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수업에, 학교는 교육에”...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 학교 행정혁신 시동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 2026-10-16 21:32:39
교육감·교육장 책무 명문화, 실태조사·업무 이관 등 제도적 기반 마련
[이코노미세계]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교육의 중심 공간이다. 교사는 수업과 학생 지도에 집중하고, 학교는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각종 행정 업무와 반복적인 보고, 교육정책에 따른 목적사업 등이 누적되면서 본연의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이 오히려 학교 현장에 행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정책의 필요성과 효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은 채 기존 사업에 새로운 사업이 더해지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학교가 감당해야 할 행정 업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의회가 학교 행정업무 경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조례 제정에 나섰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선희 의원은 16일 교직원이 본연의 직무인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 부담을 줄이는 내용의 ‘경기도교육청 학교 업무경감 지원 조례안’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단순히 학교의 서류 작성이나 보고 절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학교가 수행하는 업무의 필요성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불필요하거나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상급 기관으로 이관하거나 간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추진된 업무경감 정책이 단편적인 개선에 머물렀다는 점을 지적하며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서류 간소화 등 개별 과제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 머물러 학교 현장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았다”며 “학교가 수행하던 주기적·반복적 행정 업무를 상급 기관으로 이관하고 간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행정업무 문제는 특정 업무 하나를 줄이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학교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지도라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사업에도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계획 수립과 실적 관리, 자료 제출, 결과 보고 등 부수적인 행정 절차가 발생한다. 문제는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이 도입될 때 기존 업무의 폐지 또는 축소가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 업무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번 조례안이 주목하는 부분도 바로 이러한 행정업무의 누적 구조다. 제정 추진 배경에는 종료 시점이나 정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교육정책과 목적사업의 누적, 수기 방식의 행정 처리, 반복적인 업무 수행 등으로 학교의 행정 부담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특히 학교 업무경감 정책이 일회성 개선에 그치지 않으려면 업무의 발생 원인과 수행 주체,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학교가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교육활동 관련 업무와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에서 처리할 수 있는 행정업무를 구분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가령 여러 학교가 공통으로 수행하는 반복적인 자료 취합이나 정형화된 행정 절차는 상급 기관이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업무 이관이 실제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려면 이관받는 기관의 인력과 업무 처리 역량, 행정시스템의 개선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단순히 업무 담당 기관만 변경하는 방식으로는 전체 교육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 업무경감의 핵심은 행정업무를 무조건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활동과 행정지원 기능을 합리적으로 구분하고 업무 처리 방식을 효율적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이 추진하는 조례안은 학교 업무경감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교육감과 교육장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기본계획과 실태조사를 통해 업무경감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례안에 포함된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째, 교육감과 교육장의 학교 업무경감 책무를 규정한다. 학교 업무경감을 개별 학교의 자율적인 노력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교육행정기관이 책임을 갖고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학교의 행정 부담은 교육청의 정책 수립과 사업 운영 방식에 영향을 받는 만큼 상급 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둘째, 학교 업무경감 기본계획의 수립과 시행이다. 업무경감 정책이 일시적인 지침이나 개별 사업으로 끝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추진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기본계획을 통해 업무경감의 방향과 추진 과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정책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학교 업무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실태조사는 학교 현장에서 어떤 행정업무가 반복되고 있는지, 업무 부담이 어느 영역에 집중돼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업무경감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의 실제 업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학교 규모와 업무 특성 등에 따라 행정 부담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조사 결과를 정책 개선에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우수한 업무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한편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경감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효과적인 개선 사례를 다른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으로 확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면 학교별 업무 처리 방식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섯째, 교직원과 유관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학교 업무경감은 교육청의 일방적인 지시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가 함께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조례안은 이러한 협력 구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조례 제정 과정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관련 부서와의 사전 협의다. 김 의원은 조례의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 행정관리담당관과 교육지원청 등 핵심 관계 부서와 심도 있는 협의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학교 현장의 불필요한 행정 낭비를 방지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부 조문을 가다듬었다는 설명이다. 조례는 제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교육행정에 적용될 수 있는 실행 구조를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학교 업무경감처럼 여러 교육행정기관의 역할과 책임이 연결된 정책은 관련 기관 간 협력 없이는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교육청은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지원청은 지역별 학교의 행정 수요와 업무 특성을 파악하며, 단위 학교는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업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이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업무경감 정책의 현장 적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례가 제정된 이후에도 구체적인 업무 이관 기준과 추진 절차, 개선 과제의 우선순위 등을 정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서 상급 기관으로 이관할 수 있는 업무를 선정할 때는 업무의 법적 책임과 전문성, 처리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교육행정기관 사이의 협력체계가 형식적인 협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업무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추진의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안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학교 업무경감을 교육의 질과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행정업무의 효율화는 단순히 교직원의 업무 편의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직원이 반복적인 행정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수업 준비와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도 등 교육활동에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여지가 생긴다. 특히 학교가 본연의 교육적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 체계를 정비하는 것은 교육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김 의원도 이러한 점을 조례 제정의 중요한 목표로 제시했다. “학교 현장의 과도한 행정 부담을 덜어내는 일은 곧 우리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을 돌려주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정업무가 줄어든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자동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교육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절감된 업무 시간이 수업과 학생 지도 등 교육활동에 활용될 수 있는 여건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또한 업무경감 정책이 교직원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 처리 시간의 변화와 반복 행정의 감소 여부, 교직원의 체감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이번 조례안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 향후 과제는 이를 실제 학교 운영의 변화로 연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업무경감 정책의 지속성이다. 행정업무는 교육정책과 사업 운영 과정에서 새롭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의 정비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존 업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행정 부담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학교 현장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학교마다 교육환경과 행정 여건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업무경감 방식보다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개선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행정적·재정적 지원 역시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할 요소다.
업무 처리 방식의 개선이나 행정지원 기능의 확대에 추가적인 자원이 필요하다면 관련 기관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업무 이관 과정에서 특정 기관이나 담당자에게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세심한 조정이 요구된다.
조례안이 담고 있는 실태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우수 개선 과제 확산 등의 제도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면 학교 업무경감 정책의 체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대로 조례 제정 이후에도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정책 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조례 제정 자체보다 실제 업무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조정되고 학교 현장의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달려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조례안의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1월 열리는 경기도의회 제395회 정례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례안이 의결되면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업무경감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치법규상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순한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경기 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가 체감될 수 있도록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1월 제395회 정례회 본회의 통과까지 책임 있게 이끌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의원은 단위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현장을 조성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례 제정 추진 역시 학교가 교육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정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학교 업무경감은 교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의 행정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수록 교육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여건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조례안은 학교 행정업무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교육행정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학교 현장의 의견이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지, 업무경감 정책을 추진할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마련되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교육감과 교육장의 책무 규정이 실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고, 업무 실태조사 결과가 개선 과제 발굴과 행정지원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정책의 최종 목적은 학생의 성장과 배움에 있다. 교직원이 행정업무에 소모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이 추진하는 학교 업무경감 지원 조례안이 반복적인 행정업무와 누적된 정책사업으로 부담을 겪는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학교가 행정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번 조례안의 궁극적인 성과는 제도 도입 여부가 아니라 교직원이 체감하는 업무 부담의 감소와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교육적 혜택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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