리처드 교수는 ‘AI의 미래, 한국이 세계를 이끌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국의 산업적 잠재력과 공동체 정신에 주목했다. “오래전부터 K팝과 K컬처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며 한국 사회의 강점으로 공동체 정신을 꼽았다.
특히 개인보다 공동체를 중시하고 위기 상황에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이 미래 기술 경쟁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샘 리처드 교수는 “한국이 가진 공동체적 가치와 화성특례시의 역동적인 산업 에너지가 결합한다면 대한민국은 기술 추종자를 넘어 세계 AI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가 될 것”이라며 “그 도전의 중심에 화성특례시가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경쟁력 확보가 기술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연구기관, 정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화성특례시 역시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AI와 결합해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차원에서 이러한 전환이 성공한다면 지방정부가 국가 첨단산업 전략의 실행 주체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산업정책과 지방정부의 기업 지원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또한 AI 산업에 필요한 고급인력 확보와 연구개발 투자, 관련 기업 간 협력체계 구축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다.
AI 산업의 성장이 지역 중소기업과 시민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이어 화성특례시가 ‘MARS 2026’을 통해 제시한 미래도시의 방향은 제조업의 AI 전환과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 시민 중심의 도시 서비스 혁신으로 요약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가 중요하다.
우선 AI 기술이 지역 제조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연결돼야 한다.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통해 기술 실증과 사업화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 셋째, AI 기술을 교통·안전·의료·돌봄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적용해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업이 AI 기술을 시험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MARS 얼라이언스가 실질적인 공동사업으로 발전하는지, 우주항공산업 추진단이 구체적인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하는지 등이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화성특례시는 지난해 AI 엑스포를 통해 미래 산업도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올해는 실행과 성과라는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산업의 경쟁력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고 기술 혁신이 시민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시대다.
화성특례시가 추진하는 AI 도시 전략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정명근 시장이 강조한 것처럼 기술은 첨단으로 발전하되 시민의 삶은 더 따뜻해지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AI 시티, 현실이 되다’라는 MARS 2026의 선언이 실제 산업 현장의 혁신과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성특례시의 미래 경쟁력은 이제 AI 비전의 크기가 아니라 그 비전을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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