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이니 지역이 살아났다...여주 중앙동 ‘청심’의 힘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 2026-10-04 12:33:26
이충우 시장, 주민 중심 현장행정 강조, “더 살기 좋은 지역으로”
[이코노미세계] 지역 축제의 경쟁력은 규모에만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유명 가수가 무대에 오르는지,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확인하는 데 있다.
경기 여주시 중앙동에서 열린 ‘청심문화축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민이 주인공이 되고 이웃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고, 그 힘을 지역 발전의 에너지로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충우 여주시장이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열린 청심문화축제에 대해 “중앙동민의 화합의 장인 ‘청심문화축제’가 성황리에 열리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축제를 준비한 중앙동 축제추진위원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이번 축제에서 이 시장이 특히 강조한 단어는 ‘화합’이었다. 지역 축제를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주민들이 소통하고 정을 나누면서 공동체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한 것이다.
청심문화축제의 이름에 담긴 의미도 눈길을 끈다. 이 시장은 “‘청심(淸心)’이라는 이름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정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화합의 에너지는 우리 여주시가 발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지역 축제를 바라보는 지방행정의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지역 축제는 주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관계망을 복원하고 강화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면서도 평소 쉽게 만나지 못했던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세대와 계층을 넘어 교류하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동과 같은 생활권 단위에서 열리는 축제는 대규모 관광축제와 성격이 다르다. 외부 관광객을 대규모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이웃과 소통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지역 축제의 성공 여부를 방문객 숫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주민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주민 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됐는지,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공동체 활동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청심문화축제가 ‘중앙동민의 화합의 장’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생활권 공동체를 강화하는 지역축제의 본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이번 축제를 준비한 주체 가운데 하나가 중앙동 축제추진위원회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시장이 축제추진위원회와 관계자들에게 별도로 감사의 뜻을 밝힌 것은 축제가 행정기관만의 행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공동체 축제에서 주민 참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주민은 관람객으로만 참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축제의 방향을 고민하고 준비 과정에 참여할 때 행사의 지속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 참여형 축제는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 주민들에게 필요한지, 지역의 역사와 문화 가운데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어떻게 함께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결국 지역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경험과 행정의 지원이 결합할 때 지역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공동체를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축제 준비 과정 자체가 주민 간 소통의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행사를 준비하려면 의견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조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축제 당일 행사만큼이나 중요한 공동체 경험이 될 수 있다.
결국 좋은 지역축제는 행사가 끝난 뒤 무엇을 남기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주민들의 기억 속에 즐거웠던 하루만 남는 축제를 넘어 “우리 동네의 행사를 우리가 함께 만들었다”는 경험을 남긴다면 그 자체가 지역사회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지역 축제는 공동체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주민들이 한곳에 모이면 자연스럽게 사람의 이동이 늘어나고 지역 상권과 생활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여지가 생긴다.
또 축제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동네를 다시 찾고 주변 상점과 전통시장 등을 이용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면 생활경제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축제를 ‘행사 자체’로 끝내지 않는 것이다. 축제와 지역 상권, 관광, 문화자원 등을 연계할 수 있다면 주민 화합이라는 사회적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번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축제 개최 이후에도 주민 만족도와 참여도, 주변 상권에 미친 영향 등을 점검하고 다음 행사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크고 작은 축제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왜 이 축제를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심문화축제 역시 중앙동만의 역사와 문화, 지역 특성을 어떻게 축제 콘텐츠로 발전시킬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주민들이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중앙동만의 축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메시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 시장이 주민 화합과 도시 발전을 직접 연결했다는 점이다. “주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화합의 에너지는 우리 여주시가 발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이 시장의 발언에는 지방자치의 출발점을 주민 공동체에서 찾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도시 발전을 이야기하면 흔히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이 같은 물리적·경제적 기반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도시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결국 그곳에서 살아가는 시민이다.
주민 간 신뢰가 형성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참여가 활발한 도시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공동체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주민 간 갈등이 심하고 행정에 대한 신뢰가 낮다면 좋은 정책도 추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이 시장이 청심문화축제를 통해 ‘화합의 에너지’를 강조한 것은 문화행사를 도시 공동체 강화의 계기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축제장에서 만들어진 화합의 분위기가 일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다.
지역 현안을 놓고 주민 의견을 듣는 자리,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마을 사업,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 등으로 주민 참여가 확대된다면 축제가 만들어낸 공동체의 힘을 실질적인 지역 발전으로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장은 중앙동의 미래와 관련해 ‘현장’을 강조했다. “앞으로도 중앙동이 더욱 활기차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저와 여주시 공직자 모두가 늘 현장에서 발로 뛰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행정’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자주 강조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을 찾는 횟수보다 현장에서 확인한 주민들의 요구가 실제 정책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있다.
축제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것을 넘어 교통과 주차, 복지, 교육, 문화시설, 골목상권, 주거환경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행정이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특히 생활권 중심 행정에서는 거창한 정책보다 주민이 매일 체감하는 작은 변화가 행정에 대한 신뢰를 좌우하기도 한다.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정비하는 일, 문화·체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일,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 등이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이 밝힌 ‘현장에서 발로 뛰겠다’는 약속 역시 향후 중앙동에서 어떤 정책과 사업으로 구체화되는지가 중요하다. 주민 화합을 도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평가했다면 주민 의견을 행정에 반영하는 통로 역시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
청심문화축제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첫째는 축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읍·면·동에서는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비슷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만 반복한다면 주민 참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청심’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를 중앙동의 역사·문화·사람과 연결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세대 간 참여를 확대하는 문제다. 지역 공동체가 지속되려면 기존 주민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층까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세대별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한다면 축제의 공동체 기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셋째는 지역 상권 및 지역경제와의 연계다. 축제장을 찾은 주민들의 발길이 주변 상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축제가 주민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상인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지역사회 전체가 축제의 필요성을 공유할 수 있다.
넷째는 지속적인 주민 참여다. 축제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기획 단계부터 평가 단계까지 참여하고, 행사 종료 후 개선점을 함께 논의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축제를 행정이 주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구와 산업단지, 도로와 건물 같은 외형적인 규모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자신의 도시에서 얼마나 만족하며 살아가는지, 지역사회가 얼마나 활발하게 연결돼 있는지도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그 중심에 공동체가 있다. 주민들이 서로 알고 어려울 때 도움을 주고받으며 지역 문제 해결에 함께 참여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청심문화축제가 갖는 의미도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틀간의 축제는 끝났지만 축제를 통해 확인한 주민들의 화합이 지역의 일상 속에서 이어진다면 행사의 의미는 훨씬 커진다.
이충우 시장 역시 축제를 통해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중앙동을 더욱 활기차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함께한 시민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축제에 대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결국 지역축제의 진짜 성과는 축제장의 불이 꺼진 뒤부터 확인된다. 주민들이 축제를 통해 나눈 정과 신뢰가 마을의 새로운 힘으로 남는지, 주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에 반영되는지, 그리고 화합의 에너지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맑고 깨끗한 마음’을 뜻하는 청심(淸心). 그 이름처럼 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 소통한 이번 축제가 중앙동을 넘어 여주시 전체의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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