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GTX-C 뚫리고 22개 역세권 뜬다...수원 ‘철도 대전환’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 2026-09-15 19:51:02

이재준 시장 “더 빠르고 편리한 시민 일상 만들겠다”
GTX-C·신분당선 연장·동탄인덕원선 잇는 철도망 구축
수원역 중심 광역교통 혁신 넘어 도시 성장판까지 다시 짠다
수원역에서 GTX-C 열차 실물 모형 제막식과 홍보관 개관 행사에 참여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페이스북]

[이코노미세계] 수원의 도시 지도가 철도를 따라 다시 그려지고 있다. 오랜 기간 사업 지연과 공사비 문제 등을 겪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마침내 본격적인 공사 단계에 들어서면서다.

GTX-C는 단순히 수원에서 서울로 가는 시간을 줄여주는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수원역을 중심으로 신분당선 연장선과 동탄인덕원선 등 주요 철도사업이 맞물리면서 수원의 생활권과 상권, 주거권역을 재편할 수 있는 도시 변화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9월 15일 GTX-C 노선 착공을 공식화했다. 착공에 맞춰 수원역에서는 GTX-C 열차 실물 모형 제막식과 홍보관 개관 행사도 열렸다. 오랫동안 계획과 행정 절차 속에 머물렀던 GTX-C가 실제 공사 단계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GTX-C가 오랜 기다림 끝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알렸다.

수원시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GTX-C 한 노선에 머물지 않는다. 여러 철도 노선을 격자 형태로 연결하고, 철도역 주변을 새로운 도시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교통 인프라 확충을 도시공간 재편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이른바 ‘철도 도시 수원’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GTX-C의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이동시간 단축이다. GTX-C는 수원역을 출발해 경기 남부와 서울 주요 지역을 지나 의정부를 거쳐 양주 덕정까지 수도권 남북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다. 수원에서 서울 강남·도심권으로 이동하는 시민들의 통행 환경을 크게 바꿀 수 있는 노선으로 평가된다.

GTX-C가 개통되면 수원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약 30분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시는 출퇴근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시민들의 생활권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서울 도심으로 이동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는 출퇴근 시간이었다. 단순히 물리적 거리가 먼 것보다 기존 철도의 정차역과 환승 과정, 도로 정체 등이 실제 체감거리를 키웠다.

GTX의 의미는 이 같은 ‘시간의 거리’를 줄이는 데 있다. 수원과 서울 주요 업무지구를 빠르게 연결하면 직장과 주거지를 선택하는 기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서울에 직장을 두면서 수원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출퇴근 부담이 완화되고, 반대로 서울과 경기 북부 주민이 수원의 산업·상업·문화시설을 이용하기도 편리해진다.

특히 수원역은 기존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KTX 등이 연결되는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철도 거점이다. 여기에 GTX-C까지 더해지면 수원역의 광역교통 기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GTX-C 사업은 추진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4년 착공 기념행사가 열렸지만 이후 공사비 현실화 등을 둘러싼 문제로 실제 공사 추진이 지연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 공사비 문제를 해소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고, 지난 8월에는 실시협약 변경안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공 계약과 금융 약정 등 후속 절차를 거쳐 9월 15일 실제 착공에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착공은 단순한 기념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업이 행정·협상 단계를 지나 실제 건설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수원 시민 입장에서는 수년간 도면과 계획으로 접했던 GTX가 현실의 교통망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만 착공 이후에도 중요한 과제는 남는다.

대규모 광역철도 사업은 공사 기간이 길고 사업비와 공정 관리, 안전 문제 등 여러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GTX-C 역시 착공 자체보다 앞으로 공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진행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시민들이 체감하는 GTX는 ‘착공 날짜’가 아니라 실제 열차가 운행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

수원의 변화가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GTX-C만 건설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신분당선 연장선과 동탄인덕원선 등 경기 남부권 교통난을 완화할 주요 철도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GTX-C와 함께 이들 철도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경기남부광역철도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별 노선을 하나씩 놓고 보면 철도 건설사업이지만 이들 노선을 하나의 지도 위에 올려놓으면 의미가 달라진다. 수원 전역을 연결하는 철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철도교통의 경쟁력은 노선 하나의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여러 노선이 어떻게 연결되고 환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GTX-C가 수도권 남북을 잇는 광역축이라면 신분당선 연장과 동탄인덕원선 등은 수원 내부와 경기 남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들이 서로 연결되면 수원은 서울로 이동하는 ‘출발지’에서 수도권 남부 철도망이 교차하는 ‘거점’으로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수원시 철도정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역세권 전략이다. 수원시는 격자형 철도망과 연계한 지역 내 22개 역세권을 주거·문화·상업 기능이 어우러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철도 건설의 효과를 단순한 이동시간 단축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철도역 주변은 유동인구가 모이는 곳이다. 유동인구는 소비와 상업시설을 불러들이고, 주거 수요와 업무시설 입지에도 영향을 준다.

때문에 역세권을 어떻게 개발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철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수원시가 22개 역세권을 주거·문화·상업 기능이 결합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역세권 개발이 아파트와 상업시설 공급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직장과 주거, 문화·여가, 상업시설이 가까운 거리에서 연결되는 복합적인 도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잘 설계된 역세권은 시민들의 이동거리를 줄이고 상권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지역별 생활거점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역 주변에 개발 효과가 지나치게 집중되면 지역 간 격차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22개 역세권 개발은 개발 규모만큼이나 각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수원역 일대다. 수원역은 이미 하루에도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경기 남부의 핵심 교통거점이다. GTX-C가 본격적으로 운행되면 수원역의 기능은 더욱 복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 아니라 광역교통과 지역교통이 만나고, 상업·업무·문화 기능이 결합되는 경기 남부의 관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교통 접근성 향상은 기업과 상업시설의 입지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 확보와 이동 편의성이 중요하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이동시간이 줄어들면 수원의 기업 입지 경쟁력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

지역 상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GTX 이용객이 수원역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상권과 문화시설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GTX가 가져오는 유동인구를 지역경제의 소비와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GTX를 둘러싼 논의는 흔히 ‘서울까지 몇 분’이라는 숫자에 집중된다. 하지만 수원시 입장에서는 서울 접근성 못지않게 수원 내부의 교통망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GTX역까지 접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고속철도의 장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버스와 도시철도, 자전거, 보행 등 기존 교통수단과 GTX를 얼마나 편리하게 연결하느냐가 실제 시민들의 체감 효과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GTX-C와 신분당선 연장선, 동탄인덕원선 등 개별 철도사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원시가 강조하는 ‘격자형 철도망’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도시 곳곳에서 가까운 철도역으로 접근하고, 철도를 통해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구조가 완성돼야 시민들의 이동 방식도 자동차 중심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

GTX-C 착공 이후 수원시의 다음 과제는 철도망을 도시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대규모 철도사업은 건설 자체만으로 도시 경쟁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철도역 주변에 어떤 산업과 상업·문화 기능을 배치할 것인지, 기존 상권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따라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수원은 이미 인구와 도시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된 대도시다.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보다 기존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역세권은 그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노후화된 지역에는 도시재생의 계기를 제공하고, 상업지역에는 유동인구를 확대하며, 주거지역에는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22개 역세권을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하기보다는 지역별 특성을 살리는 전략도 요구된다. 상업 중심 역세권, 주거 중심 역세권, 문화 중심 역세권, 업무·산업 중심 역세권 등으로 기능을 차별화하면 도시 전체의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철도망 확대가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대형 역세권 주변으로 개발이 집중되면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 부동산 가격 상승, 기존 상인의 임대료 부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역세권 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민과 상인들이 변화의 혜택에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공사 기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대규모 철도 공사는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소음과 교통 통제,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사업 시행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공사 정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불편 사항에 신속히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철도 개통 이후의 환승체계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역 주변에 버스와 택시가 몰리면서 새로운 교통혼잡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승센터와 보행동선, 자전거·개인형 이동수단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GTX-C의 본격적인 공사는 수원 교통정책에서 하나의 전환점이다. 그러나 철도 한 노선이 도시의 미래를 저절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GTX-C와 신분당선 연장, 동탄인덕원선 등 주요 철도사업을 어떻게 연결하고, 이를 다시 22개 역세권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철도가 도시의 뼈대라면 역세권은 그 뼈대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생활공간이다. 수원시가 구상하는 격자형 철도망이 완성되고 각각의 역세권에 주거와 문화, 상업·업무 기능이 유기적으로 배치된다면 시민들의 일상도 달라질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 일하고 소비하고 즐기는 생활 반경 자체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재준 시장은 “더 빠르고 편리한 시민의 일상, 철도를 따라 새로운 활력이 이어지는 수원을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제 관심은 ‘GTX가 들어오는 수원’ 다음 단계로 향한다. GTX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수원역으로 모이는 도시가 될 것인지, GTX를 통해 사람과 기업·문화·소비가 수원으로 들어오는 도시가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수년간 기다려온 GTX-C가 첫 삽을 떴다. 철길이 놓이는 동안 수원은 또 하나의 숙제를 풀어야 한다. 철도가 만들어낸 ‘시간의 단축’을 지역경제의 성장과 시민 삶의 변화로 연결하는 일이다.

GTX-C의 진정한 효과는 열차의 속도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철도를 따라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의 삶이 얼마나 함께 달라지느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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